반드시 변화는 일어난다
_'위대한 회전'

마더피스 타로로 읽는 지금 _ X. Wheel Of Fortune

by 마담 삐삐
10.png 마더피스 타로 카드의 메이저 X. Wheel of Furtune


새해이다. 아주 어릴 때부터 성인이 될 때까지 새해는 신정, 구정으로 두 개가 있었다. 구정이 중요한 우리 집은 신정은 긴 휴일에 떡국 먹고 텔레비전 프로그램 보는 날이었다. 집이 시골이라 병원이라고는 달랑 보건소뿐이어서 아버지는 일 년 내내 약국을 열었다. 구정이 훨씬 사람이 많고 온 동네가 시끌시끌했으며, 5일장도 대목장이어서 아주 크게 장이 섰다.


85년부터 구정은 조금 지위를 달리한다. 법정 휴일이 아닌 구정은 관습적으로 사람들이 휴가를 내거나 회사에서 아예 휴가로 지정해서 운영했는데, 법적으로 ‘민속의 날’로 지정이 된 것이다. 90년에는 구정, 신정 모두 3일씩 휴일로, 99년에는 1월 1일을 그냥 '1월 1일'로, 음력설은 '설날'이 되었다.

설날은 근대화와 일제강점기의 강압을 거쳐 21세기 시작 즈음에 드디어 이름을 찾은 셈이다. 설날의 관습은 가부장의 힘이 바탕에 있어 결국은 법과 이성의 의지를 바꾼 셈이다.


열 십(十), 숫자 10

전 세계 공용 달력인 태양력(그레고리력)의 1월 1일이 시작되었다.

2026년 첫 마더피스 타로 이야기는 어떤 카드로부터 시작할까? 언급하지 않은 타로들의 이름을 물끄러미 보다가 그렇구나, 동서양이 동일하게 중요하게 여기는 숫자 10. 사주에서는 10년 대운이 바뀐다 하고, 타로에서도 연(年) 카드를 보면 10년 단위로 큰 흐름이 다가온다. (점성학에서는 행성의 주기가 작동하기 때문에 소수점이 쓰여서 10년으로 딱 끊어서 언급하지는 않는다.)

열 십(十)이라는 이 숫자가 가진 의미, 그리고 마더피스 타로의 메이저 타로 10번 'Wheel of Furtune(운명의 수레바퀴)'가 딱일 것 같다. 어찌할 수 없이 계절은 지나, 시간도 지나 새해는 오지 마라 해도 어느새 내 앞에 와있으니.


먼저 열 십(十), 숫자 10은 동양에서는 하늘의 에너지라는 의미로 열손가락을 다 채워서 더 이상 채울 것이 없어 돌아가야 상태를 의미하고 동서남북과 중앙이 합쳐 있는 모양이다. 서양에서는 수학시간에 배운 피타고라스와 관련이 있는데 1부터 4까지 더해 만들어진 10은 물질세계의 모든 법칙이 신성한 통합 안에 들어와 있음을 뜻한다. 즉, 우주 전체를 한 숫자로 요약한 것이 바로 10이다. 한 사이클의 순환에서 다른 차원의 시작으로 넘어가는 나선형의 진화를 뜻한다. 로마숫자 X는 동양과 비슷하게 수평적 삶과 수직적 운명이 교차하는 지점이며 인간의 의지로 좌지우지할 수 없는 흐름의 정점을 의미한다.


'Great World Mother', 다른 차원의 순환

마더피스 타로의 메이저 10번은 영어 'Wheel of Fortune'의 'Fortune' 때문에 '행운의 수레바퀴'라고 해석하는 경우가 있다. 누군가 "행운의 수레바퀴니까 행운이 오는 것이죠?"라고 물었다. 아마도 어떤 이가 그리 알려준 것 같다. 아주 어림없는 해석은 아니다. 그렇지만 조금 더 카드의 근본에 맞게 해석하는 것은 '운명의 수레바퀴'이다.

나의 삶의 길에서 내가 선택한 것들과 내게 주어진 선택지들이 톱니바퀴처럼 물려 돌아가는데, 어긋난다면 대회전의 수레바퀴는 삐걱거리며 휘청할 것이다. 그리고 0번 '바보'에서 시작한 삶의 여정이 10번에 이르면 큰 전환을 시작하여 대격변과 이별, 그 안에서의 성숙과 본연의 자아를 만나 21번 '세계'에 이르러 완성한다. 그리고 다른 차원의 순환, 혹은 원점(이것은 개인이 어떤 선택과 과정이었나에 따라 다르다)에서 0번 '바보'로 다시 시작한다.

마더피스 타로 자체가 원형 그림틀 안에 많은 이미지가 있다. 원형이 의미하는 바는 이미 시작과 끝이 동시에 존재하는 온전함이다. 이승의 물리적 틀 안에서 완전히 떠오르는 것이 인간의 극락이자 천국이라고 믿는 종교와는 다르다.

"여신 문화는 원인과 결과를 이해하고 삶의 방향을 잡는 것, 그래서 수레바퀴를 받아들이는 것을 제안한다. 포르투나(행운을 의인화한 여신), 하토르, 이시스는 생명을 주고 온전함으로 우리를 인도하며 생의 마지막에 환대하는 'Great World Mother'의 긍정적 이미지들이다."


운명의수레바퀴.png

(왼쪽부터) 12~13세기 중세 시 모음 '카르미나 부라나(Carmina Burana)' 필사본 중 운명의 수레바퀴를 관장하는 포르투나 여신, 풍요의 뿔 코르누코피아(cornuco)를 든 포르투나 여신, 기원전 7세기 황소뿔 관을 쓰고 젖을 먹이는 이시스, 기원전 15세기 데이르 엘 바하리의 하트셉 신전의 황소 하토르 여신.


변화는 반드시 온다

필연적인 변화, 반드시 오는 운명처럼 맞이해야 하는 기획 혹은 변혁, 전환을 말하고 있기 때문에 이것이 행운일 수도 있고 뼈아픈 결별일 수도 있다. 10번 카드 뒤의 13번 'Death(죽음)', 16번 'Tower(무너진 탑)'처럼 완전한 결별과 무너짐을 포함한 변화와는 다르다. 많이 혼동하는데, 이 부분은 칼같이 잘라서 말하는 편이다.

모든 끝은 시작을 의미하지만 '죽음'과 '무너진 탑'은 명백한 단절 과정을 포함한다. '운명의 수레바퀴'는 내 안의 격정적인 변화일 수도 있고 관계의 전환일 수도 있다. 사람들은 언제나 똑같은 나로 보이지만 내 안에서는 많은 것이 변하고 있을 수 있다. 내가 변화를 위한 선택을 하지 않고 끝끝내 머무르고 붙잡고 있다면 계속 따라온다.

"안 변해? 그래? 아직도? 그럼 너의 선택은 결국 죽음을 부를걸."

타로 카드를 본격적으로 배우기 전에 친구가 재미 삼아하는 타로에 나도 재미 삼아 물어보곤 했다. 어느 해의 연말연초에 본 타로가 "올해 변화가 있을 것 같아"라고 하길래, "변화는 무슨, 갈 데가 어디 있다고"라며 넘겼다. 당시 일하는 문화 단체의 상황이 좋은 상태가 아니었지만 휙 뿌리치고 나갈 수 있는 상황도 아니었다. 2~3년 그렇게 지속되었는데 타로를 볼 때마다 '운명의 수레바퀴'가 나왔다. 1년 여가 지나니 '죽음' 카드가 나오고, 2년이 지나니 '죽음'과 '무너진 탑'이 오락가락하더니, '무너진 탑'이 더 많이 나타나던 해에 단체는 문을 닫고 나는 마침내 그만두었다. 그리고 친구가 읽어주는 내 타로에서도 '운명의 수레바퀴'도, '죽음'도, '무너진 탑'도 사라졌다.

덴데라 하토르신전_황도12궁.jpg 하토르 여신 덴데라 신전의 황궁12도(Denderah zodiac. 루브르 박물관)

이런 가정을 해본다. 만약 '운명의 수레바퀴'가 나왔을 때 나를 더 생각하고 건강하게 작별했으면 내 인생에 어떤 일들이 벌어졌을까? 실제 상황에서는 단체의 마지막 순간들이 상당히 고통스러웠기 때문에 더 놓지 못했고, '책임감'이라는 자의식이 먼저 안녕을 고하지 못하게 했다. 나를 먼저 살피지 못했다는 자책감이 오랫동안 남았고, 다른 사람들에게 갖는 애정과 원망이 뒤섞인 마음을 견디지 못해 자주 술을 마시곤 했다. 미워하기 싫은 사람들, 세상에서 너무나 아끼고 사랑한 사람들을 미워해야 하는 상황이 괴로웠던 모양이다. 의식하지 못한 부분에서 더 괴로웠는지 급습하듯 슬픔이 몰아쳐 왔다.

'운명의 수레바퀴' 정도에서 좀 의리 없는 녀석이 되어 잘 헤어졌으면, 헤어짐이 아팠어도 그때의 일들을 함께 돌아볼 수 있지 않았을까. 이런 쓸데없는 가정을 하는 것은 다음의 선택 지점에서 카르마로 남지 않게 잘 애도하고 보낼 수 있기 위해서이다. 그래서 다시 만날 '운명의 수레바퀴'에는 망설이지 말고 올라타기 위해서, 또 오랜 시간 복수하는 마음으로 씩씩거리면서 경직된 삶을 살지 않기 위해서 말이다.


점성학과 연결하는 타로 카드

마더피스 타로카드의 '운명의 수레바퀴'는 재미있다. 12개의 그림이 원반을 둘러싸고 있는데 이는 점성학의 별자리 12개와 마더피스 타로의 관점에서 맺은 선사 시대 혹은 고대의 도상들이다. 점성학에서 1년의 시작은 3월이다. 생명의 순환이 시작하듯 봄의 시작인 양자리로부터 겨울의 끝을 맺는 물고기자리까지 12개의 별자리가 돌아간다. 4 원소인 불-흙-공기-물이 세 번 순환한다. 우리가 재미 삼아 보는 생일에 따른 별자리는 각 생일의 날짜에 태양이 머무는 별자리를 지칭한다.

타로 클래스를 하다 보면 지루할 정도로 한 장 한 장 만나며 지나가는데, 10번 '운명의 수레바퀴'를 하면서 별자리와 천궁도에 관해 살짝 이야기를 한다. 점성학은 사주만큼이나 오래된 서양의 운명학이고 인간에 관한 통계학이다. 점성학은 태어난 해의 머리 위 별의 자리를 차트로 만들고 분석하는 '천궁도'를 해석하는 학문이다. 타고난 삶의 방식과 그 선택지를 볼 수 있는 재미있는 도표이며 바뀌지 않는다. 타로는 나의 선택에 의해 오늘과 내일이 완전히 달라질 수도 있는 변화를 읽는 것이다. 두 가지를 다 알고 있다면 더 좋지만 뭐라도 한 가지 친구로 사귀는 것은 남들에게 없는 나만의 비빌언덕 같은 것이다. 내가 선택하는 것과 선택해야 할 것 사이에서 질문을 던져볼 만한 직관의 세계를 갖고 있다는 것.

물론 아무리 타로리딩을 하고 점성학의 세계를 기웃거리며 사주를 친구에게 조금씩 배워도, 선택은 결국 내가 하는 것이기에 영향을 받는 듯 받지 않는다. 타로로 검증해서 예후가 좋지 않을 것 같더라도 현 상황에서 해야 할 선택이면 타로 때문에 미루지 않는다. 오히려 어떻게 하면 더 좋은 과정으로 만들 수 있는지 조언을 구한다. 나의 선택에 대한 책임을 어떤 것에도 대신하게 할 마음이 없기에. 내 선택은 오롯이 내 것이고 결과도 내 것이기에, 나의 운명의 수레바퀴가 가라고 하는데 안 가는 미련을 떨지만 않으려 애쓴다.


운명은 나를 통제하지 않는다

운명은 나를 통제하지 않는다. 그렇지만 때때로 간절히 바라고 노력할 때 어떤 사건이 일어날 에너지가 꿈틀 한다. 그 기회, 꿈틀거림은 내가 정할 수 없고, 준비된 상태로 잘 보고 수레바퀴에 타야 가질 수 있다. 이런 소망의 정점, 성취와 발현과 관련이 있는 카드가 'Wheel Of Furtune'이다.

'운명의 수레바퀴' 카드는 명징한 변화의 예고이기 때문에 카드 공부를 할 때도 어렵게 머무르지 않는다. 다만 다른 사람의 카드를 해석할 때는 마음이 머뭇거리며 무게를 담게 되는 카드이다. 어떤 변화인지 알 수 없기에 대화를 많이 하고 추가 리딩을 한다. 어떤 변화도 사람들은 편하게 느끼지 않는다. 반드시 오는 변화라는 이 무게감을 이해하기 어려울 텐데의 마음을 담아 안심과 토닥토닥을 준다. 하지만, 내가 마주한 당신의 변화의 무게만큼 느꼈을까 하는 노파심이 자꾸 고개를 드는.

타로 리더가 내담자보다 더 무겁게 느끼는 카드이다.


2026년 1월 12일

올해 첫 마더피스 타로 카드에 관한 이야기를 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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