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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작희 Jan 18. 2019

작은 위대함에 대해 : 직장인의 습관

제현주 대표 이야기를 듣고

회사를 다닌 지 5년쯤 되었을 때 골프를 처음 배웠다. 한 선배의 충고가 계기가 되었다.


  "직장에서 성공하려면 골프 칠 줄 알아야 해. 과장이 되기 전에 미리미리 배워둬"


골프를 할 줄 알아야 네트워킹에 유리하다는 논리였다. 때마침 팀을 이동한 직후여서 나이 많은 선배와의 친해지려고 고민하던 터라 골프라면 좋은 소재가 될 거라 생각했다.


회사 근처 골프연습장에 등록하고 처음 골프를 배우는데 보기보다 여긴 힘든 게 아니다. 가만히 서있는 공을 치는 게 그렇게 어려운 일인지 미처 몰랐다. 초심자의 의욕이 넘치던 때라 힘든 줄도 모르고 두 시간이나 스윙 연습을 하고 집에 돌아갔다. 그렇게 뿌듯할 수가 없었다.


문제는 다음날이었다. 허리, 팔뚝, 배, 허벅지 온몸이 온통 쑤시는데 걸을 때마다 여간 불편한 게 아니다. 심지어 농구나 축구처럼 격렬한 운동을 한 것도 아닌데 말이다. 그러나 생각해보면 몸이 아픈 이유는 격렬함 때문이 아니다. 그저 그동안 쓰지 않던 근육을 썼기 때문이다. 단지 익숙한 동작이 아니라는 이유만으로, 그 움직임의 크기와 무관하게 근육은 고통을 느낀 것이다.


익숙함과 결별하고 낯선 것을 받아들인다는 것은 고통스럽다. 그것이 비록 아무리 작은 것이라도 말이다. 그렇지만 때로는 그 작은 시작이 큰 변화를 만든다. 제현주 '옐로우독'(임팩트 투자회사) 대표가 예다. 그녀는 컨설팅 회사를 그만두고 방황 중에 독서모임을 시작했다. 독서모임에서 사람들을 만났고 마음이 맞아 그들과 협동조합을 만든다. 그리고 그것이 삶을 바꾸었고 그녀는 '옐로우독 대표'가 되었다. 사소했을 독서모임의 시작이 제현주 대표에게는 인생의 갈림길이 된 셈이다.

(제현주 대표의 조선일보 인터뷰 기사이다. 그녀에게서 한비야가 떠오르는 건 나만일까?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


나의 작은 습관은 일기 쓰기다. 신입사원 시절 팀장님의 조언 덕분이었다.


"직장인으로 하루하루 살다가 지나 보면 나중에 뭐했는지 하나도 기억이 안 나. 삶을 그냥 흘려보내지 않으려면 일기를 써봐"


그로부터 하루도 빠지지 않고 1400여 일을 넘게 일기를 썼다. 대단한 글쓰기를 하는 건 아니다. 그저 휴대폰 앱에 하루의 일과와 느낌을 간단히 적는다. 그럼에도 꾸준히 일기를 쓰는 게 쉽지는 않았다. 길게 여행을 갈 때도 있었고, 바쁠 때도 있었고, 만사가 다 짜증 날 때도 있었다. 나의 일기 쓰기는 그런 위기를 극복한 결과물이다. 덕분에 나는 몇 년 전 일도 기억할 수 있게 되었고 하루하루에 의미를 부여할 수 있었다. 그로 인해 나의 1,400일이 그저 헛되지 않았음에 뿌듯해 할 수 있게 되었다.


변화는 습관에서 시작된다. 작은 습관은 변화를 만들고 변화는 결과를 낳는다.

습관의 큰 힘을 믿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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