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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작희 Dec 19. 2018

'18년 그룹 인사발표가 주는 메세지

그리고  직장인의 선택 : 농사를 지을 것이냐 유목민이 될 것이냐

경영자의 말에는 '소음'이 많아 진실을 파악하기 어렵다. 보통 사장들은 '속마음과 다른 채찍질', '불만스럽지만 사기를 고려한 격려', '비전 없음에도 실적을 꾸미기 위한 허장성세' 등에 달인이다.


하지만 인사에는 거짓이 없다. 인사에는 사업전략, 내부정치, 비전, 기업문화 등 모든 것이 응축되어 있다. 그런 면에서 사실 인사가 경영자의 진짜 속마음다.


2019년을 몇주 남겨두지 않은 지금 주요 대기업의 정기인사가 대부분 마무리되었다. 금번 대기업 정기인사의 메세지를 살펴보고 직장인의 생존법에 대해 이야기해보려 한다.



Keyword 1. 세대교체 : 40대 상무


올해 국내 대기업 인사의 주요 키워드 중 하나는 세대교체이다. 70년대생 임원이 이제 더이상 특별하지 않다. 40대 상무 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http://www.m-i.kr/news/articleView.html?idxno=479324


현대차그룹은 전기차 시대로의 패러다임 변화에서 휘청거리는 와중임에 50~60대 임원 상당수를 퇴임시키고 70년대생 임원들을 대거 기용해 분위기를 쇄신하였다. (근데 사실 아직도 60대 임원이 있었다는게 더 놀라운...)


SK그룹은 아예 이번 임원승진자 절반이 70년대생이고 SK텔레콤에서는 심지어 80년생 상무(30대!!)도 탄생하였다. (2000년대 중반 윤송이 상무 이후로 십수년만의 30대 임원인껄?)


롯데그룹은 근속연수가 길고 기업문화가 보수적이기로 유명한데 이번 인사에서 사업부 수장을 상당수 교체하였고 여성과 외국인 임원을 늘렸다. 40대 임원같은 식의 파격적인 교체는 아니지만  나름으로는 의미있는 변화를 시도했다.


  ※ 삼성과 LG는 오너십 체인지로 쇄신보다는 안정에 주력하고 있다




Keyword 2. 외부인력 : 다양한 경력


대한민국 기업은 자체성장(Organic Growth)에 익숙하다. 사업기반이 제조업인지라 기술개발해서 물건을 만들고 팔아서 그돈을 재투자하는 방식이 일반적인 장 공식었다.


하지만  4차 산업시대이런 성장공식이 더이상 통용되지 않는다. 사업환경이 변화무쌍하여 예측이 어려운데 언제 기술개발하여 따라가겠는가. 그보다는 차라리 외부의 Talent를 사오는 편이 낫다.


http://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105462


이미 IT업계에서는 인력 확보 목적의 M&A도 활발히 성사(예. '17년 네이버의 유럽 제록스리서치연구소 인수) 되고 있음을 생각해 본다면 아마 국내 기업의 외부 인력 충원은 앞으로 더 활발해질 것이다.




직장인의 선택 : 농사를 지을텐가, 유목민으로 살것인가


직장인은 Specialist와 Generalist로 나눌수 있다. Specialist는 농사꾼처럼 터전을 잡고 길게 한 업무를  한다. Generalist는 유목민처럼 재능을 팔며 새로운 일을 벌이고 다닌다.


삼성과 현대, SK, LG 등 국내 대기업은 오랜동안 농사꾼을 우대했다.  오랜 업력을 가진 내부 전문가가 승승장구했다(삼성 이학수가 떠오른다). 커리어 전환은 영업에서 사업전략/기획으로 이동하는 정도의 업무전환이 일반적이다. (반대로 전략/기획에서 영업 가면 좌천...)


하지만 세상이 바뀌고 있다. 국내 6대 산업(IT, 철강, 석유화학, 반도체, 조선, 자동차) 대부분이 중국과 경합하고 있 산업 cycle은 성숙기에 도달하여 원가 우위의 기업에 경쟁력이 훼손되고 다.

자동차 분야는 아예 100년 역사의 내연기관전기차+자율주행차로 바뀌는 대변혁의 시대 접어들고 있어 내연기관 시대의 경쟁력이 무의미해지고 있다


이런 변화 농사꾼의 터전을 좁게 만든다. 기존의 업력과 내공보다는 변화에 대한 적응과 융합 역량이 더 요구된다. 사업구조가 달라지는 상황에서 한 업무를 오래한 사람이 가지는 경쟁우위란 빈약할 수밖에 없다.


조직이 힘들고 위기에 몰리면 필연적으로 과감한 변화를 시도하게 된다. 이때 농사꾼은 구시대의 유물이자 변화의 걸림돌이다. 농사꾼 입장에서는 오랜기간 외길만 달려와 방향을 바꿀수가 없기 때문이다. 기후가 달라졌는 예전처럼 벼농사만 짓다가 는 것이다.


업무 영역별로 세부적으로 보자.


- 재무에서는 사업과 오너의 오랜 History를 알고 있는 소위 '곳간지기'보다는 풍부한 Deal 경험과 전문성을 가진 외부인력(회계사, PE, IB 등)이 득세하기 시작한지 이미 오래다.


-전략에서는 한때 '끝물'이라고 했던 컨설턴트에 대한 수요가 다시 살아나고 있다.


-HR은 이미 평가/보상/배치 등의 주요 기능을 다 empowerment라는 명목하에 사업부로 이관하였는데 남은 기능인 교육/육성/선발도 점점 외부 전문기관에 위탁하고 있다.


-사업부서는 (돈도 못버는...) 신사업 쪽이 발탁 승진과 특별보상에 유리하다. 기존 사업은 잘하는게 당연하고 못하면 '퇴장각'이다.


이번 국내 주요 그룹의 정기인사 결과가 건내는 메세지는 분명하다. 회사를 기존의 낡고 오래된 방식에서 벗어난 젊고 새로운 Talent로 바꾸겠다는 거다. 오랜 업력보다는 새로운 아이디어, 다양한 경험, 관습의 타파를 원한다.


'농사꾼'이 아닌 '유목민'의 시대가 왔다. 그게 직장내 이동이든, 직장의 이동이든 간에 다양한 경험 가지고 있으며 기존의 틀에 얽매이지 않는 새로운 시각을 가진 사람이 우대받는다.


다만, 유목민의  고달프다는 애로점이 있다.(그러니까 우리 선조들이 농사꾼이 되었겠지..ㅠ) 사업 기반도 빈약하고 업무도 짜여지지 않았으며 언제든 조직이 해체될 수도 다. 아마도 기존 관습으로부터의 저항과 비협조에 어려움을 겪을거다.


그럼에도 우리는 유목민이 되는게 맞다. 왜냐면 앞으로 우리가 살 세상은 그런 세상이기 때문이니까 말이다.


<위대한 유목민 징키스칸이 그려진 지폐. 유목민의 시대가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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