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이 동전 던지기라 생각해 보자. 앞면이 나오면 성공, 뒷면이 나오면 실패라 생각해 보자. 처음 시도에서 뒷면이 나올 수도 있고, 앞면이 나올 수도 있다. 앞면이 나온 사람은 자신이 동전을 잘 던졌기 때문이라 믿고, 동전 던져서 앞면이 나오게 하는 법을 설파하고 사람들은 귀를 귀울인다. 뒷면이 나온 사람은 자신이 동전을 잘못 던졌기 때문이라 여기며 자괴감에 빠진다.
동전을 또 던진다. 2번째와 3번째도 앞면이 나온 사람은 더욱 자신만만해하며 승승장구한다. 연속으로 뒷면이 나온 사람은 절망에 빠진다. 대부분의 인생은 대충 이쯤에서 판가름이 나는 것 같다. 학창 시절에 공부를 잘하는 것, 좋은 대학을 가는 것, 좋은 곳에 취업하는 것이 3번의 동전 던지기와 비슷하다. 대부분 목표를 달성한 사람은 노력 때문이라 믿으며 세상은 공정하다 여긴다. 실패한 사람 대부분 역시 노력이 부족하거나 자신이 못났기 때문 혹은 잘못된 세상 때문에 동전 뒷면이 나왔다고 여긴다.
동전을 3번 연속해서 던졌을 때 3번 모두 앞면이 나올 수 있고, 3번 모두 뒷면이 나올 수도 있다. 확률적으로 낮지만 가능한 일이다. 10번 던졌을 때 10번 모두 앞면이 나올 수 있고, 10번 모두 뒷면이 나올 수 있다. 확율적으로 매우 희박하지만 여전히 가능한 일이다. 하지만 동전을 20번에서 100번 던졌을 때 100번 모두 앞면이 나오거나, 100번 모두 뒷면이 나올 확율은 거의 제로다. 동전을 던지는 횟수가 많아질수록 앞면 또는 뒷면이 나올 확율은 점점 50%로 수렴한다.
인간이 살면서 여러 경험과 지식이 쌓이는 건 동전을 반복해서 던졌을 때 확율이 50%로 수렴하는 것과 비슷하다. 삶이 지속될수록 성공 또는 실패할 확률이 반반이 되는 것은 단순한 확률이다. 동전 앞면이 몇 번 연속해서 나왔다고 뻐기고 살다가 뒷면이 나오면 견디지 못하는 사람들도 있고, 동전 뒤면이 몇 번 나왔다고 해서 삶을 포기한 사람들도 있다. 경험과 지혜가 쌓이고 성공과 실패와 확률이 50%로 수렴된다는 걸 깨닫는 지점에서 대부분 사람들은 말을 아끼고 겸손해진다. 나이가 든다는 것은 확률적 평균으로 수렴하는 일이다.
물론 그렇지 않은 경우도 많다. 몇 번의 동전 던지기 결과에 절망해서 삶을 포기하거나 타인과 세상에 대한 원망으로 삶을 채우기도 한다. 몇 번의 동전 던지기 결과에 매몰되어 뒷면이 나온 사람들을 비하하며 자신이 대단한 사람이라는 착각에서 벗어나지 못하기도 한다.
삶을 동전 던지기의 간단한 확률 문제로 바라보면 마음이 편해질 것 같다. 압박감, 자괴감, 열등감, 우월감처럼 내 삶과 세상에 별 도움되지 않는 생각과 감정에 덜 쫓길 것 같다. 무엇보다 공부 못한다는 이유만으로 엎드려 자는 학생들이 줄어들 것 같다. ‘어차피 확률은 반반이니 난 아무것도 안해’가 아니라, ‘어차피 반반의 확률이니 난 결과에 연연치 않고 내가 하고 싶은 걸 해 볼테야’라고 담담하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아지면 좋겠다. 그렇게 다양하게 생각하고 다양하게 살아가는 친구들을 매일 만나러 가는 길이 즐거워지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