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억 인간이 오늘도 각자의 자리에서 분투하는 것은 진화의 속도를 높이고 싶음이다.
어떤 이는 통장 잔고를 획기적으로 늘림으로써 진화하고 싶고,
어떤 이는 토굴에 들어가 깨달음으로서 진화하고 싶다.
어떤 이는 한 명이라도 재껴 줄 앞쪽에 섬으로써 자신이 나은 사람이라는 걸 증명하고 싶다.
어떤 이는 남을 묵묵히 도움으로써 자신이 나은 사람이라는 걸 보여주고 싶다.
인생을 바꾸는 것은 원대하고 치밀한 생각이나 완벽한 계획이 아니다.
절실한 바람이나 꾸준한 노력이 삶을 바꾼다는 자기개발의 복음은 헛된 신화다.
홀로 떠나 여행을 다녀본 사람은 안다.
숙소를 나설 때, 낯선 곳에서 어색한 밥을 먹고 일어날 때, 길에서 누군가와 마주칠 때
짧은 찰나의 눈빛 교환, 미소, 짧은 말 한 마디가 여행을 바꾼다.
간혹,
마주치는 사람들에게 마음의 문을 닫고 내면의 세계에 빠져 여행하는 이들을 본다.
간혹,
사람들을 만나 떠벌리기만 하는 여행자를 본다.
여행이든, 인생이든,
언제 침묵해야 하고, 언제 말해야 하는지를 제대로 아는 것만으로 충분하다.
침묵도 상호작용이고, 대화도 상호작용이다.
침묵은 세상과의 상호작용을 위한 시간이고,
대화는 내면과의 상호작용을 위한 시간이다.
잠은 내면과 세상의 더 나은 상호작용을 위해 준비하는 시간이다.
대단한 상호작용이 우리 삶을 바꾸는 것이 아니다.
게스트하우스에서 체크인을 하다 가볍게 나눈 한 마디로 인생을 함께 할 사람을 만나게 되는 것처럼
진실이 담긴 눈빛, 미소, 말 한 마디가 우리 삶을 바꾼다.
진실은 시시한 법이다.
시시함이 우리 삶을 만든다.
삶이 시시하다고 여겨진다면,
내 생각과 계획 속에 감춰진 진실의 씨앗에 물을 줄 일이다.
마음을 담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