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오는 것을 싫어하게 된 순간, 당신에게 낭만은 이제 추억이 되어버렸다. - 어느 작가의 글
한 달 전에 펜션을 미리 예약했었다. 그만큼 주말 예약은 꽤나 치열하다.
지금은 겨울인 데다가 연말과 연초라서 예약을 한 5번 정도는 해놨다.
왜냐하면 우리는 연말과 연초에는 기분전환 겸 여행을 자주 다니는데,
겨울은 날씨의 영향으로 취소를 해야 할 경우가 꽤나 발생하기 때문이다. 어차피 못 가게 되면 취소를 하면 되니까.
어떤 날은 가기 전날, 폭설에 영하로 까지 떨어져서 위약금을 물고 취소를 한 적도 있었다. 그 당시 폭설로 인해서 도로가 마비됐었다고 한다. 겨울은 이런 변수들이 꽤나 존재한다.(아이들과 여행 시에는 무조건 안전이 최고다)
얼마 전 여행을 갔던 그날도 가는 길에 갑자기 눈이 내리기 시작했다.
예보로는 그냥 지나가는 눈처럼 얘기를 하더니 가는 동안 계속 왔었다.
아내가 다시 날씨를 확인해보니 눈이 꽤 오는 걸로 예보가 그새 바뀌어 있었다. 그것도 밤과 새벽에 많이 온단다. 이런...
내 차의 배터리가 거의 4년째 쓰고 있는 거라서, 아마도 내일 아침에는 시동이 안 걸릴 것으로 100% 예상된다.
영하권에 눈까지 오면 기온이 완전히 뚝 떨어지기에 오래된 배터리들은 시동이 잘 걸리지 않는다.
아무래도 집에 갈 때는 긴급출동을 불러야겠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생각지도 못했던 눈이 와서 내심 좋았었다.
겨울에만 느낄 수 있는 낭만적인 여행의 분위기를 느낄 수가 있기 때문이다.
차 안에서 내리는 눈을 보고 있는 아이들도 매우 좋아라 한다.
펜션에 도착한 후에는 눈이 잠시 멈췄었다. 짐을 옮기라는 하늘의 뜻인가? ^^;
짐을 풀고서, 아이들과 나가서 놀고, 저녁도 먹고 하다 보니,
밖에 다시 눈이 내리기 시작했다.
그것도 펑펑~.
분위기 한 번 끝내 준다~♡
이런 것을 바라고 예약을 한 것도 아닌데, 이런 걸 얻어걸린 거라고 해야 하나...^^;
펑펑 내리는 눈을 보며, 네 명의 아이들은 완전히 열광적으로 변했다.
셋째와 넷째는 아주 신이 났다.
올해 처음으로 많은 눈을 보면서 아이들은 서로,
눈을 뭉치느라,
발자국을 찍느라,
눈싸움을 하느라,
눈사람을 만드느라,
아주 난리들이 아니었다.
눈을 볼 수 있다는 것은 어쩌면 크나큰 축복이다.
세계적으로도 눈을 볼 수 있는 나라가 그렇게 많지가 않다.
내가 아는 외국인 친구들도, 동남아가 고향인 우리 사촌 형수도,
우리나라에서 난생처음으로 눈을 맞으면서, '엄청나게 행복해하던' 그 모습을 난 잊을 수가 없다.
그들은 지금도 눈이 오면 아이들처럼 신나 한다.
우리 형수도 우리나라에서 생활한 지 10년이 훌쩍 넘었는데도, 눈만 오면 그렇게 좋고 신기하단다.
어느 작가가 이런 말을 했었다.
우리에게 행복은 결코 멀리 있지 않다.
하지만 익숙해지면서, 그리고 당연하다고 생각하게 되면서, 행복했던 기억들은 차츰 잊혀가기 시작한다. 그리고 그 기억들을 다 잃었을 때쯤 점점 불행해진다.
가까이에 있던 행복을 잊어버린 그들에게, 행복은 그저 먼 산의 뜬 구름으로 여겨질 뿐이다.
펑펑 내리는 눈 속에서 아이들은 늦은 시간까지 엄청 놀았다.
장갑, 옷, 신발까지 안 젖은 곳이 없을 지경이었다.
그런데도 아이들은 좋아라 한다.
좋아하는 아이들을 보니 나와 아내도 덩달아 기분이 좋아진다. 뒷정리는 나중의 일이다.
그저, 지금이 좋다면 그것으로 된 것이다.
이미 이 세상을 다녀간 사람들의 글들을 읽다 보면, 하나 같이 같은 목소리로 말하는 것이 하나 있었다.
행복을 느끼고 싶다면, 지금 그 순간을 즐겨라.
옛글들을 읽다 보면 허툰 소리가 하나도 없다. 진짜 삶의 대선배들이다.
눈이 오는 계절에는 내리는 눈을 즐겨야 하는 것이 백 번 맞다.
그렇게 아이들은 지쳐 쓰러질 때까지 실컷 놀다가 들어갔다.
그렇게 들어가서 새벽 2시까지 또 놀았다;;
주말 펜션 값이 아깝지가 않았다...;
그리고 다음날,
난 당연하게도, 전날 예상했던 것처럼 긴급출동을 불렀다. ^^ㅋ
그리고 며칠 후,
배터리를 인터넷으로 구입해서 셀프로 교체해 버렸다. 지금은 영하권에서도 시동이 한 방에 잘 걸린다.(-,.-)v
여행을 다녀오고 나서, 눈에 젖은 아이들의 옷들을 세탁하면서도 얼굴에는 미소가 지어졌다.
가족들과의 여행은 그런 것이다.
힘들지언정, 미소가 지어지는 완벽한 행복.
아이들이 자신의 삶을 행복하게 살아가기를 바란다면,
먼저 여행에 대해서 알려줘라.
그 어떤 교육보다, 언제나 당신의 아이를 행복하게 해 줄 것이다.
- 어느 작가의 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