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럼, 넌? 학원비 낼 90만 원으로 뭘 하는데?

by 아빠는 대해적

< 전편 > - 왜, '학원비'로 90만 원을 쓸 생각밖에 안 해? : https://brunch.co.kr/@pirates/115



그저, '근심, 걱정이 가득하기만 한',

아빠가 된 녀석의 얼굴을 보고 있자니, 나까지 슬퍼지는 것만 같았다.


"그런데 있잖아. 왜~."

"그 학원비로, '다른 걸' 할 생각은 전혀 안 하는 거야?"

"왜, 한 달에 90만 원이나 되는 '학원비'로, 다른 걸 할 생각은 전혀 안 하는 거냐고~."


친구 : "뭘 말하고 싶은 거야?"


"왜, 그 돈으로..."

"아이들을 '행복'하게 해 줄 생각은, 전혀 안 하고 있냐는 말을 하는 거야."


친구 : "아이들의 '행복'을 위해서 지금 공부를 시키고 있는 건데, 대체 무슨 소리를 하는 거야?"


"그래. 아이들의 행복을 위해서... 중요하지~. 아주 중요해."


그런데,

"네가 생각하고 있는, 그 '아이들의 행복'은 도대체 뭐야?"


그렇게 난, 굳이 꺼내지 않아도 되는 얘기를 내 '친구'에게 기필코 꺼내고야 말았다.


왜냐하면,

난 학창 시절에 늘 해맑게 웃었던, 녀석의 얼굴을 다시 보고 싶었기 때문이다.


그 정도로 웃는 것이 매력적이던 친구였다. 그 웃음에 내가 친구가 됐을 정도였으니까.

난, 그런 친구의 모습을 다시 보고 싶었다.


그래서,

그 친구에게 '다른 생각'을 알려주기 위해서,

다른 삶도, 충분히 '행복'하다는 것을 알려주기 위해서,

그렇게, 굳이 꺼내지 않아도 되는 얘기를 기어이 꺼내고야 말았다.


친구란, 그런 존재니까.





"네가 생각하고 있는, 그 '아이들의 행복'은 도대체 뭐야?"

"넌 마치, 행복이 먼 미래에서 아이들을 기다리고 있는 것처럼 얘기들을 하고 있다는 거 알아?"

"학창 시절의 넌, 너의 행복을 전혀 '먼 미래'에서 찾지 않았어."


넌, 나와 함께 PC방에서 게임을 하며, 사발면을 먹으면서도 행복해했고,
좋아하는 여자아이의 선물을 나와 함께 고르면서도 행복해했어.
새로 나온 재미있는 영화를 함께 보면서 울고, 웃고, 기뻐했고,
함께 미팅을 준비하면서 두근거리면서 설레어했어.
어느 날은 컴퓨터를 새로 업그레이드했다며 매우 즐거워했고,
신작 만화가 너무 재미있다면서, 나에게 신나게 줄거리를 얘기도 했었어.


어느 날은, 부모님의 일이 너무 잘돼서 기쁘다며 좋아하면서 싱글벙글했었고,
너의 동생이 원하는 것을 이뤘을 땐, 그 누구보다 기뻐했었어.
어떤 여자애가 너에게 편지를 보냈을 땐, 너무 좋아하면서 펄쩍 뛰었고,
가족들과 오랜만에 멀리까지 갔던 여행 이야기에 신나서 오랫동안 그 얘기를 들려줬었어.
지금의 네 아내를 처음 만났을 땐, 너무 좋아 입가의 미소가 떠나지 않았었고,
아내와 연애를 하면서도 넌 너무나도 좋아서, 매일이 행복하다며 내게 말해줬었어.

"넌! 남들이 부러워하는 '성공'을 하거나, '부자'가 되거나, 굳이 '유명'해지지 않았음에도, 아내와 함께 영화를 보고, 밥을 먹고, 산책을 하는 것만으로도 무척 행복해했고, 그렇게 둘이 결혼해서 아이가 태어났을 때는, 마치 온 세상을 다 가진듯한 표정으로 행복해서 눈물을 글썽거렸었어. 난 아직도 그동안 네가 보여줬었던 그 수많은 웃음과 미소들, 감정들을 기억하고 있어. 그건, 네가 행복했기에 저절로 나오는 모습들이었어."


그런데,
지금은 이게 뭐야?

"이제는 너에게서 그런 웃음들과 미소들은 완전히 사라져 버렸고, 너의 아이들 까지도 늘 무표정한 얼굴을 한 채 살아가고 있어. 너는 학창 시절에 아주 작은 것들 하나에도 행복감을 느끼고, 만족감을 느끼며, 그렇게 하고 싶은 것들을 하면서 행복한 시절들을 보내 놓고는, 너의 아이들에게는 왜 그 모든 걸 빼앗아 버리고서는, 다람쥐 쳇바퀴 같은 삶을 살아가게 하는 거야?"


"한 번 말해봐. 지금 이 시기에 네 아이들에게서, 학교, 학원, 공부, 성적을 빼면 도대체 뭐가 남아있는 거지? 넌 지금이라도, 아이들과 함께 있어줄 생각은 하지 않고서, 돈을 더 벌어서라도 더 학원에 보내려는 생각을 하고 있어. 아이들의 행복을 위한다는 명목으로, 지금 이 시기에 겪어야 할 아이들의 행복은 깡그리 무시하면서 말이야.


충분히 아이들을 위해서, 아이들의 즐거움과 기쁨과 행복을 위해서 사용할 수 있는 그 돈들을, 공부를 더 시킨다는 명목하에, 모두 다 다른 사람들의 부를 축적해 주는 데에 사용하고 있어."

네 가족의 '행복'과 '즐거움'을 위해서 사용하는 게 아니라.


"넌, 네가 번 돈을 가족이 아닌, 다른 사람들의 '행복'과 '즐거움'을 위해서 매 달 사용하고 있다는 생각은 전혀 해보지도 않은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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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유로운 삶'을 사는 길은 아주 쉽다.

고생해서 번 돈을 함부로 쓰지 않으면 된다.
한 마디로, 꼭 필요한 곳에 현명하게 판단해서 지출하면 된다는 얘기다.

하지만, 그 꼭 필요한 곳이란 게 사람마다 다르기에,
여유로운 삶을 살아가려면 일단 잘못된 생각부터 바꿔야 한다.
'돈을 꼭 써야만 하는 곳이 생각보다 적다는 사실을 깨달아야만 한다'.

그리고, 그렇게 남은 여유 돈으로 다른 것들을 시도해 볼 생각을 하게 되고,
차츰 하나씩 행동을 하다 보면,
돈을 더 벌 수 있는 기회도 자연스럽게 생기게 된다.
이게 바로, 작은 부자라도 될 수 있는 길이다.

하지만, 당신이 번 돈들은?
'그 돈들은 들어오자마자, 다 어디로 사라지고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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