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어른의 무거운 인생, 아이 같은 마음, 그리고 우정”
극적이지 않고 위트 있게 연출해냈다. 그래서 진부할 수 있은 인종 간의 우정여행이 계속 웃으며 슬퍼하며 둘 모두를 응원하며 볼 수 있었다. 불필요한 갈등을 길게 끌어 힘들게 하지도 않았고, 잔잔하게 해피엔딩으로 나아갔다. 그러면서도 우리는 두 명의 해피엔딩 이면에 깔린 인종차별과 이민자 역사의 슬픔을 층층이 느끼게 되는데 이런 부분이 일부 신파적 한국 영화에 필요한 세련된 전달 법이 아닌가 싶다.
예를 들어 어느 지역에 특정 고급 피아노를 가져다주지 않은 관리자와 로드 매니저 토니가 시비 붙는 장면에서 토니의 주먹질과 바로 다음 컷에 붙은 고급 피아노 로고는 시간 단축과 유머 모두를 잡아냈는데, 신파적 연출로는 관리자를 악인을 만들고 관객을 화나게 만들기 쉽다. 그렇게 안 하고 이렇게 깔끔하게 해도 그 시절의 차별을 전달하기에 충분하다.
백인 같은 흑인, 흑인 같은 백인, 소외된 모두는 소외받은 상처로 서로를 밀어내지만 결국 그 속에 순수하게 같이 지내고자 하는 마음은 남아있다는, 불신을 파헤치다 보면 그 속에 믿음의 희망이 있다는 메시지는 뻔하지만 강하고 지금 우리 사회에 만연한 분위기에 적절한 메시지이기도 하다. 상처 받지 않기 위해 쓴 가면, 또는 방패에 오히려 상처 받게 되는 아이러니함이 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선 누구 하나 먼저 다가가는 용기와 아파도 버티는 포용이 필요한데 이를 토니에게서 느낄 수 있었다. 토니는 정말 멋진 사람이다. 물론 더 힘든 위치에서 그런 토니를 알아보고 역시 다가선 돈도 그 이상으로 용기 있는 사람일 테고.
이렇듯 매력적인 캐릭터들을, 불쾌한이나 과장됨 없이 정말 좋은 캐릭터들을 봐서 정말 기분이 좋다. 흔치 않은 웃기고 기분 좋은 영화, 그러면서도 실화에 기반했다는 감동, 가볍지 않고 생각하게 하는 마허샬라 알리는 확실히 대세로 자리매김했고, 특유의 툭 튀어나온 입은 어떨 땐 섹시하고 어떨 땐 권위적이며 어떤 땐 귀여워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