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출의 그림자 — 확장될수록 고독의 밀도는 높아진다

못 도던 매출 숫자를 보다

by 피스타치오


세상은 숫자에 열광한다.


매출액의 앞자리가 바뀌고, 관리하는 객실 수가 늘어나며, 사업의 규모가 확장되었다는 소식에는 늘 '성공'이라는 달콤한 수식어가 따라붙는다. 사람들은 나의 확장을 부러워했고, 그 성취 뒤에 숨은 화려한 보상만을 상상했다. 하지만 정작 그 숫자들 사이에서 내가 마주한 것은 기쁨보다 선명한 '고립감'이었다.

공유숙박을 하던 시절에는 기쁨의 문턱이 낮았다.

예약 알람 하나에, 정성 어린 후기한 줄에 "정말 잘 됐다"며 함께 웃어줄 이들이 곁에 있었다. 나의 작은 성취는 주변의 응원과 쉽게 맞물려 돌아갔다. 하지만 모텔로 판을 키우고 매출이 가파르게 상승하자, 기이하게도 내 곁의 사람들은 하나둘 줄어들기 시작했다.



이제 힘들다는 말을 내뱉으면 "배부른 소리"라는 냉소가 돌아왔다. 운영의 고충을 털어놓으면 "그 정도 매출이면 당연히 감당해야지"라는 날 선 조언이 방패처럼 앞을 가로막았다. 확장은 아이러니하게도, 나의 문제를 진심으로 나눌 수 있는 사람들을 소거해 나가는 과정이었다. 규모가 커질수록 나의 고민은 더 복잡한 맥락 속에 갇혔고, 타인에게 이를 설명하기 위해 필요한 에너지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났다.

결국, 모든 판단은 내 안에서 닫힌 채 끝이 났다.

낮의 나는 유능한 결정권 자다. 빗발치는 전화를 받고, 현장의 문제를 해결하며, 쉼 없이 밀려오는 판단의 파도를 타다 보면 외로움을 느낄 틈조차 없다.


하지만 모든 소음이 잦아든 밤, 조용해진 복도 끝에서 하루를 정리할 때면 형언할 수 없는 텅 빈 감정이 밀려온다. '이만큼 달려왔는데, 왜 나는 이전보다 더 고독한가.'



그러나 나는 이 외로움을 패배의 증거로 읽지 않기로 했다. 이 고독은 내가 비로소 '경계선'에 서 있다는 가장 확실한 신호이기 때문이다. 누군가의 조언에 기대지 않고 오직 나의 기준만으로 승부를 걸어야 하는 자리, 책임의 무게추가 완전히 내 쪽으로 기울어진 지점. 그 벼랑 끝 같은 자리에서 느끼는 고립감이야말로 리더로서 다음 단계를 선택할 수 있는 '자격'이었음을 이제야 깨닫는다.

확장은 사람을 외롭게 만든다. 하지만 그 시린 외로움을 견뎌낸 사람만이 비로소 자신의 사업을 온전히 자신의 것으로 소유할 수 있다.


나는 오늘도 불이 꺼진 복도를 걸으며, 이 무거운 고독을 기꺼이 껴안기로 한다. 이것은 내가 선택한 성장의 대가이자, 진정한 사업가로 거듭나기 위한 통과의례임을 알기에.

일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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