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자에게 가장 헷갈리는 제품 개발 딜레마
참고 문헌: Continuous Customer Discovery, 스프린트, 린 스타트업, 토스 유투브 PO SESSION, 언카피어블, 린 애널리틱스, Productize, 삶의 12가지 법칙, Category Creation Toolkit, Cold Start Problem, 타이탄의 도구들, The Heart of Business
오늘은 제품 개발과 개선의 과정에 꼭 도움이 되는 비법들을 다뤄보겠습니다. 언제나 그렇듯 저 혼자만의 생각은 아니고 수많은 대가들의 이야기를 잘 정리해 하나의 거대한 패턴으로 엮어봤습니다. 필요한 부분을 알맞게 활용하시고, 질문 사항이나 의견은 언제든지 댓글에 남겨주세요!
혹시 질문이나 더 읽고 싶은 주제가 있으시면 언제든지 댓글에 남겨주세요. 추후 시리즈로 다뤄보겠습니다!
(1) 이 고민이 어려운 이유
"우리 회사 제품의 본질은 무엇일까?"라는 질문은 창업자라면 한 번쯤은 고민해보셨을겁니다.
이런 질문에 대한 고민이 흘러가는 방식은 비슷합니다. 제품의 본질에 대해 고민하다 보면 소비자에 대한 생각을 하게 되고, 소비자에게 전달할 수 있는 가치에 대해 생각하다 보면 시간을 아끼거나, 불편함을 줄여주거나, 돈을 벌게해주는 등 몇 가지의 뻔한 이야기에 도달하게 됩니다.
그런데 '불편함을 줄여주는 것도 시간을 아껴주는 것은 아닌지', '돈을 벌게 해주는 것도 결국 돈 버는 데 소요되는 시간이나 자원을 절약해주는 것은 아닌지' 하는 생각이 듭니다. 그러면서 '모든 일이 시간과 자원을 절약해주는 것은 아닌가?'하는 생각이 들며 모든 제품이 제공하는 가치가 다 거기서 거기처럼 느껴집니다. 나중에는 이런 방향의 생각이 회사의 미래에 큰 도움이 안된다는 결론을 내리고 막막한 기분을 느끼게 됩니다. 혹시 한 번쯤은 경험해보셨나요?
창업자들은 흔히 이쯤에서 생각의 흐름을 바꿉니다. 고객에게 제공하는 가치의 근원부터 찾기보다는 현재 비슷한 업계에 있는 다른 업체들과 비교해 자신의 제품의 특장점을 위주로 소비자 가치를 정리하거나, 유저 데이터를 들여다보는 등의 방식으로 각 회사의 가치 제안을 정리하죠.
그러나 이런 방식으로 판단을 내릴 경우 회사가 본질적으로 고객에게 '줘야 되는' 가치보다 이미 제공하고 있는 가치들이나 경쟁사들이 제공하고 있지 않은 부분에만 집중하게 될 수 있는 위험이 있습니다.
위의 사고는 무엇이 잘못된 걸까요? 바로 회사의 제품이 고객에게 전달하는 본질적인 가치가 회사의 유니크함을 가르쳐준다고 착각했다는 점입니다.
제품의 본질적인 가치에 대해 고민하는 가장 큰 의의는 회사의 유니크함을 찾는 데 있지 않습니다. 선택과 집중을 위한 우선순위와 제약을 찾기 위함입니다.
제품의 경쟁 우위나 독특한 차별점 및 정체성은 제품이 속한 카테고리나 핵심 가치로 정의되지 않습니다. 즉, 회사가 집중해야 하는 가치가 곧 유니크함을 의미하지 않는다는 의미입니다.
고민을 통해 설정한 제품의 본질적인 가치는 추후 제품의 진화 방향의 제약 사항 또는 틀로 작용해야 됩니다. 제품의 유니크함은 그 기본적인 틀을 가정으로 삼아 따로 뽑아내야 하는 것입니다.
제품의 본질적인 가치에 대한 고민이 무의미하게 느껴지는 이유는 대부분 이 순서를 반대로 이해했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면, 회사 제품의 본질적인 가치가 유저의 시간을 절약해주는 것이라면 이에 최대한으로 집중하는 당사만의 방식을 찾아야 하는 것이지, 그 자체가 제품의 유니크함이 되기는 어렵습니다.
물론 업계에 따라서는 제품의 본질 가치 자체가 유니크함이 되기도 합니다. 예를 들어, 간편 투자 플랫폼들이 나오기 전에 투자 시장의 모든 제품은 고객에게 더 큰 금전적 이득을 제공하는 데에만 집중했습니다. 그렇지만, 로빈후드가 처음 등장할 때는 훨씬 짧은 시간에 투자를 가능하게 한다는 사실만으로도 시장에 유니크한 가치를 제공했습니다.
그렇지만 제품이 제공하는 본질적인 가치가 꼭 그 회사의 유니크함을 대변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이 둘을 분리해서 생각할 필요가 있습니다.
(2) 이 고민이 필요한 이유
아이러니하게도 유니크함을 뽑기 위한 필수 재료가 바로 올바른 카테고리입니다. 인간의 뇌는 패턴을 발견함으로써 사물 간 비교를 하도록 만들어져 있기 때문에, 사물을 먼저 비슷한 그룹으로 나누어 생각하게 하는 심리적 카테고리는 차이를 발견하기 전에 필수적으로 거쳐야 하는 단계입니다. '분석'이라는 단어 자체도 나누어 쪼갠다는 뜻을 갖고 있는 것처럼 말이죠.
따라서, 제품의 유니크함을 찾을 때도 제품의 가치를 설명할 수 있는 보편적인 카테고리를 먼저 도출해야 합니다. 그 카테고리의 범주 내에서 회사가 전달하려는 본질을 유니크하게 풀어내는 것이 반대보다 훨씬 예측 가능하며 쉽습니다.
가끔은 유니크한 제품의 모습이나 형태부터 영감이 떠오르고, 그 뒤 그림이 맞춰지거나 고민을 시작하는 경우도 있지만 그런 방식으로 시간과 자원을 낭비한 경험을 창업자들이라면 한 번쯤은 해보셨을 겁니다.
그렇다면 훨씬 안정적인 순서는 회사가 제공하려는 본질적인 가치의 카테고리를 먼저 정한 뒤, 이를 기준으로 제품을 구현할 방법을 찾는 것입니다. 이 과정에서 제품이 유니크하게 더 잘 풀 수 있는 문제 영역과 구현 방식은 자연히 떠오르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전 아티클에서 설명해 드렸지만, 해결하려는 문제에 대해 먼저 고민하는 것이 해결책부터 정하고 역으로 문제에 대입해보는 방식보다 대게는 효율적입니다.
(3) 본질적인 가치의 카테고리
이때 가장 어려우면서도 중요한 일은 카테고리를 잘 나누는 것입니다. 충분히 본질적이지 않으면 모든 일에 적용할 수 있는 기준으로 삼기 어렵고, 너무 깊게 파고들면 이 세상 모든 제품이 다 똑같아 보이면서 구분이 의미 없어집니다. 충분히 깊이가 있음에도, 유의미한 기준으로 활용할 수 있는 정도의 본질적인 가치는 몇 가지 종류가 있을까요?
이에 답하기 위해서 저는 인간 행동의 본질에 대해 먼저 생각했습니다. 구조적으로 인간의 모든 행위에 꼭 수반되는 두 가지의 결과는 결국 경험과 비용 지불입니다. 사람은 매 순간 끊임없이 경험을 하며, 주로 긍정적인 경험을 찾고 부정적인 경험은 피합니다. 무료거나 노력 없이 즐길 수 있는 경험도 있지만, 그런 경험에도 시간이라는 재화는 무조건 활용됩니다.
따라서, 기업의 제품이 고객에게 제공할 수 있는 본질적인 가치는 세 가지 중 하나에 해당한다고 결론내릴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