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안벤처투자
필리안벤처투자 이다솜 대표는 외유내강이라는 말이 굉장히 잘 어울리는 사람이다. 아버지와 함께 창업해 회사를 IPO까지 성장시켰음에도 멋이나 화려한 문구보다는 현재에 충실하고 현실을 있는 그대로 마주하는 솔직한 태도를 가장 중요한 덕목으로 꼽는 등 겸손함을 갖추고 있다. 창업자 출신 이다솜 대표와의 인터뷰를 통해 현실에 몰입하는 능력의 중요성을 배울 수 있다.
성공하는 인물하면 떠오르는 사람이 따로 있지는 않아요. 행복하다고 스스로 믿고 만족하는 삶이 가장 성공한 삶이라고 생각합니다. 당연히 행복의 기준은 사람마다 다른 것이지만, 현실에 몰입할 수 있을 때 그 사람은 행복하다고 믿습니다.
그래서 살면서 범한 가장 큰 실수가 무엇이냐고 여쭤보시면 떠오르는 것은 따로 없어요. 어차피 현재는 지나가면 다시 돌아오지 않기 때문에 후회를 하거나 과거를 돌아보거나 하는 일에는 최대한 시간을 쓰지 않으려고 노력합니다. 과거의 일을 담아두고 후회하는 편이 아니다보니 오히려 현재에 충실할 수 있게 되는 것 같아요.
미래의 불확실성에 있어서도 비슷한 태도를 갖고 있습니다. 24살에 대학을 갓 졸업한 후 아버지와 창업을 시작할 때 백오피스에서 회계나 4대 급여 처리를 할줄 아는 사람이 없는 상황이었어요. 회사의 체계를 만들어가는 일은 당연히 번거롭고 시간도 많이 들었지만 그렇게 고통스럽다고 생각하지는 않았습니다. 다만 회사의 재무 총책임자로써 IPO를 리딩했을때는 회사 내부에서 컨트롤할 수 없는 변수가 너무 많아서 미래가 불확실하고 스트레스를 많이 받기도 했습니다. IPO 과정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외부의 불확실한 변수에 대해서는 마주하고 받아들이고 넘어가는 수 밖에 없더라고요. 그럴때도 주어진 현실을 인정하고 넘어갈 때 가장 일이 잘 풀리고, 스스로도 스트레스를 덜 받는다고 생각합니다
비즈니스 환경에서는 주어진 현실을 있는 그대로 마주하려면 무엇보다 솔직함이 중요한 덕목 같습니다. 스스로 또는 팀원에게 숨기는 사실이 없어야 당당히 있는 그대로의 현실을 받아들이며 이야기하고 돌파할 수 있으니까요.
아버지와 함께 창업을 시작하며 완성한 관점이 “모든 것은 상식으로 통한다” 입니다. 일례로, 창업한 회사가 화학 기반 회사였는데 단순한 운영 뿐 아니라 특허를 위한 내용정리나 아이디에이션에도 경영 출신인 창업자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했습니다. 굉장히 기술 중심적인 사업이었지만, 전문분야도 결국은 다 상식에 기반이 있더라고요.
창업 시절에도 주 1회 희망하는 사람은 모두 참여할 수 있는 부서 간 통합미팅을 진행했습니다. 이런 통합 미팅에서 자주 발생하던 상황이, 엔지니어링 담당자가 굉장히 기술적인 문제를 갖고와 설명하면 생산직이나 경영 업무 담당자가 이해한 내용을 바탕으로 논리적인 해결책을 제시하던 모습이었어요. 실제로 한동안 골머리를 썪이던 문제를 그렇게 그 자리에서 해결하는 경우도 많았습니다. 아무리 복잡한 문제도 상식으로 통한다는 사실을 그 때 배웠습니다.
그럼에도 정말 불확실할 때에는 조금이라도 믿을 수 있는 요소를 찾아내서 믿는 방법 밖에는 없습니다. 저한테는 그 축이 직감이었습니다. 특히 VC일을 하다보면 대표자나 창업팀을 만날 일이 많은데, 그때도 제 결정의 기반이 되는 것은 사람을 보고 느껴지는 직감입니다.
· 나만의 빌보드에 적을 한마디 : 행복한 사람.
· 남들은 동의하지 않는 나만의 비밀 : AI는 인간을 완전히 대체할 수 없다.
· 나만의 원칙 : 사람에게서 느껴지는 아우라 또는 직감을 믿는다.
· 나만의 루틴 : 공연을 보면서 재충전.
· 나만의 빌보드에 적을 한마디 : 현재를 살자.
· 성공하는 창업자의 공통점 : 빠른 결단력.
창업을 하면서 느끼고 봐온 성공한 창업자의 공통점은 빠른 결단력을 갖고있다는 점이었습니다. 리더는 무조건 하나의 목적지를 가르키고 사람들을 이끌 수 있어야합니다. 심지어 잘못된 결정을 내리더라도 갈팡질팡하는 모습보다는 결단력 있는 모습이 훨씬 낫다고 봅니다. 하나의 도착점을 목표로 우직하게 밀고갈 수 있는 능력이 리더의 가장 중요한 덕목이죠. 다만 사람의 마음을 지속적으로 움직이고 통솔하려면 아까 말씀드린 솔직함을 기반으로 관계를 쌓는 것이 필수적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창업자 분들이 가장 많이하는 실수는 내부의 문제에 발이 묶여 가야할 곳을 가지 못하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특히 사업을 키우다보면 원래 내부 인사적인 측면에서 초기 인력과의 갈등이 발생하기 마련인데, 마음을 너무 많이 쓰시는 경우가 더러 있습니다. 사업의 진짜 핵심적인 내용 (고객과 시장)에 쏟아야할 에너지와 시간을 내부 알력에 쏟기 시작하면 정말 끝이 없습니다. 그래서 조직이 커지면 누군가는 상처받을 수도 있다는 사실을 이해하고 정말 집중해야 하는 일과 균형을 맞추는 것이 참 어려우면서도 중요합니다.
필리안에서는 투자결정을 최대한 빨리 내리려고 노력합니다. 조직이 크거나 의사결정 단계가 많지 않다는 점도 있지만, 무엇보다 저희가 창업을 하면서 VC가 투자 프로세스를 질질 끌면 얼마나 답답한지 직접 경험했기 때문이에요.
지금 세상에 경쟁자가 하나도 없는 블루오션은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결정할 때는 정말 이 회사만이 가지고 있는 경쟁력이 무엇인지에 대해 고민합니다. 그러다보면 아무래도 창업자를 많이 보게되는 것 같아요.
제일 중요시 생각하는 부분은 열정입니다. 창업을 하다보면 돌파해야하는 난관도 너무 많고, 지금 당장 맞다고 생각하는 방향도 결국 틀린 경우가 많습니다. 정답을 찾아가는 지난한 과정을 이겨내려면 열정이 필수적입니다. 또한, 시장을 바라보는 날카로운 안목도 주요하게 평가합니다. 열정이 있어도 맞는 방향을 빠르게 찾지 않으면 열매가 맺어지지 않기 때문에, 시장에서 회사라는 유기체가 나아갈 방향을 냉철하게 바라보는 눈이 필요해요.
물론 완벽한 창업자는 없고, 각자의 강점과 약점이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부족한 부분은 도움을 요청해달라고 창업자분들께 자주 말씀드려요. 엑싯까지 경험해본 창업자 출신 VC이기 때문에 뜬구름 잡는 외부 시각이 아니라 창업자의 관점에서 실질적인 조언을 해드릴 수 있습니다. 꼭 저희가 아니어도 주위에 전반적인 기업 성장 프로세스를 경험한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의 경험을 활용해 시행착오를 꼭 줄이시길 바랍니다.
먼저 나가모리 사장의 성공 신화를 담은 일본전산 이야기를 추천드리고 싶습니다. 지방 영세 업체가 어떻게 불황을 이겨내고 초일류 기술 개발 회사가 되었는지를 보여주는 책입니다. 창업자가 가진 열정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게되는 책입니다. 인재 교육이나 회사 관리 같은 다양한 운영적인 측면에서도 교훈을 주는 책이기 때문에 추천드립니다.
또 한권은 아버지가 집필하신 바보 경영이라는 책인데요. 아버지 책이라서 추천드리는게 아니라 회사를 창업하기 이전에 전문 경영인으로 쌓은 9년간의 경험을 토대로한 다양한 노하우를 담은 책입니다. 창업자 분들께 많은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 저희 투자 검토 차원에서 방문드리면 한권 씩 나눠드릴게요 (웃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