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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피터팬의 숲 Jul 05. 2023

사소한 일-먼지처럼 훅 털어버리기

어렸을 적 읽었던 책 제목 중에 '사소한 일에 목숨 걸지 말자'라는 책이 있었다. 내용은 기억이 잘 나지 않지만 제목만큼은 명료하게 떠오른다. 


아마 그 시절에도 제목 그 자체로, 스스로에게 위안이 되었을 것으로 짐작한다. 


우리가 사는 세상에는 생각보다 목숨을 걸 만큼, 또는 모든 것을 털어 넣을 만큼 가치 있는 일은 한정되어 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분개하고, 공감을 받는 '직장 생활'의 별의별 이야기들 역시, 인생을 길에 놓고 보면 매우 하찮은 일이 많다.


우리 모두는 사실 알고 있다. 화가 나는 여러 가지 일들이 실은 그렇게 화를 낼 필요가 없다는 것을 말이다. 


애초에 화가 난다는 것은 억울함이 일부분 묻어 있는 것이고, 억울하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이해가 되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하며, 상식적이지 않다는 것 역시 '내 힘'만으로 해결하기 어려운 일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런 일이 발생하면 툭 털어버리면 간단하다. 바지에 묻은 흰 먼지를 저 멀리 불어버리듯, 우리를 피곤하게 만드는, 신경 쓰게 만드는 잡스럽고 사소한 걱정거리를 훅하고 날려 버리면, 깊이 가라앉아 있던 마음의 여유공간이 어느새 드러나게 된다.


그러면 그 공간을 우리가 좋아하는 것들도 채워 넣으면 된다. 사소한 일을 비우고, 우리가 사랑하는 사람들과 좋아하는 장면들을 보고, 달콤한 단어들로 시공간을 채우면 '사소한 일'은 어느새 생각도 나지 않게 된다.


그래, 어렵겠지만, 사소한 일들을 먼지처럼 훅 털어버리는 연습을 하자. 

자꾸 털어내다 보면 기분 좋은 일만 남겠지. 인생, 생각보다 짧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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