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사는 동네의 중앙공원에는 아주 커다란 트랙이 있다. 이 트랙은 4개의 구역으로 구분이 되어 있다. 노인/경보/달리기/걷기 이렇게 4개로 나뉘어있다. 열심히 걷다가 보면 달리는 사람들의 영역으로 들어올 때가 있다. 뒤에서 쿵쾅 거리며 뛰어오는 소리가 들리면 빨리 걷는 걸음이 더 빨라진다. 뒤 돌아보면서, 달려오는 사람들이 잘 지나갈 수 있도록 허리를 요리조리 돌려본다.
트랙은 산책하기에 참 좋은 이정표다. 산책은 특별히 목표를 정하지 않고 정처 없이 걷는 것이라고 생각하는데, 트랙에는 처음과 끝이 명확하게 있다. 한 바퀴가 두 바퀴로, 두 바퀴가 '5분만 더!'라는 구호와 함께 열 바퀴가 되어 무려 500칼로리가 소비된다. 트랙이라는 산책에 있어서의 이정표가, 산책을 운동으로 만들어버리고 목표가 된다. 공원의 트랙은 산책을 운동으로 생각하고 싶은 이들의 안식처가 아닐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