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을 뺏는 도시에 투자하기”
부동산에 본격적으로 관심을 갖게 되면서 여행에 또 다른 이유와 목적이 생겼습니다. 기존의 여행이 유명 맛집과 핫플레이스, 유적지를 방문하며 맛과 쾌락, 배움을 추구하는 것이었다면 최근의 여행은 부동산 사장님과의 대화가 빠질 수 없는 부동산 임장이 ‘메인 테마’인 코스로 변했습니다.
이것은 어쩌면 자연스러운 과정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전국 각 도시가 가진 미각과 학술적 한계는 반드시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이를테면 춘천은 닭갈비가, 천안은 호두과자와 순대가 유명하고, 군산은 근현대사를 빼놓을 수 없는 도시입니다. 하지만 몇 번 해당 도시에 가서 맛과 흥을 즐기다 보면 더 이상 그 도시를 방문할 이유가 없어집니다.
하지만 부동산 임장이라면 몇 번이고 그 도시를 재방문할 이유가 생깁니다. 고가의 자산인 부동산을 매수하는데 한두 번만 가보고 의사결정을 내리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입니다. 부동산이 가진 ‘부동성’이라는 특징은 반드시 해당 부동산이 위치해 있는 장소에 가서 볼 수밖에 없게 만듭니다.
임장은 장점이 많은 부동산 조사 행위입니다. 온라인에서 손품을 팔아 아무리 사전 조사를 충분히 하더라도, 실제 해당 부동산을 임장해 보면 전혀 다른 생각을 하게 됩니다. 관심 있는 부동산을 멀리서 또는 가까이서 볼 수 있고, 주변 상권에는 어떤 업종이 들어와 있는지, 초등학교는 도보로 정말 가까운지 직접 체험하고 느낄 수 있습니다.
그런데 임장을 다니다 보면 첫인상이 좋은 도시와 끌리는 주거 단지가 있습니다. 이상하게 마음이 가고, 지그시 눈을 감으면 앞으로의 미래를 꿈꿀 수 있는 곳도 있습니다.
그런 도시와 장소는 더욱 유심히 들여다볼 필요가 있습니다. 집에 오면 생각이 나고 한 번 더 가보고 싶은 마음이 듭니다. 정확히 인지하지 못하지만 우리가 끌리는 곳에는 특별한 이유가 있습니다. 프롭테크 어플과 부동산 빅데이터를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시대는 편안함을 주지만, 반대로 ‘누구나 같은 생각’을 하게 만드는 함정을 만들게 됩니다. 이러한 함정에 플러스알파를 더해주는 것이 ‘느낌’인 것입니다.
본능이자 감각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인간이 어떻게 진화해 왔는지 생각해보면 어쩌면 ‘이성’보다 ‘본능’이 시키는 대로 하는 것이 생존율을 높일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일지도 모릅니다.
그래서 ‘마음을 뺏는 도시’에 투자하는 것이 투자 후보군 선택에 있어 고려사항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가격과 수요 공급 등 모든 조건이 비슷할 경우에는 마음이 가는 대로 그 장소에, 그 주거지에 투자하는 것입니다. 물론 기본적인 분석은 선행되어야 합니다.
저는 투자에 실패하더라도 결국 살고 싶은 곳, 마음이 더 가는 장소에 투자하는 것을 좋아합니다. “집값이 안 오르면 여기 우리가 들어가서 살아도 괜찮지 않아?”에 와이프나 제가 고개를 끄덕이면 그 장소는 합격입니다.
혹자는 이것은 투자의 ‘투’자도 모르는 행동이라 말할 수 있습니다. 투자자라면 모름지기 돈이 될 곳을 찾아 빠르게 원금을 회수하고 다음 투자처를 찾아 떠나는 것이 효율적 행동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자신만의 투자 원칙을 지키는 것도 합리적 투자법이라고 믿습니다. 지금은 투자와 학습으로 나름의 원칙을 만들어 나가고 있는 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