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임대인에 대한 당신의 생각은?”

부동산 시장에서 임대인의 역할

by 피터팬의 숲

부동산 투자에 관심을 가진 이후 지역별 부동산 커뮤니티(카페)에서 다른 누리꾼들의 글을 읽어보면, 우리나라가 유독 부동산 투자자에 대한 인식이 매우 안 좋게 자리 잡혀 있음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임대인은 투기꾼이고 집값을 억지로 끌어올리는 ‘악당’이라는 것입니다. 그런데 임대인이 정말 그렇게 나쁜 존재들일까요? 임대인에 대한 인식과 함께 전세에 대한 생각의 차원을 달리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전세는 일종의 ‘렌털 상품’이며, 보통의 렌털 상품은 다달이 일정한 사용료(임대료)를 받을 수 있습니다. 그런데 전세는 투자자의 입장에서 큰 이익이 없는 반면에 위험은 매우 큰 상품입니다. 전세 투자를 통해서 수익을 얻으려면 오로지 매매가가 올라야 하기 때문입니다. 집값이 오르지 않거나, 오히려 떨어지면 투자자 입장에서는 손해가 발생합니다.

그렇다면 임차인의 입장에서 전세는 어떤 상품일까요? 먼저 임차인은 집값이 떨어질 것에 대한 걱정이 전혀 없습니다. 집값이 오르면 오르는 대로, 떨어지면 떨어지는 대로 관망할 수 있습니다. 또한, 민법에서 물권에 해당하는 ‘확정일자’ 제도와 보증보험제도를 이용하면 임대인에게 맡긴 돈을 고스란히 돌려받을 수 있습니다. 즉, 전세제도가 임차인에게 유리한 제도임은 확실합니다.

그런데, 오히려 전세제도와 관련해 임차인들의 반발이 심합니다. 임차인이 집을 빌려 쓰는 것이 당연한 권리처럼 되고, 임대료를 올리려는 임대인의 시도는 부당하고 임차인을 힘들게 하는 일이라는 것입니다. 임대차 3법 통과에 임차인들이 환호한 이유도 2년에 이어 추가 2년을 임대료 상한 5% 제한 하에 계속 거주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사실 임대인은 투자자의 입장에서 임대료를 올릴 수 있으며, 이것은 자연스러운 행동입니다. ‘자본주의’를 인정한 국가에서 시장가격만큼 임대료를 인상하고자 하는 행위는 임대인의 당연한 권리입니다. 어떤 분들은 임대인이 지역의 부동산 가격을 임의로 폭등시킨다고 하는데 이는 잘못된 말입니다. 임대인이 지역 부동산 가격을 올리는 것이 아니라 시장 상황에 임대인이 자본을 투입해 ‘편승’하는 것입니다.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 갑론을박이 있을 수 있지만, 부동산이라는 지역 거시경제에 끼치는 임대인 개인들의 영향은 당시의 시장 상황(상승장 또는 하락장)을 좌우하기 어렵습니다.

게다가 임대인은 전세 공급의 핵심 주체입니다. 우리나라 전세시장에서 전세 공급은 크게 공공임대와 민간임대로 구분할 수 있는데, 공공임대는 국가 주도이고, 민간임대는 투자자가 실거주 집 이외에 추가로 주택을 구매해 그 집을 임대로 내놓는 것입니다. 그런데 공공임대의 비중은 크지 않습니다.

이런 전세 공급의 한 축인 개인 투자자들이 투자하지 않으면 어떤 일이 발생할까요? 아마 그 지역 부동산에 전세 공급이 줄어들어 전세 가격이 상승할 것입니다. 투자자가 늘어나 전세 공급이 늘고 전세 가격이 안정되는데, 투자자들을 안 좋은 시각으로 볼 필요가 있을까요? 전세로 오래 살 사람이라면 투자자들을 환영해야 할 것입니다.

결국, 전세 임대인은 지극히 정상적인 경제활동을 하고 있음에도 우리나라에서는 ‘부동산 불로소득’을 얻는 투기꾼에 가깝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문재인 정부에서 집값 급등의 원인으로 ‘다주택자’를 지목하고 이들을 규제하기 시작한 것도 이러한 대중의 인식에 힘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정부의 수십 차례 거듭된 부동산 정책으로 ‘다주택자’ 즉 임대인을 규제했지만, 아파트를 비롯한 집값은 지속 상승했습니다. 이제 임대인이 부동산 가격 폭등을 부른 장본인이 아닌 것으로 밝혀진 만큼, 부동산 시장에서 임차인이 혹은 정부가 임대인을 바라보는 시각을 달리 가졌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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