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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피움 Oct 07. 2019

즐거운 커뮤니티 생활을 위하여

연결을 위해 필요할 몇 가지 마음가짐

오늘은 내가 아주 좋아하는 것에 대해 써보기로 했다.

바로 커뮤니티.


시작은 '트레바리'였다. 사람도 좋아하고 책도 좋아하는 나는 처음부터 트레바리를 좋아할 수밖에 없었다.

2016년 5월부터 올해 8월까지, 멤버로 활동한 클럽이 7개에, 파트너로서 활동한 클럽이 9개, 도합 16개 클럽에 있었으니 제법 오래 활동한 편이다.


2019년 5월부터는 ‘빌라선샤인'도 하고 있다. '나의 일과 삶을 스스로 기획하는 여성들의 커뮤니티’인 빌라선샤인은 독서나 취미 기반의 모임은 아니다.

일단 멤버로 등록하면 해당 시즌 동안 빌라선샤인이 기획하는 다양한 행사에 갈 수 있고 멤버 스스로 소셜클럽을 기획해서 독서, 글쓰기 등 다양한 주제로 다른 멤버들을 모을 수도 있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건 소셜클럽과 내 또래 밀레니얼들의 경험과 일에 대해 발표하는 자리다. 비슷한 고민을 하는 사람들이 모여 나누는 이야기 속에서 배우는 게 많다.

2019년 9월 빌라선샤인 새 시즌 타운홀에 가서 그렸던 이번 시즌 나의 목표. 나는 이런 표 그리고  계획하는 걸 매우 좋아한다.

마크 그라노베터(Mark Granovetter)는 <약한 연대의 강점(the strengths of weak ties)>에서 우리의 관계를 크게 강한 연대(strong tie)와 약한 연대(weak tie)로 나눈다. 강한 연대가 가까운 친구들을 말한다면 약한 연대는 지인들, 그러니까 명절에 가끔 인사를 나눌 법한 사람들을 말한다.


그라노베터는 강한 연대와 약한 연대 모두 중요하며 새로운 정보나 참신한 아이디어는 보통 약한 연대에서 발생한다고 말한다. 강한 연대의 사람들은 같은 관심사를 공유하는 반면 약한 연대의 사람들은 다른 관심사, 배경지식을 갖기 때문이다.(이 기사를 참고하면 좋다)

(그라노베터는 사회학자라서 여기에서 더 나아가 사회의 네트워크가 구성되는 양상이나 그것의 계층별 차이를 분석하며 더 많은 논의를 진행한다.)


요즘 나의 사이드 프로젝트인 '매직카펫 매거진'이 그렇다. 트레바리에서 알게 된 지인의 SNS 피드를 보고 흥미로워서 연락을 하고, 만나서 인터뷰를 한다. 내가 아는 세상 밖에 있는 또 다른 세상들을 알려준 사람들이 그들이었다. 사회인 야구, 보컬 레슨, 아프리칸 댄스에 일식 여행까지 나는 그들로부터 다양한 분야를 알 수 있었다.


강한 연대 역시 나는 커뮤니티에서 얻었다. 언제나 나를 지지해주는 친구들을 얻었고 매직카펫 매거진을 시작하고 지속할 수 있었던 것도 그들의 채찍질(?)과 응원 덕이었다.


물론 "친구가 되자!" 한다고 되는 것은 아니다. 관계가 만들어지는 유기적인 상황을 만들어주는 것은 그 커뮤니티의 중요한 역량일 거다. 하지만 당사자의 노력도 필요하다. (연결보다는 새로운 지식에 대한 탐독과 토론에 방점을 두는 경우라면 노력이 굳이 필요하지 않을 수도 있다. 혹시 그런 분이 이 글을 여기까지 읽어주셨다면 죄송합니다. 그리고 감사합니다….)


2018년 초, 트레바리의 글쓰기 모임 '씀'에서함께만들었던 독립출판물. Photo by김민성 님


그래서 나름대로 정리해본 '더 잘 연결되기 위한 몇 가지 마음가짐'.


1. 두려워하지 말자

어느 모임에 가건 처음엔 아는 사람도 없고 우두커니 혼자 앉아있을 때도 있다. 어색해도 keep calm. 나처럼 고요를 못 참고 말 거는 사람이 분명 있을 거다. 혹시 먼저 말을 걸었는데 대화가 이어지지 않는다 한들 뭐 어떤가.


사람을 사귀는 것 역시 연습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특히나 커뮤니티는 나이나 직급, 직업, 경력에 상관없이 사람을 만나는 장이기에 교실이나 직장과는 또 다른 사람 사귀기의 연습이 필요할 수도 있다. 그리고 연습의 결과물은 더 나은 다음을 위한 참고사항이라고 스스로 다독여보자.


2. 판단을 유보하자

한 번에 상대의 모든 것을 판단할 수 없다는 것과 내가 모르는 매력은 누구에게나 적어도 하나쯤은 있다고 생각해보자. 그리고 약한 연대에도 가치를 부여하자. 소모적이라는 생각이 들 수도 있지만 거기에는 언제나 강한 연대로의 발전 가능성도 있고 약한 연대는 당신에게 전에 몰랐던 것을 알려주고 새로운 아이디어를 줄 수도 있다는 걸 기억하자.


3. 시간과 노력 들여보자

어떤 연대이든 만남에서 발생한다. 강한 연대라면 더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 일요일에 나가기 귀찮은 번개 모임에도 ‘굳이’ 나가서 시간을 함께 해보려는 노력이 중요하다. 함께 있을 때 우리는 타인의 매력을 발견할 수 있고 공통점을 찾기도 하며 더 가까워질 수 있다.



트레바리를 하면서 늘 시즌 첫 모임이 가장 두근거리면서도 두렵기도 했다. 새로운 사람에 대한 기대와 그 사람들을 알아가야 한다는 긴장감 때문이었다. 하지만 기분 좋은 긴장감이었고 언제나 한 시즌에 한 사람 정도, 둘이서 점심을 먹을 수 있는 사람을 만들고자 했다.(대체로 성공적이었다.)


이 과정은 내게 제법 많은 것을 남겼다. 점심 친구들 다수와 언제든 나를 재워줄 친구들 몇 명. 지난 몇 년 간 내가 제일 잘한 일을 뽑자면 커뮤니티 활동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삶에 뭔가 새로운 게 필요하다면 누구에게든 권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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