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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피운 Mar 12. 2022

대학원 공부를 시작했어요

더 이상 미룰 수가 없었습니다.


5학기동안 공부하게될 곳!

대학원에 입학했어요. 전공은 '예술치료교육 및 상담'입니다. 전공 이름이 낯설고 기네요. 공부 내용을 살펴보면 #치료, #교육, #상담 어떤 키워드 하나를 빼기도 어렵긴 하네요. 먹고살기도 바쁜데 대학원 공부를 시작한 이유가 뭘까요? 등록금도 만만치 않은데 말이죠. 사실 대학원이 이번이 처음은 아니에요. 그래서 어쩌면 마음가짐이 조금은 다를지도 모르겠어요. 유학시절 사진을 전공했는데 그때 대학원을 다녔지만 졸업을 포기하고 현장으로 바로 뛰어들었죠. 다시 돌아오라는 학교 측의 이메일과 우편물(*학비 때문에 러브콜한 거겠지만..), 교수님의 전화를 뿌리치고 현장에 부딪힘을 선택했죠. 마무리하지 못한 게 늘 마음 한편에 자리 잡고 있었는지도 모르겠어요.




사진 촬영으로 먹고살면서 사진교육을 시작했고, 사진을 교육하면서 사진매체가 갖는 치유의 힘을 느꼈어요. 학부시절 언어학을 공부하면서 그린 밑그림이 사진을 교육하면서 완성되는 직관을 느꼈어요. 그래서 사진교육학회에 가입하고 사진 치유/치료 분과위원 연구원으로도 잠시 활동도 해보았어요. 만족스럽진 못했어요. 대학원에 진학해야겠다고 마음먹은 이유는 두 가지예요. 하나는 그 직관을 제대로 검증하고, 이론적으로 체계화하고 싶어서이고, 두 번째는 다양한 심리치료 방법(프로그램)을 연구/개발하고 싶어서에요. 직관에 대한 이론적 검증과 체계화가 저에겐 우선 당면과제이긴 합니다. 그렇게 하기 위해 기존의 이론들부터 공부하기 시작했어요.(*기본개념부터 내 생각과 충돌하고 있고, 그 뿌리가 깊어 보여, 공부의 깊이와 양을 늘릴 수밖에 없을 듯합니다.)  공부는 혼자서도 할 수 있지만, 저에겐 검증의 과정이 필요했고, 새로운 이론을 정립하기엔 아직까진 대학이란 시스템을 이용하는 게 가장 빠른 길이라 판단했어요. 교수님과 원우들의 세미나는 이론을 정립하고 실천하는데 매우 큰 도움이 되리라 생각합니다.



첫 수업 교실 1등으로 도착


학교라는 공간은 사진 강의 때문에 가끔씩 방문하긴 해서 그렇게 낯설진 않지만, 다시 학생으로 수업을 듣기 위해 방문하니 뭔가 기분 좋은 긴장감이 저를 흥분시킵니다. 코로나가 의미 없어 보이는 책상마다의 칸막이 풍경을 만들어 놓았네요. 수업 때 바인더를 펼치면 저놈의 플라스틱 때문에 좁아서 불편할 지경입니다.




메멘토 모리 Memento mori

'자신의 죽음을 기억하라' 메멘토 모리가 이젠 피부까지 와닿았습니다. 어쩌면 첫 번째 대학원을 다녔을 때 이 말이 마음에 와닿았다면 학위과정을 포기하진 않았을듯해요. 카르페 디엠 Carpe diem, 메멘토 모리의 짝꿍처럼 다가온 카르페 디엠 때문인지 현실에만 충실한 나머지 죽음을 생각하지 못했어요. 죽음을 기억하기에 현실에 충실해야 함을 감각이 느끼지 못했어요. 지금은 하고 싶은 공부를 다하고 나의 이론을 체계화하는 일을 과연 나에게 주어진 시간 동안 완성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에 마음이 급해지곤 합니다. 곧 도래할 메타버스의 세상이 나의 활동 수명을 연장시켜줄 수 있을 거라는 기대가 위로가 되지만, 그 세상을 준비하는 과정 역시 시간이 필요한 만큼 하루하루가 이렇게 소중하게 느껴질 때가 없었어요.


흩어져있었던 나의 생각들, 몸으로 경험했던 많은 감각 기억들, 그 속에서 느낀 말로 설명할 수 없는 직관들, 이 모든 것을 알 수 없는 문장으로라도 힌트를 적어 기록하려 합니다. 사진 강의할 때 했던 말처럼 말이죠!


"사진은 틀 밖의 더 큰 세상을 기록하는 것이고,

그 세상을 담기 위해 우리는 사각틀 속에 힌트를 남기는 것이다"


대학원에서 공부하면서 얻게 되는 그 세상의 힌트를 여기에 기록하겠습니다. 그 힌트는 나에겐 나의 세상을 열어줄 것이고, 혹시라도 구독하시는 분께는 여러분만의 세상을 열어주길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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