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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피운 Sep 05. 2023

[책] 숨쉬듯 가볍게

김도인

상처를 이해하고 자기를 끌어안게 하는 심리여행



저자의 말 x 당신이 당신을 이해하도록 도울 세 가지 선물


이해

#이해 란 키워드를 이해하는 것이 이 책을 이해하는 것이다.



저자 김도인은

베스트 셀러인 '지적대화를 위한 넓고 얕은 지식'의 저자 채사장과 함께 

같은 이름으로 진행했던 팟케스트의 패널로 참여하여 많은 인기를 얻은 작가다.



마음의 상처를 지우는 게 아니라 이해할 때, 당신은 비로소 자유로워 질 수 있습니다. 61p



내가 받은 고통과 상처는 사라지지 않는다. 그것을 부정하고 피하려고 하면 할 수록 그 고통에서 오는 모든 감정은 나와 동일 시 되고, 그러한 감정은 눈덩이처럼 커지게 된다. 벌어진 일은 어쩔 수 없는 것이다. 나의 잘 못일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 설령 나의 잘못이라고 해도 자책하기 보다는 나를 이해하려고 노력하는 편이 옳다. 나타난 현상을 부정해서는 안된다. 있는 그대로를 받아들이면 되는 것이다. 그렇게 나 자신을 이해하게 되면 설명할 수 없이 늘 괴롭히던 고통도 이해가 되면서 부정적인 경험이라고 생각했던 일들이 밑거름이 되기도 할 것이다.


강신주 철학자가 '무상'의 개념을 설명하면서, 주어진 나의 운명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일 것을 당부했었다. 인생은 무상한 것이다. 그냥 그대로를 이해하고 받아들이면 되는 것이다. 힘든순간이 있으면 좋은 때도 올 것이다. 일희일비 할 필요 없다.


슬픔, 미움, 분노, 후회와 같은 감정을 느끼는 것이 심리적 고통을 일으키는 게 아니에요. 감정은 그 자체로 우리에게 고통을 주지 않아요. 심리적 고통은 자신의 감정을 이해하거나 수용하지 못할 때 발생합니다. 45p

맞습니다~ 때론 슬픔감정에 흠뻑 취해 마치 그러한 감정을 즐길때도 있죠. 슬픔이나 미움같은 감정 자체가 우리에게 고통을 주는 것 같지는 않습니다. 그것을 우리가 어떻게 받아드리고 요리하느냐에 따라서 맛이 달라지는 것 같습니다.


사진은 우연의 결과물이다


책에서 말한 '경험회피' 와 예술의 우연성과도 관련이 있어 보인다. 고통을 잊기 위해 새롭게 다가오는 모든 변수를 원천봉쇄하게 되면 일단은 마음의 상처에서 자유로울 수 있다. 하지만 이책에서는 '반추'라는 말이 나오는 데 우리는 새로운 경험들을 쌓아가지 않으면 그 빈 자리엔 지난 과거의 기억들을 반추하여 꼽씹게 된다. 우을증 환자들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증상이다. 우을중 환자들을 보면 반복적으로 과거를떠올리며 괴로워 하며 자책한다.


새로운 변수가 배제된 예술작품은 건조하기 이를때 없고, 능력있는 아티스트라면 매 순간 발생하게되는 예측할 수 없는 그 변수들을 즐길 줄 알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조금은 다른 시각일지는 모르지만, 새로운 것에 대한 두려움을 떨쳐야 과거의 아픔도 치유되고 스스로도 발전할 수 있듯이 예술도 마찬가지인 것 같다.


과거의 상처는 억압되어 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의식화하려면 많은 시간이 걸릴 수 있어요. 하지만 구체적인 감정을 중심으로 재경험하면 과거의 상처들이 빠르게 의식화됩니다.

맞습니다. 우리는 표면적인 이유는 알아도 명확히 내가 왜 이런상황에서 힘들어하고 괴로워하는지 모르는 경우가 많습니다. 무의식이라고 이야기해도 좋을 그 영역에서 벌어지는 일을 우리는 의식의 세계로 끌어들이는 것을 힘들어 합니다. 끌어들어야하는지도 모릅니다. 그렇게만 된다면 책에서 이야기하는 "이해"를 할 수 있는 실마리는 찾게 되는 데 말입니다. 때론 상담을 받아도 해결이 안되는 이유가 바로 의식화 되지 않은 고통의 원인을 의식의 영역에서 이야기를 아무리 나누어도 핵심에서 벗어나 있으니 갈증해갈에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책에서는 재경험을 이야기합니다. 두려움때문에 변수들을 미리 차단하지 않고 적극적으로 새로운 경험을 시도한다면, 과거의 상황을 의식의 세계에서 이해하는 순간이 올 수 있다고 이해할 수 있습니다.

(** 예술치료 사진치유 등은 이러한 의식 영역 밖의 세계를 의식영역 안으로 불러오는데 도움을 줍니다)


탈 동일시

어려웠던 슬픔을 받아들이자, 그는 더 이상 특정 감정과 생각을 자기 자신이라도 동일시하지 않아요. 감정이나 생각이 내가 아니라 조건에 의해 형성된 정신 현상이라는 점을 깨달은 거죠. 108p

나를 이해하는 단계인 듯 합니다. 슬픔에 빠져있는 것이 아니라, 나를 객관적으로 멀리서 바라보면서 "그럴수도 있었다." "그때는 그럴 수 밖에 없었지" 등의 나를 이해하게 되면 더이상 나를 슬픔과 동일시 하지 않게 됩니다. 즉 슬픔에 빠져있다는 것은 '동일시' 이고, 슬픔을 조금은 객관적으로 설명할 수 있는 단계까지 온다면 '탈 동일시'라고 생각합니다. 연인과 헤어지면 그 순간엔 슬픔에서 헤어나오지 못하죠? 하지만 새로운 경험과 변수를 차단하지 않고 받아들여서 새로운 연인을 만나면 그땐 왜? 그렇게 슬퍼했었나 싶을 정도로 지난 과거의 슬픔이 객관적으로 멀리서 바라 볼 수 있게 됩니다. 만약 새로운 연인을 만나지 않고 그 자리를 비워둔다면 '반추' 즉 과거의 여자 친구 / 남자 친구를 자꾸 생각하게 되고, 그 슬픔은 증폭되고 왜곡되며 심각한 수준의 절망으로 치닫게 될지도 모릅니다. 그 상황을 이해하고 객관화 해서 멀리서 바라보면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슬픔이고, 하나의 과정으로 '무상'의 개념처럼 초연해 질 수 있을 텐데 말입니다.


객관적 촬영법


조금은 다른 이야기지만, 난 객관적 촬영법을 강의합니다. 삼각대에 카메라를 세워두고 수직과 수평을 잘 맞추어 놓고 멀리서 리모콘으로 촬영한다고 생각해보세요. 삼각대가 대신한 그자리의 나를 객관적으로 멀리서 바라 볼 수 있습니다. 그렇게 촬영된 사진 속엔 촬영자의 개입이 최소화됩니다. 개입이 최소화된 사진은 담고 있는 주제에 좀더 집중할 수 있게 됩니다. 사진촬영법처럼 나를 객관화해서 낯설게 바라볼 수 있다면 나의 감정에 휘둘리기 이전에 그 상황에 대한 이해를 하는데 좀더 도움이 될 것입니다. 그렇다면 그 감정도 개연성이 있는 인과의 결과로 보게 되면서 고통에서 조금은 자유로워지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죽음명상


이 명상법에서는 이 말이 떠올랐습니다. 

'미멘토모리' (죽음을 기억하라) / '아모르파티'(운명을 사랑하라) / '무상'

이책에선 +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고, 채우기 위해 비움을 겪는 계절이 존재하는 자연의 섭리를 빗대어 '상실'에 대해서도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죽음을 간접체험하는 명상기법은 결국 우리 모두는 죽음 앞에선 '상실'되고 평등해집니다. 비워야합니다. 비울 수 밖에 없는 운명적인 유한한 삶인데, 채우기에만 급급합니다.


삶을 가볍게 해주는 죽음명상
마이너스 방식으로 삶을 전환하기 위해서 매일 쉽게 할 수 있는 것이 죽음명상입니다. 죽음명상은 죽음이라는 한계 상황을 설정하고 비워내는 것을 배우는 방법이에요.


주역 
멈추는 지혜대축 (大畜)


대축(大畜)은 크다는 뜻의 대와 막힌다는 뜻의 축이라는 글자가 합쳐진 말로 크게 막힌 상황을 뜻해요. 크게 막혀서 모든 일이 뜻대로 되지 않고, 실패하는 상황이에요. 주역에서는 이 상황에 대처하는 지혜를 다양한 비유를 들어서 설명하는데, 공통된 핵심은 멈추는 지혜입니다. 202p

시냇물이 댐을 만나서 크게 막힌 상황은 성장하는 과정이자 도약의 시간이기도 합니다. 이러한 삶의 흐름은 지혜를 통해서만 알 수 있어요. 삶을 입체적으로 바라볼 수 있는 시각이 있을 때에만 겨울을 살아낼 수 있는 거죠. <주역>의 지혜를 아는 사람은 대축의 상황에 처했을 때 도약을 위해서 적극적으로 멈추고 자신의 역량을 쌓아나갑니다.


맞습니다. 주역의 '대축' 에 많이 공감합니다. 크게 막히는 상황이 오면 도약을 위해 적극적으로 움추리고 나의 역량을 채워나갈 때라는 생각보다는 이 상황을 어떻게 헤쳐 나갈지에 마음이 조급해지고 본분을잃게 되는 경우가 왕왕 있는 것 같습니다. 이러한 상황은 오히려 기회가 될 수도 있음을 주역을 통해서 배우게 됩니다. 이러한 글귀가 내 마음속에 들어오는 건 아마도 지금의 나의 상황이 '대축' '겨울' 인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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