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랜드텔링의 시작
언제나 그렇듯 삶은 필요를 만들어내죠. 그리고 사람들은 삶을 위해 필요를 만족시킬 것들을 만들어 온 것 같습니다.
사람들이 여러 이유로 동물을 사육하기 시작한 건 지금부터 만천 년 전에서 만 년 전 사이라고 합니다. 농경사회 이전에 사람들은 유목을 하며 이리저리 옮겨 다니며 동물을 사육한 겁니다. 그런데 자신이 키우는 동물을 구별하기가 쉽지 않아 서로 자기의 동물이라고 우기는 분쟁이 있었던 모양입니다. 그래서 가축에 자신의 사유재산이라 표시할 필요가 생겼죠. 가축의 살이 많은 부분의 피부를 불에 달군 금속으로 태워 표시하기 시작했고 이것이 브랜드 어원이라고 보는 설이 지배적입니다. 노르웨이의 태운다라는 뜻의 고대 언어에 brandr이 어원이 되었다는 설이죠. 이 때 브랜드는 가축에 주인의 이름 또는 가족을 상징하는 성을 표시하여 구별했을 겁니다.
브랜드가 탄생한 것은 구별을 위한 것인 셈입니다.
구별은 또 다른 역할을 하게 됩니다. 좋은 것과 나쁜 것을 구별하고 좋은 물건을 고르는 징표가 된 거죠.
이왕이면 좋은 것을 갖고 싶은 사람들은 이 물건의 상징을 기억하고 찾았을 겁니다. 그러다 보니 이 물건을 만드는 사람은 그 상징이 하나의 약속처럼 느껴졌겠죠. 그래서 더 좋은 물건을 만드는 것이 책임감처럼 느껴졌던 겁니다.
물건이 브랜드를 탄생시켰지만, 브랜드는 물건을 재탄생시키는 결과를 갖고 온 겁니다.
이렇게 삶의 필요를 채운 방법 들은 삶 속 DNA가 되어 전해져 옵니다. 인류에게 언어가 생기기 이전에는 행동을 통해 전달되고, 언어가 생긴 후 입에서 입으로, 글이 생긴 후에는 글로 전해져 오게 된 겁니다.
이렇게 전달되는 매체가 이야기 아닐까 합니다.
이야기에는 살면서 알아야 하는 괴로움 혹은 갈등, 적 등이 있고 이것을 해결하는 방법들이 나오죠. 해결 과정과 결론에 따라 사람들은 희로애락을 느끼게 되죠.
삶 속에서 나타났던 브랜드도 삶을 그대로 닮았기에 이야기로 전해지기 시작합니다.
병이 걸린 어떤 사람이(문제) 마셨던 물이 그를 치료했다(문제의 해결)든가, 아무도 구하지 못하는(희소성) 러시아 황실 조향사가 만든 향수를 구해서 귀한 당신에게만 판매한다(귀한 선물)던가 하는 그런 이야기 말이죠.
브랜드는 이야기를 타고 사람들에게 전해지고
다시 이야기는 브랜드를 이야기의 주인공으로 만들어 버립니다.
그리고 삶을 살아가며 풀어야 할 문제와 필요에 대한 지혜로 사람들의 마음속에 안착됩니다. 브랜드의 이름을 듣거나 떠오르면 이야기가 꽉 차게 다가오는 거죠.
삶 속에서, 이야기 속에서 브랜드와 함께 희로애락을 경험한 사람들은 브랜드에 심상을 갖습니다. 마치 브랜드에 영혼이 있는 것처럼 말이죠. 사람들에게 각기 다른 성격과 성향을 느끼듯이 브랜드에게도 비슷한 감정을 느끼게 되는 거죠.
브랜드를 사용하면서 동질감을 느끼게 됩니다.
스타벅스에서 아메리카노 한잔과 애플 노트북을 펴놓고 앉아있으면 디지털 시대의 크리에이티브 노마드라고 느끼고 현대카드를 사용하면 돈을 쓰는 것이 아니라 문화를 즐기기 위한 가치를 지불하는 문화 향유자라고 생각하게 되는 것처럼 그 브랜드의 물건이나 서비스의 사용이 곧 자신을 표현한다고 생각하게 되는 거죠.
이제 브랜드 는 또 하나의 언어가 됩니다.
브랜드 이름만으로 말로 표현하기 어려운 느낌들이 소통되고, 아주 빠르고 정확하게 의미가 전달되고 완벽하게 이해되는 제 3의 언어인 셈이죠.
사람들은 이 언어로 시간을 절약합니다. 브랜드를 믿고 구매하죠. 그리고 브랜드는 항상 이깁니다. 더 좋아하는 쪽이 약자니까요. 그래서 새로 만들어지는 브랜드들은 이를 위해 슬로건이나 캐치프레이즈로 브랜드가 갖고 있는 가치를 알리고 사람들에게 빠르게 기억시키려 하죠. 그래야 브랜드가 사람들 속으로 들어가 살아서 움직일 수 있으니까요. 하지만, 그 브랜드의 슬로건, 캐치프레이즈가 아무리 좋다 한들 정말로 그런 가치를 갖는 것과 그런 척 하는 것을 사람들은 기가 막히게 알아봅니다. 왜냐면 브랜드가 사람의 삶을 따라 흘러왔기 때문에 사람을 닮았기 때문이죠.
그래서
저는 사람에 대해서 제대로 아는 것이
브랜드를 잘 만들고 키워가는 지름길이라 생각합니다.
얼마 전 EBS 방송에서 하는 인문학 강의를 들은 적이 있습니다. 가장 인상 깊었던 내용은 인문이란 ‘인간이 그려내는 무늬’라는 것이었습니다. 인문학은 그런 것이었습니다. 사람들이 어울려 살면서 그려내는 삶의 그림들 혹은 삶의 정보들... 삶의 지혜들...
결국 사람을 닮은 브랜드가 엮어나가는 세상도 브랜드 인문학 아닐까요?
사실 그렇게 까지 거창하게 나가지 않아도 될 것 같습니다.
브랜드의 중심이 사람이라는 것 하나만 알아도 앞으로 브랜드를 제대로 아는 첫 걸음이 될 테니까요.
브랜드에 관해 궁금한 것을 댓글에 남겨주시면 그 주제로 글을 쓰겠습니다.
댓글 올려주신 분들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_______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