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티오피아 Ethiopia | 커피의 발견
아프리카는 인류사의 ‘시작’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아프리카에서 발견된 인류의 화석은 인류가 어떻게 진화되어 왔는지 밝혀주는 중요한 단서가 되기 때문이다. 특히 에티오피아의 오모계곡에서는 최초로 직립보행을 한 약 500만년 전의 화석인 '오스트랄로피테쿠스 루시’가 발견되어 학자들은 인류가 아프리카에서 시작되어 전 세계로 퍼져간 것으로 보고 있다.
커피의 ‘시작’도 아프리카의 에티오피아다.
에티오피아는 커피의 역사에서도 ‘태초’라는 의미를 두고 있는데, 그 이유는 커피의 원종이 퍼져나간 곳이 바로 에티오피아 이기 때문이다.
지금 우리가 마시는 잘 구워진 원두의 짙은 향이 퍼지는 커피를 그 때부터 마셨던 것은 아니다.
1,500 ~ 3,000 년 전 에티오피아에서 최초로 커피라는 식물을 이용한 부족은 오로모 부족이었다.
그들은 커피를 잘게 부셔 가루를 낸 다음 기름과 섞어 동글동글 뭉쳐 골프공만한 크기로 만들어 먹었다고 한다.
그들의 천적인 봉가족과의 전투시 전투 전에 꺼내어 깨어물고 전투에 임했다. 이 음식은 전투시나 신속하게 움직여야 할 때 기분을 들뜨게 하고 잔인하고 맹렬한 행동을 이끌어 내는 효과가 있었기 때문이었다.
생두에 다량으로 함유되어 있는 단백질이 동물성 지방과 만나 오늘 날의 에너지 바와 같은 역할을 한 것이다.
게다가 카페인까지 있으니 그 효력은 대단했으리라 짐작이 된다.
당시 오로모 족과 봉가족의 전투는 봉가족의 승리로 끝나는 경우가 많았던 것 같다. 봉가족은 전투가 끝나고 포로로 잡힌 오로모 족 병사들을 당시 하레르에서 열리는 노예시장에 팔았다. 그 수가 엄청났다고 하니 봉가족이 굉장히 쌘 부족이었던 것 같다.
설에 의하면 콩고 주변에 열리는 로부스타 급의 커피를 오로모 족이 애용했고 커피를 들고 갔던 청년들이 하레르에서 노예로 팔릴 때 흘린 커피의 씨가 하레르의 환경에 맞게 자라 풍성한 커피산지가 되었다고 하기도 한다.
500 ~ 850년에는 Galla 라는 부족이 그 옛날 오로모 부족의 음식과 비슷한 음식을 먹었다는 기록도 있다. 그들은 전시와 사냥시에 이 음식을 애용했다고 전해진다. 현재 남아있는 Bunna Qela라는 음식이 이 음식과 비슷한 레시피를 가지고 있다고 한다.
어느 아프리카 북동쪽 부족은 생두를 빻은 가루와 옥수수 가루를 넣어 죽을 끓여 먹기도 했고, 커피열매와 잎을 발효시켜 만든 과실주를 마셨다는 말로 전해진다.
최초로 커피가 음료의 형태가 된 것은 커피잎을 끓인 것이 시작이라고 보는 견해가 일반적이다. ‘아비시니아 차’라고 알려진 차가 커피를 음료수로 음용한 최초의 사례이다. 그러니 지금의 커피가 에티오피아에서 처음부터 애용된 것은 아니다.
10세기 ‘의학정전(Al-Qanun Fi at-Tibb)’의 저자로 유명한 이븐시나(Avincenna, 980~1037, 철학자, 의사)는 커피의 이름으로 추정되는 ‘분컴(Bunchum)’을 이렇게 이야기 했다.
이것은 사지를 튼튼히 하고 피부를 정갈하게 하는 동시에 피부밑의 습기를 없애는 효과가 있으며 온몸에서 향기가 나게한다.
* 이븐시나에 대한 자세한 사항 참조 URL : http://blog.daum.net/ssw1971/6923184
오로모 족 전사가 흘리고 간 커피가 싹을 맺었든, 또 다른 이유로 커피가 싹을 맺었든 하레르는 커피의 가장 유명한 산지였다. 커피는 교역에 있어 매우 중요한 물품 중의 하나로 아랍의 종교와 밀접하게 된 이후로 커피는 신성시 되기까지 했었다.
하레르에서 커피를 재배하는 계급은 시의 이름을 따서 ‘하라시’라 불렸으며 커피 재배기술의 유출을 막기 위해 출입이 통재되기까지 하였다.
에티오피아에서는 세계 최초의 바리스타가 등장하기도 하는 데 이들을 ‘토파고’라고 하였다. 그들은 왕이 마실 커피를 만들고 만든 커피를 왕에게 직접 먹여주는 역할도 했다고 한다.
하레르의 커피콩은 주로 동쪽으로 홍해까지 나간 뒤에 다시 배로 오늘날 예맨에 위치한 항구 알모카(al-muckha)에 도착했다고 전해진다. 알모카 항구는 모카(Mocha)라는 이름으로 불려진다.
에티오피아의 원종에 가까운 커피는 특이한 향을 가지고 있다. 이르가체프나 모카하라를 마셔보면 나는 이 향이 초콜렛 향 과 비슷하다고 하여 이 때부터 모카는 초콜릿을 지칭하는 말이 되기도 하였다. 그래서 지금 우리가 음용하는 카페 모카에 초콜릿을 섞는 것은 이런 스토리가 숨겨져 있는 것이다.
에티오피아의 칼리라는 목동이 커피를 먹고 춤을 추는 염소(Dancing Goat) 때문에 알게 된 커피가 효능을 알게 된 수도승들이 즐겨 먹는 음료가 되어 널리 퍼졌다는 이야기는 익히 알고 있는 얘기일 것이다. 역사는 항상 어떤 것이 진실인지 모른 다는 것이 오히려 매력일지 모른다. 어찌됬건 커피는 부족의 전투에서 종교의 제의음식 중 하나가 되어 아랍으로 번져갔다.
예맨에 커피 나무가 심어지게 된 것은 에티오피아가 예맨과의 전투에서 승리한 후 식민정치를 할 때 가져다 심었다는 기록이 있다. 속국인 예맨에 대대적인 커피농사를 지어 교역량을 늘리기 위해서 였으리라. 에티오피아 원종 커피는 이렇게 해서 예맨으로 건넜다.
그 전에도 커피콩 교역이 있었으니 그 커피콩으로 농사를 짓지 않았을까? 하지만, 그런 가능성은 정황으로 볼 때 없어보인다.
교역의 수익을 지키기 위해 에티오피아는 커피가 씨앗의 역할을 하지 못하도록 수출하기 전에 삶거나 구워서 수출했기 때문이다. 어쩌면 현재의 커피가 콩을 볶아서 음료로 음용하게 된 데는 이런 이유가 있지 않을까라고 추측하기도 한다.
어찌됬건 커피는 인류의 시조가 아프리카에서 전세계로 퍼졌듯이 커피도 홍해를 건너 예맨으로 건너가게 되었다. 커피의 매력이 그 만큼 컸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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