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다운 것

브랜드 정체성 | Brand Identity

by 비오

건물 사이로 포물선을 그리며 활공하는 스파이더맨은 어린 아이들의 영원한 우상입니다. 저도 그 어린 아이들 중 하나였습니다.

2002년 스파이더맨이 셈 제레미 감독에 의해 영화로 탄생했을 때 가슴을 두근거리며 영화를 보았던 기억이 납니다.

유전자 조작된 슈퍼 거미에게 물려 우연히 초인적인 힘을 얻은 피터는 어느 날 강도의 범죄를 방관하게 됩니다. 이 후 피터의 삼촌이 그 강도에 의해 죽임을 당하게 되면서 그는 히어로의 삶을 살게됩니다.

돌아가시기 전 무시했던 삼촌의 말은 피터에게 각인되어 세기의 히어로를 탄생시키는 정신이 됩니다.


“위대한 힘에는 위대한 책임이 따라온다”
“With great power comes great responsibility.”


위대한 힘에 주어진 책임은 피터의 삶을 고되게 만듭니다. 일상에서는 피자 배달일을 하며 고단한 삶을 살아가고 뉴욕에 범죄가 발생하면 빨간색과 파란색으로 어우러진 옷을 입은 스파이더맨이 되어 사건을 해결합니다. 하지만 언론은 스파이더맨도 다 같은 악당이라 몰아붙이죠. 속상했을 겁니다. 하지만 그보다 그를 궁지로 몰아붙인 건 사랑하는 사람에게 자신의 정체를 말하지 못한 체 멀어져 가는 것을 보기만 하는 것이었습니다.

심각한 생활고, 악당이라 오해하는 사람들, 사랑하는 사람과의 이별...

지쳐버린 그는 자신을 지켜온 무거운 책임을 놓아버리고 싶습니다. 그 후 이상한 일이 일어납니다. 손목에서 나오던 거미줄은 나오지 않고 손바닥 흡착능력마저 사라져 버리죠.

위대한 책임을 진 히어로의
정체성 혼란으로
위대한 힘은 사라지고 있었습니다.


위대한 힘을 좌지우지했던 정체성(identity)이란 무엇일까요?


1986년 하버드 대학교 정신분석학 교수 에릭 에릭슨(Erik Homburger Erikson)은 한 개인이 구별되는 고유의 존재라는 것을 설명하는 정체성(identity)이란 용어를 제안합니다.


개인의 정체감의 자각은
자신의 동일함과 지속성을 스스로 즉각적으로 지각하는 것,
타인이 자신을 동일하게 지속적으로 지각하고 있음을 지각하는 것,
이 두가지를 관찰함으로써 성립된다.

에릭 에릭슨 | Erik Homburger Erikson


사람이 살아가는 동안 얻어지는 자신 만의 고유하며 독자적이고 일관성있는 본원적 성격이 정체성(identity)입니다. 한 사람의 정체성은 다른 사람들과의 관계 속에서 인정받을 때 완성되기 때문에 이를 이루기 위해 끊임없는 노력을 하게 됩니다.


결국 정체성은 힘을 내는 원천이죠.


브랜드도 다를바 없습니다.

사람들과 관계 속에서 인정받는 순간 브랜드의 정체성(Brand Identity)은 완성됩니다. 그렇기에 정신(컨셉, 철학, 핵심)을 무장한 브랜드는 사람들에게 정체성을 인정받기 위해 끊임없는 노력을 해야 합니다.


정체성을 사람들에게 인지시켜 인정받기 위해서 브랜드는 자기 만의 시각적인 요소를 활용합니다.

빨간색, 필기체로고, 코카 열매를 닮은 병은 코카콜라임을 알 수 있게하는 시각적 정체성(Visual Identity)입니다.


브랜드의 정체성과 구성원 정체성이 일치할 때 브랜드의 정체성은 더 선명해집니다.

‘창의적인 사람들이 만들어내는 검색 엔진’ 구글은 ‘검색’이란 카테고리에서 가장 창의적인 결과들을 만들어내는 행동 정체성(Behavior Identity)을 실현합니다.

‘낙서하다’란 doodle에서 나온 google은 2008년 옥스포드 사전에 ‘검색하다’라는 새로운 동사로 추가되기도 합니다.

하지만 정체성은 만들고 행한다고 해서 쉽게 이루어지지는 않습니다.

브랜드의 정체성은 절대 1년 2년 해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닙니다. 사람들에게 인정받을 때 비로소 완성되기 때문입니다. 브랜드는 존재를 인지시키기 위해 소통하고 기억시켜야 하며 관계를 맺기 위해 사람들 삶속으로 파고들어 문제와 갈증을 해결해주어야 합니다.

사람들이 브랜드를 곁에 둘 때 그들과 함께 같은 꿈을 꾸고 같이 성장해야 합니다.


사람들에게 인정받는 것은 시간의 문제가 아니라 교감의 문제입니다.

그 전까지 브랜드는 끊임없이 외쳐야 합니다.


나야 나! 나 다운 것이 이런거야!!!


브랜드에 관해 궁금한 것을 댓글에 남겨주시면 그 주제로 글을 쓰겠습니다.

댓글 올려주신 분들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_______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