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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밀코치 Feb 04. 2021

새벽 기상이 쉬워진 비결


 나는 아침잠이 많은 편이다. 아니 그런 줄 알았다. 아이들과 함께 생활하기 전 까지는.      


 아이들과 떨어져 혼자 지낼 때, 책을 많이 읽으려 했다. 그중에는 경제경영과 자기 계발 관련 내용도 꽤 있었는데, 대부분의 성공인들이 일찍 일어나 새벽시간을 활용하고 있었다. 자신이 성공한 유일한 이유가 새벽 기상이었다고 말하는 사람까지 있. 나도 새벽 기상으로 일상에 변화를 줘야겠다고 마음먹었다.

     

 문제는 술이었다. 회식자리가 많고, 사람들 만나는 것도 즐기는 터라 술자리가 많았다. 거기다 내가 가족들과 떨어져 혼자 있다는 걸 뻔히 아는 사람들에게 딱히 핑계 댈 거리도 없었다. 거절도 한두 번이지, 마땅한 핑곗거리를 찾기 어려웠다. 그러다 보니 새벽에 일어나는 패턴을 만들었다가도, 술자리가 있으면 다시 원점으로 회귀했다. 숙취도 문제지만, 더 큰 문제는 귀가 시간이 늦다는 것이다. 집에 혼자 있는 걸 아는데, 먼저 들어간다고 하기가 쉽지 않다. 결국 새벽 기상은 간헐적 성공에 머물렀다.  

    

 그러다 첫 번째 변화가 생겼다. 코로나로 회식이 금지된 것이다. 회식과 술자리가 없으니 저녁이 여유로웠다. 게다가 주말에 타지역 이동도 제한되어, 가족들을 만나러 갈 수도 없었다. 특별한 약속 없는 저녁과 주말이 이어지며 시공간적 여유가 흘러넘쳤다. 


 이 기회를 잘 활용해야겠단 생각에 본격적인 새벽 기상을 시작했다. 새벽에 일어나서 가장 집중력이 높은 시간에 글을 쓰기 시작한 것이 브런치에 글을 이어나가는 원동력이 되었다.

 

 그럼에도 새벽 기상이 쉽진 않았다. 문제는 잠자리에 드는 시간이 늦다는데 있다. 책을 보거나, 정보를 찾아보거나, 브런치 글을 읽다가 12시를 쉽게 넘겼다. 10시에 딱 끊고 들어가기가 어려웠다. 자기 통제는 말처럼 쉬운 것이 아니었다.      


 그런데 아이들과 함께 생활하며 두 번째 변화가 찾아왔다. 아이들은 잠을 충분히 자야 성장에 도움이 되며 기분까지 좋다. 목표는 9시에 잠자리에 드는 것이다. 그러면 보통 10시 이전에는 방에 옹기종기 모여들 수 있다.


 다 같이 불 끄고 누워 누가 1등으로 잠드나 내기하면 언제고 압도적 우승을 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춘 나는, 아이들과 함께(사실 더 빨리) 잠든다. 10시에 잠자는 목표를 좀처럼 성공적으로 이어나가지 못했는데, 아이들과 함께 생활하며 단번에 초과 달성했다. 환경이 변해야 사람이 변한다.


 10시에 자면, 7시간을 자도 5시다. 새벽 기상에 부담이 없다. 해서, 요즘 5시, 늦어도 6시에 일어나고 있다. 새벽시간에 여유가 넘친다. 글도 고 책도 본다. 차도 두 잔 정도는 마실 수 있다. 아이들과 함께하며 얻은 선물 중 하나다.      

 아이들 덕분에 온전한 나만의 시간이 생겼다. 이 시간을 어떻게 하면 아이들과 더 재미있게, 알찬 하루를 보낼지 고민하고 되돌아보는 시간으로 활용하려 한다.       




 아이들은 건강하게 잘 커서 좋고, 나는 여유로운 새벽시간을 즐길 수 있어 좋다. 아이들 덕분에 아침잠이 많은 게 아니라, 늦게 자니 수면시간이 부족했던 것임을 확실히 알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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