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가 그렇게 억울한 게 많을까. 꿈에서도 사투를 펼치는 찰리를 보고 있자면, 마음이 짠하다.
아이들에게 1년이라는 시간은 발육과 성장의 격차가 꽤 벌어지는 짧지 않은 기간이다. 2살 위 오빠, 4살 위 언니와 함께 생활하는 막내는, 마음대로 되지 않아 억울한 일이 많다. 자전거나 씽씽카도 언니오빠 것이고, 새 옷과 새 신발도 언니오빠 몫이다. 소유권과 통제권도 성에 안 차는데, 몸도 안 따라 준다. 달리기도 느리고 근력도 딸린다. 말이 서툴러, 하고 싶은 표현도 다 못한다. 환장할 노릇이다.
그러다 보니 하루에도 속 타는 일이 부지기수다. 발을 동동 구른다. 원통함과 분함이 옴 몸을 뒤 흔들어 토해내듯 운다. 서글픈 막내의 일상이 애처롭다.
첫째는 부모의 관심을 한 몸에 받는다. 몸짓하나 눈짓 하나에 감탄하는 부모와 오랜 시간을 함께 하고, 모든 장난감은 자신을 위해 존재했다. 막내는 이미 두어번 감탄을 경험한 부모에게 처음만큼의 임팩트를 주기 어렵고, 무엇보다 언니오빠가 있어 부모의 시간을 온전히 확보할 수 없다.
물론 좋은 점도 아주 완전히 막 없진 않다. 첫째는 두 돌 전까지 초콜릿을 입에 댈 생각도 못하고 철저히 통제당했다. 동생들은 언니오빠가 먹는 과자나 초콜릿을 얻어먹는 기회가 생긴다. 동생만 빼고 줄 수 없기에, 주전부리 입덕시기가 매우 빠르다.
또 언니오빠와 같이 놀다 보니, 성장과 배움이 빠르다. 무엇이든 잘하는 사람과 함께 해야 느는 법이다. 요령도 배우고 자극도 생긴다. 성장과 발육의 최적 조건에 놓이는 것이다. 빠른 친구들은 여차하면 앞 주자와 같이 가거나 때론 앞지르기도 한다.
혼자 해결해야 할 상황도 많아지기에 자립심도 커진다. 얼마 전 있었던 일이다. 한밤중에 자다가 '쿵' 하는 소리가 들렸다. 직감적으로 누군가 침대 밑으로 떨어 졌다는 것을 알았다. 아내가 놀라 떨어진 아이를 들어 올리려 했는데, 눈도 못 뜬 막내가 매트리스 위로 기어 올라오는 중이다. 아플 텐데 울지도 않고 매트리스 위로 기어 올라오는 네 살 친구를 보고 아내와 한밤중에 큭큭 웃으며 얘기했다. ‘아따, 쎄다이’
막내를 보고 있자면 마음이 짠하다. 언니오빠들이 잘 좀 챙겨주면 좋으련만, 그들도 아직 아이들이라 기대하긴 힘들다. 어쩌면 내가 막내라 막내에게 마음이 좀 더 가는지도 모르겠다. 오늘도 치이지만 씩씩하게 하루를 이겨낼 막내를 응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