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nder Attack (1982)
ABBA의 곡들은 기본적으로 경쾌하고 밝은 선율들이 매우 많다. 무거운 분위기의 곡들은 그다지 많지 않은 편이다. 대부분의 곡들이 그렇다. 하지만 서서히 분위기가 무거워지기 시작한다. 1980년경부터 그렇다. 정확히 뭐라고 콕 집어 말하기는 그렇지만 Winner Take It All부터 그런 조짐이 보였다.
1980년 이후로 그런 조짐은 뚜렷해진다. 이는 여러 뮤직비디오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Winner Take It All부터는 뮤직비디오를 봐도 기존에 끈끈하게 맺어진 멤버들의 화합에 균열이 생기는 듯한 모습이 엿보인다.
그리고 이후의 곡들 On and On and On을 비롯해 (Super Trouper는 예외이지만), One of Us, Head Over Heels로 넘어가게 되면 뭔가 어둡고 답답한 느낌이 들게 된다.
그것이 60~70년대까지 널리 쓰이던 밝은 느낌을 주는 테크니컬러 대신 보다 더 인간의 눈에 가까운 컬러를 사용해서 그런지 명암대비가 더욱 뚜렷해지고, 다소 어두운 톤이 느껴지는데, 그것에 발맞추어 노래가사도 그리고 멜로디도 모두 어두워지는 느낌이다. 여기에 방점을 찍은건 1982년 발표된 Under Attack이다.
실제로 시간순으로 보아도 가장 마지막 싱글곡이며(정확히는 Thanks For the Music으로 1978년 버전과 1983년 버전이 있다) ABBA의 해체를 여실히 느낄 수 있는 듯한 분위기의 뮤직비디오가 더욱 비장하게 느껴진다. Under Attack을 듣다보면 혹은 보다보면 특히나 마지막 부분에서 멤버들이 커다란 건물의 출구로 나가는 모습을 보게 되는데, ABBA의 종언을 고하는 것처럼 보여진다.
전반적으로도 어두운 분위기, 빨간 경광등이 번쩍이는 건물 안을 각자 멤버들이 길을 찾으며 가는 모습등은, 그리고 침울해보이는 엔딩은 이들이 1972년에 조직된 이해 10년이라는 세월에 방점을 찍고 해체의 길을 가는 모습을 간접적으로 보여준다.
바로 직전에 발표된 82년 싱글 The Day Before You Came도 그렇고, 전반적으로 어두운 분위기가 지배한다. 게다가 차트 성적도 그렇게 좋은 편은 아니었다.
발표만 하면 백만장은 당연한 것이요, 천만장까지 찍고 가던 1975~1979년을 생각하면 안되었다. 과거와는 다른 양상이 벌어지고 있던 것이다.
또한 그 전까지 4명 모두, 특히나 여성 멤버인 애니 프리다와 아그네타 폴트스코그의 조합에서 벗어나 어느덧 아그네타 폴트스코그 혼자 이끌어나가는 분위기로 바뀌고 있다는 점 또한 유심히 볼만한 일이다.
원래 아그네타도 솔로커리어로 시작했을 때 나름 잘 나가는 뮤지션이었다. 그녀의 데뷔앨범은 1968년 1월에 스웨덴 차트 1위에 올랐고 8만장 이상 팔려나갔고, 60년대 후반에는 서독의 음반 프로듀서인 디터 진네만을 만나 독일음반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이 될 수 있었다. 이러한 실력을 바탕으로 1981년경에는 아그네타가 솔로커리어를 추구하려고 했다.
이는 애니 프리다도 마찬가지여서 어느정도 성공적인 솔로커리어가 기본적으로 있었던만큼 그녀 본인도 솔로 커리어를 추구하려고 했다. 1982년 1월부터 3월 사이에 완성한 스튜디오 앨범 Something’s Going On은 저 유명한 제네시스의 필 콜린스가 제작에 참여했고, 실제로도 세계적으로도 큰 인기를 끌었다.
ABBA시절의 명성은 사라지지 않아서 I Know There’s Something Going On은 스위스, 벨기에, 코스타리카, 프랑스의 차트 1위를 차지했고 서독, 오스트리아, 네덜란드 차트 Top 5안에 들 정도로 인기를 얻었다.
어느덧 ABBA는 서로 각자 활동을 하기 시작했고, 10년동안의 ABBA시대를 마감하려는 듯한 모습을 보여주는 마지막 싱글곡이 바로 Under Attack이다. 그만큼 애잔함마저 느껴지는 곡이다. 그러나 듣기에도 상당히 좋은, ABBA의 마지막이자 또 다른 면을 볼 수 있는 곡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