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re My Heart, You're My Soul (1985)
다소 생소한 언어인 독일어 때문에 국제적인 인지도를 얻지 못했을 것 같지만 의외로 독일 뮤지션들은 "영어"를 무기로 세계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해왔다.
일전에 설명했었던 네나(Nena)를 비롯해 C.C 캐치, 크라프트베르크, 스콜피온스 등 서울 한복판에서 볼 수 있는 벤츠와 BMW의 대수만큼이나 많은 독일 뮤지션들이 우리의 귀를 즐겁게 해왔다.
모던 토킹 역시 마찬가지로 독일밴드로 상당히 유명했으며 러시아를 비롯한 동유럽 뿐만 아니라 우리나라와 같은 극동아시아에서도 상당한 유명세를 탔다.
모던 토킹은 걸출한 두 명의 뮤지션으로 구성되어있었는데, 저 유명한 디터 볼렌(Dieter Bohlen. 1954~)과 토머스 앤더스(Thomas Anders. 1963~)이 힘을 합쳐 1983년 당시 서독의 수도인 베를린에서 결성했다.
무려 9살이라는 엄청난 나이차이에도 불구하고 결성 직후인 1985년 You're My Heart, You're My Soul이 대히트를 쳤으며 전세계적으로 800만장이 팔리는 기염을 토하게 되면서 매우 성공적인 출발을 하게 된다.
이윽고 Cheri, Cheri Lady역시 대히트를 치게 된다. 이 곡은 서독, 스위스, 오스트리아, 노르웨이의 팝 차트 최정상을 차지하면서 모던 토킹은 성공가도에 완전히 안착을 하게 된다.
이 외에도 수많은 대히트 곡들-Brother Louie, Atlantis Is Calling(S.O.S for Love), Geronimo's Cadillac, 등을 히트곡으로 만들어낸다. 물론 이들의 인기는 철저히 서유럽, 중부 및 동유럽, 아시아, 남미, 중동에 치우쳐져 있다는 점이 아쉬움으로 남는다.
아무래도 미국시장은 워낙 큰데다가 상징성-글로벌 스탠다드-라는 이점이 있기 때문이다. 우리가 흔히 간과하는게 미국 이외의 시장에서는 철저하게 외면받아도 미국에서만 성공하면 그냥 OK인 경우가 많다. 우리는 흔히 잘라파고스라고 해서 일본의 폐쇄성을 비난하지만 사실 미국도 일본 못지 않다.
가령 세계에서 두번째로 많이 팔린 자동차는 미국 포드의 F시리즈라는 픽업트럭이다. 미국과 캐나다에서만 100만대가 넘게 판매되고 1948년 등장한 이래 3700만대나 팔려 도요타의 카롤라에 이은 세계 2위의 누적 판매량을 지녔다.
그런데 이 차가 다른나라에서는 외면받는다. 배기가스때문에 유럽에서는 팔릴수 없고, 아시아에서는 기름값과 도로 규격때문에 탈래야 타기가 힘들다. 그러면 어떤가? 미국시장만 먹으면 장땡이지. 음반도 마찬가지다. 미국은 애초부터 수출이나 글로벌 마켓을 생각하지 않는다. 미국이 곧 글로벌이기 때문이다.
미국은 참고로 빌보드 Hot 100과 빌보드 컨트리 차트가 따로 나온다. 한국인들은 컨트리하면 촌스럽고 뭐 이렇게 생각할지 모르나 컨트리 가수들의 음반 판매량은 다른 팝 뮤지션들과 비교해서도 결코 뒤쳐지지 않는다. 가스 브룩스를 보라.
그렇게 본다면 미국시장에서 인지도를 얻지 못한것은 모던 토킹의 높은 음악적 재능을 고려할때 많이 아쉬울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대서양이라는 지리적 이점이 있음에도 미국 차트에는 단 한번도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으며 철저하게 유럽중심으로 음반을 판매했다. 1985년에서 1987년 사이 유럽지역에서만 무려 6500만장의 음반을 팔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그 덕분에 유튜브 등지에서 보면 모스크바를 비롯한 러시아에서 진행하는 Discodeka와 같은 채널에서도 C.C Catch와 더불어 이들 모던 토킹을 단골손님으로 출연을 한다.
실제로 모던 토킹의 토머스 앤더스는 우크라이나 키예프 국립대학에서 명예교수로 임명장을 받았다. 그 이유가 바로 동구권에서의 엄청난 인기 때문이었다.
디터 볼렌 역시 상당히 뛰어난 뮤지션으로 그가 발굴하고 프로듀싱한 뮤지션들이 꽤 있다. 바로 C.C. Catch, 저 유명한 미국의 뮤지션인 프린스에 의해 발굴된 Anna Fantastic (1973~. Sheree)와도 같이 일을 했었으며, 독일 보이 밴드인 Touche를 프로듀싱하기도 했다.
많은 밴드들이 그렇듯 이들도 1987년에 갈라지게 되는데, 디터 볼렌은 갈라진 직후 Blue System이라는 밴드를 조직해 또 한번 큰 성공을 거두게 된다.
그러다가 1998년 다시 재결합을 하게 되고 You're My Heart, You're My Soul 98이라는 곡으로 성공적으로 팬들에게 존재를 각인시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