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만 늙지 말라니, 참!

고향의 기다림

by 박점복


살구꽃, 아기 진달래 그리고 복숭아꽃 이름 정도면 충분했던 시절이 언제였더라. 흐드러지게 피었던 순박한 우리 꽃 여전한 그 속에서 놀던 친구들이 "야! 게가 말이지, 너도 그때는 인마" 서로 부르며 아련한 그 세월을 소환하고 있다. 나이가 어떻게 먹은 줄도 모른 채.


혀를 꼬부려야 하는 낯선 서양 이름을 한 꽃들이 아니었어도 충분하고 말고 였으니. 동네에 흐르는 개천이야 욕심 한 번 부린 적 없잖은가? 제발 가만 두길 바랐을 뿐. 날 몰라보면 어쩌지? 아님 내가 몰라 볼만큼 촌티(?)를 벗었노라 우쭐댈까도 두렵고. 뒷동산 나지막한 언덕배기가 여전했기 망정이지.


한시도 잊은 적 없다던 복숭아꽃, 살구꽃, 아기 진달래들이 내가 늙어 혹시 못 알아보기 전 서둘러 찾아가 만나야 한다. 나는 변해 쪼그라들었어도 그때 그곳 만큼은 여전하길 바라는 못난 이기심과 더불어.



------교향의 기다림------


달콤하게 뻗친 유혹 어찌어찌 견뎠을까

훌쩍 떠난 이기심에 버거웠을 산기슭아

세월 얄궂은 인연 놓지 못한 실 개천아!


바람처럼 흐르고 물같이 불어 예도

살에 패인 주름 화장(化裝)마저 사치였나

그렇게 속 곳에 감춰 품어낸 굳은 맹세


너덜너덜 아린 속 풀릴세라 졸라맨

도리 없이 늙었어도 핀잔마저 거두면서

망나니 여전한 허세 비위 좋게 덥석 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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