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세트도 나름이지.....
눈치가 없으면 그나마 코치라도 좀 있던지, 참 한심(?) 하기 이를 데 없이 추적추적 비까지 심란하게 내리는 날씨.
우산으로 방어해 보지만 우습단다. 바짓가랑이 장난이 아니고. 축축하게 젖어서는 물에 빠진 생쥐가 친구 하자며 아는 척 까지.
바로 그때, 얼마 떨어지지 않은 곳, 삐오 삐오 119 앰뷸런스의 다급한 소리.
비켜 달라고 계속 애원을 한다. 한 치 앞도 알 수 없는 어느 응급 환자의 생사 여부를 싣고서. 우울한 아픈 기억 때맞춰 주책없이 스멀스멀 되살아 날 건 또 뭐람. 기가 막히게 딱딱 아귀 맞춰가며 달려든다, 원치 않는 세트 되어
마음은 콩당콩당 도무지 진정이 되질 않고. 연신 아픈 이의 이름 애타게 불러도 마의동풍. 응급 구조사의 바쁜 처치 또한 재봉틀 실 북처럼 정신없이 바쁘다.
벌써 몇 년이나 흘렀는데도, 우중충한 우울감 왠지 모르게 힘 좀 써보겠다고 누를 때면 늘, 어머니 옆에서 앞이 노래졌던 그때가 겹쳐진다.
아픔을 연출, 기획하는 이가 따로 있는 걸까. 요소들이 척척 맞아떨어지는 게, 참 희한하다.
구급차 침대에 누워, 의지와는 무관하게 이송되는 아픈 사람의 모습이 또렷하게 오버랩되며 가슴 졸였던 내 기억을 끄집어낸다.
우산의 얄팍함 뚫고 들어온 굵은 빗줄기에 축축해짐 잊은 채 그 자리 박재 인형처럼 서서 드리는 간절한 기도. '협력하여 선을 이루소서"
-빗줄기 바닥에 부딪혀 튀어 올라오는 축축함,
-스쳐 지나는 응급 구조차의 가쁜 사이렌 소리,
-의지와는 무관하게 이송되던 어머니의 애절한, 얼핏 안도하던 눈빛,
슬픔의 종합 세트라며 귓전과 닫힌 마음의 문을 열란다. 연신 노크하며.
대문 사진 출처: 티스토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