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신 0416

by 문성훈

• 딸 - "엄마 나 문신 해도 돼? 타투.."

• 아들 - "우리 엄마 억장 와르르~"

• 아내 - "다신 묻지마라. 하지마라 했잖아"

• 딸 - "아 앙~"

• 아내 - "죽을래? 여지껏 아빠도 못한걸 감히 니가..."

• 딸 - "아빠! 우리 같이 커플타투하자"

• 나 - "아빤...... 오래 살고 싶다."

• 딸 - "ㅋㅋㅋㅋㅋㅋㅋ"
ㆍㆍㆍㆍㆍㆍㆍ ㆍㆍ<우리 가족 톡방 대화 中>

언젠가 아내에게 등짝에 날개를 펼친 독수리를 새기고 싶다고 했었다. 기겁을 했다. 짐작은 했었다.
무언가 주술적인 힘을 빌려서라도 날고 싶은 바램이 간절한 때였다.
무슨 수를 써 본들 한 이불 덮고 자는 사이에 숨길 재간이 없는 나로서는 포기할 밖에...



며칠전 밤 늦은 시각.
아내가 딸아이에게서 온 전화를 받았다. 심야영화를 보고 들어가겠다고 했단다. 딸아이는 매일 10시까지 아르바이트를 한다.

"무슨 영화래?"

"세월호 영화"

"안보는 게 좋을텐데......" 내가 중얼거렸다.

새벽 2시가 다돼서야 딸아이에게서 다시 전화가 왔다.
아내의 핸드폰으로 딸의 코맹맹이 소리가 새어나온다.

"딸~ 많이 울었구나?"

"으 응... ㅠㅠ"

그럴 줄 알았다. 그래도 이 아빠보다 용감한 아이다.
그날 숨진 아이의 핸드폰 동영상을 도저히 못봐내서 TV를 끈 나다. 한참 시간이 흐른 후. 진도를 찾았어도 차마 팽목항에 들르지 못했다.
격정을 감당하지 못할 것 같아서 이후로도 오랫동안 가슴을 후비고 돌아다닐 그 소용돌이가 두려웠다.
어쨌거나 딸아이는 고개를 들어 정면을 바라보려 하니 용감할 밖에...



세월호는 시대를 공유한 우리의 가슴팍에 새겨진 문신이다. 지울 수도 지워서도 안되는 주홍글씨다.
누구도 예외일 수 없는 이 명백한 사실을 두고 부끄러운 짓은 하지 말아야 한다.
무엇으로 덮을 것인가 궁리하는 죄는 또 어떻게 갚을 셈인지 모르겠다.
어떻게 속죄할지만 골몰해야 한다. 진실이 떠오르는 날까지 우리는 죄인이다.
내 몸 어딘가에 감춘들 영원한 비밀이 될 수 없는 문신처럼 세월호는 우리 가슴 속에 잠겨있다.


입이 있으되 말하지 말며, 머리가 있으되 생각치 말라. 흐르는 눈물은 삼키고 가슴에다 문신만을 새기자.

오늘은...오늘만큼은...
우리 아이들을 떠나보낸 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