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남미에 있는 코스타리카란 나라가 있다. 쉽게 갈 수 있는 나라가 아니어서 나 또한 즐겨보는 세계여행 다큐멘터리에서 둘러봤을 뿐이다. 특이하게도 이 나라의 유일한 유네스코 세계무형 유산은 ''카레타'란 소달구지다. 예전에는 짐을 운반하기 위해 제작됐던 것인데 지금은 전통 수공예품으로 제작되고 있다고 했다. 카레타를 유명하게 한 건 다양한 문양과 화려한 채색이 된 수레바퀴다.
카레타는 19세기 중반 커피와 사탕수수등을 실어나르던 서민의 애환이 담긴 수레다. 물의 낙차를 이용한 물레방아를 돌려 우리네 방앗간같은 공방에서 만들고 있었다. 카레타의 수레바퀴는 나무를 깎아 만든다. 케이크를 자른 것같은 삼각모양 나무통판 조각을 붙여 만든다. 우리가 아는 살이 뚫려있는 바퀴는 생김새가 아름답고 우아하며 날렵하다. 하지만 진흙탕에 빠지면 가라앉아 빠져나가지 못한다. 묻은 진흙을 떼어내기도 힘들다. 하지만 카레타의 통나무 바퀴는 진흙탕을 쉽게 지나가고 빠져나온다. 바퀴가 진흙을 헤치고 나가기 때문이다. 그렇게 만들어진 바퀴에 정성드려 문양을 그려넣는다. 제 색깔을 내기위해 흰색위에 덧칠을 하는 수고를 아끼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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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삶의 수레바퀴는 어떻게 생겼을까? 돈, 지위, 명예, 평판, 외부의 시선이라는 바퀴살로 만드려는 수레바퀴가 아닐런지 궁금했다. 우리는 누구나 이런 것들을 추구하면서 살아간다. 그런데 집요하면 집요할 수록, 가지면 가질 수록 예상치 못한 수렁에 빠져 헤어나오지 못하는 사람들을 만난다. 실제로 남이 부러워할만큼 다 이룬 사람들이 자신은 여전히 불행하다거나 우울증에 시달린다. 삶에 알맹이가 차지 않아서다. 영혼은 빈약하고 내용물은 차있지 않은데 근육같은 바퀴살만이 버티고 있어서가 아닐까? 삶의 여정에서 장애물을 만날 때면 자신을 빠져나오게 해줄 내면이 없어서다. 지금까지 자신을 버티게 해준 체면과 허울이라는 바퀴살에 주변의 질시, 지나간 허물이라는 진흙이 끼어 오도가게 못한다.
자연이 나를 만들었다. 나를 에워 싼 여러 사람들의 손길로 다듬어졌다. 그렇게 한 조각씩 붙여져 운명 위를 구른다. 나는 마른 길에서 질주하는 세련되고 아름다운 살이 뚫여진 바퀴가 되고 싶지는 않다. 진흙탕에 빠져 허우적거리고 오물을 묻히고 다니는 그런 수레가 아니길 바란다. 날래지는 않을지언정 진흙을 헤치고 나가는 카레타의 수레바퀴가 되고 싶다. 하얀 내 생애 아름다운 문양을 새겨져 있는....
"....그리스 소설가 니코스 카잔차키스는 이렇게 조언했다. “죽음에게 뼛조각 몇 개 말고는 아무것도 남겨주지 말라.” … 우리 삶이 보잘것없는 잠정적 수준에 머무르지 않으려면 열정을 가지고 살아야 한다. … 당신은 이제 누구에게 허락을 구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얻어내야 한다. 열정 없는 삶에는 깊이가 없다." - 내가 누군지도 모른 채 마흔이 되었다 / 제임스 홀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