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아버스

by 문성훈

버스를 타고 다니다보면 '정차하기 전 좌석에서 일어나거나 통로로 나오지 말아달라'는 문구를 늘 보게된다.
위험하오니 안전을 위해서라는 '당부'에서부터 절대 일어나지 말라는 '지시', 사고시 버스회사는 책임을 지지않는다는 '경고'까지 실로 다양한 문구로 쓰여있다.
그런데 나는 단 한번도 승차 태그후 좌석을 찾아 앉은 후에 버스가 출발하는 경우를 보지 못했다.'절대'그렇게 하지 않고, '위험'을 느낀 적도 많으며, 버스회사에 '항의'할까 생각도 했었다.

하차를 위해 먼저 일어나 통로로 나오는 것과 승차후 통로를 지나 자리를 앉을 때까지의 상황은 매한가지다. 승객의 안전을 도모한다는 지극히 당연한 전제를 두고도 말하는 주체가 누구인지, 방점이 어디에 있는지에 따라 태도와 어투도 다르다.
정말 심각한 문제는 같은 문제를 두고 주창자가 전혀 다른 행동을 할 때다. 승차하자마자 출발하면서 정차 전에는 일어서지 말라는 것이 그와 같다. 승객이 정차 전 일어서서 다치기라도 하면 버스회사에 책임을 물지 못한다는데 정차후 맨 뒷자리에 있어 이를 지키느라 혹시라도 내릴 곳을 지나쳤다면 버스회사에 책임을 물을 수 있을까. 정당한 요금을 내고 타는 버스가 이렇다.

우리는 한국이라는 더 큰 버스를 타고 있다. 정권이라는 운전대를 쥔 기사는 5년마다 바뀐다. 버스회사는 행정, 사법, 입법을 아우르는 정부다.
승객인 국민의 안전과 행복을 위해 운행한다. 이런 공동 선을 위해 정부는 '당부'를 하기도 하고, '경고'도 하며 때로는 법적 조치를 하기도 한다. 시대가 바뀌면서 양상은 달라져 왔고 시민의식은 향상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차도 하기 전에 통로로 먼저 나서거나 정류장도 아닌데 내려달라고 소란을 피우는 사람이 있다. 주취한 승객이 안전을 위협하는 경우도 있다. 많은 승객이 불안을 느끼고 만류를 하기도 하지만 운전은 기사가 한다.
그런데 정작 더 큰 문제는 다른데 있다. 승객을 가려가며 출구에 가까운 지정 좌석을 차지한다든지, 정류장이 아닌데도 내려주는 경우다. 심지어 경고문구를 붙이고 법적 조치를 해야하는 버스회사 담당자가 혜택과 제재를 제멋대로 한다면 어떤 승객도 납득하지 못한다. 이는 정차 전에는 일어서지 말라면서 타자마자 출발하는 버스에 오를 때보다 더 불쾌하고 용서가 안된다.

승객은 정차 전에 일어나지 않아야 하며 버스회사와 운전기사는 탑승하자마자 출발을 해서도 안된다. 난동을 부리는 승객은 파출소에 인계해야 한다. 운전기사와 버스회사는 승객을 가려가며 대우해서도 안되며 안전을 책임지고 편안하게 목적지까지 모실 책임과 의무가 있다.
그래서 우리는 세금이라는 요금을 내고 오늘도 한국 버스에 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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