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고 Story 9

by 문성훈

업동이라고 치부해야하나. 이젠 산책나가서 마주치는 사람들을 피하는 것만 빼면 쾌활하고 애교가 넘친다.
마지막 보루였던 아들 녀석 방에 영역표시(오줌)를 한 이후부턴 패드에만 볼 일을 본다. 아내가 "진작에 쌀만큼 싸게 방문을 열어둘걸 그랬나"라며 웃는다.
슬금슬금 아내의 눈치를 보며 금단의 벽을 넘더니 급기야 거실쇼파까지 점령하기에 이르렀다.(실은 나와 아이들이 망고를 안아올려서 버려놓은 결과다)
이제는 훈육을 담당하던 아내도 절반은 포기할 지경에 이르렀다.

눈치도 빠르고 영리하다. 무엇보다 순둥이라 온 종일 혼자둬도 사고치는 일이 없었는데 장난감엔 관심이 덜하고 유독 아내의 슬리퍼에 애착을 가져서 문제다.
이왕 갖고 놀던거라 버린 셈치고 새것을 꺼냈더니 그전 것은 내쳐두고 새 슬리퍼를 물고다닌단다.
영원한 숙제인 털빠짐과 슬리퍼 집착증이 남아있지만, 나로선 개라면 질색이던 아내의 변화가 더 흥미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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