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고Story 10

by 문성훈

사람이 태어나서 가장 먼저 배운 말이 '엄마'라면, 가장 빨리 눈치 챈 행동은 무엇이었을까?
2살배기 망고는 식구가 출근할 때와 제 놈과 같이 산책 할때를 기가막히게 알아챈다.
"갔다 올께"와 "나가자"란 말을 정확하게 구분한다.
어디 그 뿐인가? 제 나름대로 선호와 기준이 있어 가족간의 서열이 존재함을 알려준다.
확고부동한 1위는 당연히 제 놈을 데려 온 딸아이다. 내가 2위, 아내와 아들이 3~4위 혼전을 거듭하고 있다. 장모님은 올라오신 지도 얼마되지 않지만 가끔 혼꾸멍을 내니 항상 꼴찌다.
딸아이가 집에 있을 때 나머지 식구는 그야말로 '투명인간'에 다름아니다.
딸아이가 아침에 알바 출근을 했다. 문소리가 나자마자 아니나 다를까 안방으로 달려 와 낑낑거리며 일편단심 제 사랑이 나갔음을 알린다. 이제 내가 간택받았음을 통보하는거다.
물론 나마저 출타하게되면 아내에게 똑같이 행동하고 졸졸 따라다닌다.
산책을 데려나가려고 채비를 갖춘다. 벌써 기대감에 부풀어 꼬리를 부채처럼 흔들며 따라다닌다. 출근할 때와 별반 다르지않은 준비인데도 명확하게 구분하는 것이 분명하다. 출근채비할 대는 꼬리를 흔들지 않으므로... 이렇게 산책을 하려 할때는 "망고야 나가자"란 말을 미리 뱉어서는 안된다. 앞발을 쳐들어 내 다리를 연방 치고 현관을 들락거리며 왔다갔다 그 닥달을 감당하기 힘들다.
그렇게 나선 걸음이다.
공원가는 길에 들른 커피숍에서 냉커피를 주문하는데 테이블에 앉아있던 분이 묻는다.
"고놈 이쁘네. 무슨 종입니까?"
"이름은 '망고'고요, 유기견입니다."
둘 다 틀린 대답이다.
공원길을 걸으며 망고한테 미안해 했다. 눈치빠른 녀석인데 내 말을 알아들었으면 어쩌나 걱정했다.
'잡종이니 세련되게 '믹스견'이라고 했어야 했나? 아니면 비슷한 종 이름을 댔어야 했을까?'
암튼 '유기견'이란 말은 이 녀석이 결코 원하는 답이 아니었을 것이다.
해외 여행 중에
"어디서 왔습니까?"라는 질문을 받고
같이 동행하던 친구가
"'백수'죠. 지금은 놀고 있습니다"라고 대신 답해 준 꼴이다.

이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애완견의 조상은 '늑대'였고 그 중 8할이상은 인간의 교배로 정착시킨 종이니 인간이 명명한 그들 종명도 아무 의미 없으리라.
그냥 "이름이 뭡니까?'라고 물었으면 좋겠다.
아니 그리 묻지않더라도 이름으로 답해야겠다.

망고는 그냥 망고일뿐이다.
내가 나일뿐 어디 지역출신에 무슨 일을 하는 '누구'로 불려지길 싫어하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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