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네의 정원

제주

by 문성훈

“이처럼 아름답고 조용한 자연의 귀퉁이에서 영원히 사는 것이 나의 소망이다”

“어느 순간 갑자기 연못에서 황홀한 광경을 보았다. 나는 바로 팔레트를 집어들었다”

자연을 노래하는 서사시인 르네는 정원을 가꾸면서 예술을 추구했다. 정원은 그에게 끊임없이 영감을 주는 원천이었다. 또한 스승이자 모델로서 예술 활동의 시험대가 되었다.

모네는 예술을 추구할 때 자신에게 영감과 활력을 주는 원천은 자연에 대한 애정이라고 말했다.
“자연과 더욱 가까워지는 것 외에 다른 것은 바라지 않으며 자연의 법칙에 순응하며 일하고 살아가는 운명 외에 소원은 없다.”
하지만 마르크스는 자연에 대한 경외심은 인간의 노력을 통해서만 드러난다며 “사상이 자연을 정의하고 시가 자연을 찬양하며 예술이 자연을 묘사한다.”라고 반박했다.

모네는 자연의 아름다움을 인식하고 찬양하는 새로운 통찰력을 세상에 제시했다. “인류가 존재하고 그림을 그리기 시작한 이후 지금까지 그 누구도 이렇게 훌륭하게, 아니 이런식으로 그리을 그린 적이 없다”
<수련> 연작은 그림과 자연을 조화시키고자 끊임없이 애썼던 모네의 욕망을 보여준다. 그는 일반적인 통념에서 작품을 해방시킴으로써 연못에서 발견한 것을 표현할 방법을 찾아냈다.

ㆍㆍㆍㆍㆍㆍ<모네가 사랑한 정원/데브라 맨코프, 김잔디>

모네는 결국 빛과 반사에 심취해 시력이 망가뜨린다. 모네에게 '물'은 무엇이었을까. 어머니 자궁 속을 유영하던 시절의 양수이자. 세상을 담은 거울이지 않았을까. 생명과 예술의 원천, 삶의 이유이며 자연 그 자체였으리라.
모네가 가꿨던 정원처럼 사람이 만들어낸 인공호수 물가를 거닌다. 수련을 만나고 일본식 다리를 바라본다. 만든 사람은 의도치 않았지만 제주에서 프랑스 지베르니를 거닐고 모네를 떠올린다.

영원한 이방인이 될 수 밖에 없는 지구별 방문자는 사진에 담는 것으로 위대한 예술가의 흉내를 낼 뿐이다. 빛과 반사를 기다리기에는 주어진 시간이 너무 짧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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