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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문성훈 May 04. 2019

리모델링에 대한 생각

처음엔 성당건물인가 싶었다. 넓은 노상주차장 도로변이라 깍두기모양으로 썰어놓은 건물들 사이에 뽀족지붕을 이고있는 고풍스러운 석축건물이기도 했거니와 무엇보다 건물을 에워싸고 올라간 넝쿨이 자연스러운데다 멋스럽고 격조있기까지 했다. 순전히 그 담쟁이덩쿨 때문이었다.

관심을 둔 터에 주변 탐문을 해보니 건물주 또한 미대 교수시라 쉽사리 주인이 바뀌지도 않을 뿐더러 꼭대기층에 거주하시니 건물을 함부로 관리하지는 않을 듯 싶기도 했다.
사무실 이사를 염두에 두고 기회를 잡으려 주변부동산에 촉을 두고 있던 터에 어느날 그 중 한층이 비게됐다는 전갈을 받고 한걸음에 달려갔다.

그런데…아뿔싸 내가 건물디자인만 봤지 그 실상에는 눈을 감았다는 사실을 그때서야 깨달았다.

이유는 첫째. 한겨울을 빼고는 건물전체를 둘러싼 담쟁이덩쿨덕에 벌레가 끊이지않아 창을 열 수가 없었고,

둘째. 건물 위층으로 올라가는 계단을 건물 뒤쪽 후미진곳에 배치해서 출입시 주차해둔 차들과 건물사이를 매번 비집고 다녀야 하며

세째. 각층 외부공간에 대한 배려가 없는데다 건물주가 벽을 뚫거나 외부에 노출되는 배관을 꺼려해서 에어컨을 놓거나 별도 주방을 설치하는데 난항이 예상된다는 점이었다.

사업초기 에피소드인데 건축에 관한  새로운 각성을 하게 해줬다.
이 사진을 보니 그때 기억이 새로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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