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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문성훈 May 04. 2019

기사를 읽다가 문득...

#기사를_읽다 문득…

"저기 교수님..."
강의를 마치고 주섬주섬 노트북을 담는데 한 여학생이 서있다 .

"응. 왜?"

"잠깐 면담 요청해도 돼요? 상의 드리고 조언을 듣고싶어서요"
당장이라도 눈물이 또르르 구를 것만 같은 큰 눈망울이 인상적인 친구다.

"응 그러자꾸나"

학생식당에 딸린 카페에서 털어놓은 고민은 졸업작품의 주제에 관한 것이었다. 지금은 도시재개발로 철거중인 영등포 옛사창가(신세계백화점뒷길)에 '여성인권박물관과 관련테마거리'를 주제로 삼고 싶은데 지도교수님이 부정적이라 어째야할지 모르겠다는 내용이다.

"가장 관심이 가고 흥미로운 주제를 잡는 건 당연하고, 니가 정하는 건데 정작 걱정하는 건 따로 있지 않니?"

"네"

"그게 뭐니?"

"아무래도 지도교수님 의견을 따르는게 저로서는 평가나 나중을 봐서라도..."

"그래 그럴거라 예상했어. 그런데 니가 지도교수님과 상의해서 정한 주제로 졸업작품을 준비하면 아무래도 정성이나 흥미가 덜할거고, 비록 평가는 좋게 나오더라도 평생 한번 뿐인 니 졸업작품은 스스로 만족스럽지 않을거야.
취업해서도 너의 아이디어와 계획대로 만들 작품은 한 10년뒤에나 가능하게 될테니까 소중한 기회를 버리지않았으면 해"

"그럼 저는 어떻게 하는게 좋을까요?"

"내가 너라면 니가 그리는 그림을 잘 설명할 자료를 준비할거다.아마 그 주제로는 원서나 논문으로는 있지싶다.
논문은 국회도서관을 이용해봐. 그렇게해서 적극적으로 교수님을 설득하겠지.
왜 하고싶은지? 어떻게 전개할건지? 그리고 무엇보다 이게 너한테 어떤 의미인지... 아마 그러면 될껄"

비로소 얼굴이 펴진다.
"네 알겠습니다"

이후 설득에 성공했다는 소식을 전해줬고, 그 주제로 졸업작품을 완성해서 내게 자랑스레 보여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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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요코하마의 코가네초는 2005년까지만 해도 유명 성매매 거리였던 지역을 예술공간으로 탈바꿈시킨 곳이다. 한때 260여개에 달했던 성매매 점포들을 개조해 예술가들을 위한 레지던스와 전시회 공간으로 활용하고, 인근 고가도로 밑에 예술가들을 위한 스튜디오를 마련했다. 2008년부터 미술전시회 '코가네초 바잘' 이 매년 열리는데, 현재는 요코하마 비엔날레와 연계해 행사 규모가 더욱 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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