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부모가정에 대한 소회
한부모이냐 아니냐는 중요하지 않았다. 나는 나의 삶을 통해 가정의 형태보다 ‘부모와 자녀가 어떠한 관계를 유지하며 살아왔는가’가 더 중요한 것이란 걸 깨달았다. 부모님이 두 분이 모두 계셔도 관심이나 사랑을 충분히 받지 못한 아이는 가슴 한편에 내적 고통을 가지고 살아갈 수밖에 없을 것이다. 부모가 이혼 사실을 쉬쉬하고 감추려 든다면 내가 그러했듯 아이도 이를 부끄러워하고, 뚜렷한 이유도 모른 채 자신감을 잃고 살아갈 것이라고 나는 감히 전하고 싶다. 그러나 한편, 한쪽 부모의 부재가 내게 시련만을 가져오지는 않았다는 메시지도 전하고 싶다. 본문에서 설명하겠지만, 오히려 결핍으로 인해 이룬 것이 더 많았다. 특별할 것 없이 자랐지만, 그렇다고 한부모가정이라 해서 의례 우려하듯 문제아적인 삶을 살지도 않았다. 오히려 학창 시절 성적은 늘 상위권이었고, 현재의 삶도 상당히 안정되어 있다.
때문에, 이제 나는 엄마가 되어 아이를 키우는 입장에서, 또한 싱글대디에게서 자라온 자녀의 입장에서 어떠한 양육방식이 결과론적으로 좋았고 그렇지 않았는지를 가감 없이 솔직하게 이야기해보고 싶다. 이를 통해 배우자와 헤어졌어도 부모로서의 책임을 다하려는 부모님들을 응원하고, 나아가 나의 아버지가 나와 동생을 홀로 잘 키워냈던 양육 노하우를 공유하려 한다. 또한, 아무 잘못 없이 부모의 헤어짐으로 상처 받는 아이들을 글로써 보듬어 주고자 한다. 나의 글을 통해 나와 같은 한부모가정의 부모와 아이들이 희망을 가지고 편견 어린 시선으로부터 벗어나 당당하게 살아갈 수 있다면 더 바랄 것이 없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