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픔의 무게는 따질 수 없다.
‘나는 성형했어요.’
라는 말을 들어봤다. 그게 나랑 무슨 상관이지? 하고선 피식 웃었다. 큰일을 겪어 보고 나니 아픔이란 무게는 따질 수 없다. 성형한 게 힘들듯 자신이 살아온 인생의 가장 큰 슬픔이 곧 그 무게의 지표다.
엊그제 다시 장례식장에서 울고 있는 꿈을 꾸고 일어나니 베갯잇이 눈물바다가 되어 있었다. 한동안 지독히도 쫓아다니던 그 꿈을 오늘은 떨쳐내 버리고서는 다른 꿈으로 그 꿈을 덮었다. 그동안 나는 그럴 수 없는 존재 같았다. 더 이상 힘들지 않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괜찮다는 말 한마디에 이제는 깊은 동굴 속을 빠져나와 허허벌판에 있는 기분이 든다.
어딘가 어색한 웃음을 짓던 내가 자연스럽게 웃는다. 내가 내 사진을 보며 신기하다. 좋다. 좋은 게 좋은 거다. 어색하게 웃던 내 모습이 싫어서 어디에도 남길 흔적이 없었다. 그건 그 누구의 잘못도 아니고 스스로 옥죄는 무언가가 있었겠지. 마치 멈추어진 시간처럼 시간과 공간의 방에서 그저 서 있는 게 최선이었다. 그러다 문득 성형고백을 하던 사람을 마주하고선 내 아픔이 그 정도라고 생각된다면 나는 무슨 죄를 지었길래 심장에 무거운 도끼를 꽂아둔 채 삶의 의미를 찾아야 하는지 억울했다. 나 빼고 각자 자신의 방향대로 뛰어가는 남들이 부러웠다. 홀로 동굴을 파해처 후회해도 달라지지 않을 상황을 반복했었으니까.
웃는 사진을 피드에 올려두고선 오늘은 공원에 앉아 도란도란 피자를 먹었다. 좀처럼 바뀌지 않는 빨간불에 지쳤던 걸까 생각해봤지만 그렇진 않은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