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껏 살아오면서 무엇을 좋아하고, 무엇을 잘하는지 늘 불확실했고, 불안했다. 누구를 만나도 그 사람들은 좋아하는 것, 잘하는 것, 하고 싶은 것, 꿈꾸는 것이 명확했다. 그런 사람들을 보며 부러워하기도 하고 질투도 하며 나의 못남에 한없이 바닥으로 가라앉는 마음을 느꼈다. 그래서 그랬나? 나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처음 만나는 세상에 대한 동경이 생겼다. 아는 것도 없이 관심도 없이 다른 이의 꿈에 내 한쪽 발을 살짝 디밀어 보았다. 그렇게 이것저것 눈을 돌리다 보니 맥락이 없는 듯한 배움이 이어졌다. 그리고 공식적으로 내가 좋아하는 것, 잘하는 것, 하고 싶은 것으로부터 멀어지고 말았다. 아마 평생 살면서 내가 좋아한다고 당당하게 외쳤던 단 한 가지가 있는데 거기에 신경 쓸 여유가 없었다.
결혼하고 아이가 생기면서 모든 꿈에 대한 마음을 접고 살다가 우연히 도서관 글쓰기 프로그램을 듣게 되었다. 모든 엄마들이 겪는 육아에서의 지침, 자기 자신을 잃어버리고 자존감이 바닥을 치던 그 시점이었다. 또다시 다른 사람들의 꿈에 눈이 갔고 나도 욕심이 났다. 처음에는 사람들 자체에 욕심이 났다. 사람들과 어울리기를 좋아했던 나였기에 육아로 인한 고립은 나를 엄청 힘들게 했다. 그래서 그 사람들이 너무 절실했다. 도서관 프로그램 종료 후 동아리가 결성되면서 내가 생각해보지 못한 세상을 만났다. 책, 토론, 글쓰기, 재능기부, 활동 등 내가 이런 걸 할 줄 알았나 싶게 즐거웠고, 더 알고 싶어졌다.
동아리 활동이 시작되고 얼마 되지 않아 재능기부 수업을 하게 되었는데 일본어 동화 수업이었다. 내가 평생 좋아한다고 자신 있게 말했던 것이 일본어였다. 일본어가 재미있고 좋았다. 자막 없이 영화, 드라마 보느것도 좋았고 일본인 친구와 수다 떠는 것도 좋았다. 내가 좋아하는 것으로 재능기부를 하고 나니 더 좋았다.
그래도 적극적으로 더 할래요라고는 말을 못 했다. 내 틀을 못 깼고 자신감이 부족했다.
그 뒤로 동아리 활동과 함께 독서 관련 수업을 듣고 자격증을 따고 현장 수업도 나갔다.
너무 행복했고 자신만만했다. 그러나 또 그때뿐이었다
다시 조용히 난 잘 못해. 패배 의식에 쌓였다.
그리고 코로나 팬데믹은 나를 더 구렁텅이로 빠뜨렸다.
대면이 막히니 내 숨 쉴 곳도 막혔다.
그런 와중에 sns에서 숨통이 트였다.
내가 좋아하는 것, 내가 하고 싶은 것, 내가 할 수 있는 것에 대한 구체적인 단상이 떠올랐다.
지금껏 시간낭비했다 생각했던 배움들이 한 줄로 엮였다.
각각의 것이라 생각했던 것들이 연결되어 내가 하고자 하는 일에 씨앗이었음을 알게 되었다.
물론 지금도 많이 부족하다. 이미 비슷한 일을 하고 있는 분들도 있을 것이다. 그런데 나는 나만의 것을 만들고 싶다는 동기가 생겼다. 내가 좋아하고 관심 가졌던 것들로 지금껏 씨만 뿌렸다면 이제는 가꾸고 거름을 줄 단계이다. 잘 키워서 싹을 틔우고 내 꿈을 만들고 싶다.
나는 못해라는 패배의식은 버리고 무조건 고고! 할 생각이다.
내게 외쳐주고 싶다. 이제 시작이야! 앞만 보고 달려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