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감정을 들여다보고 알아차려라
갱년기다.
설마 내게 갱년기가 찾아올 줄이야.
주변 친구들은 갱년기를 겪고 있다며 열이 오르락내리락하고 얼굴이 벌게졌다 하고 시도 때도 없이 화가 난다고 했는데 지금 내가 그렇다
갑자기 화가 불쑥 올라오고 몸에 열이 나며 진땀이 흐르고 얼굴은 벌게진다
도둑처럼 나를 덮쳐온 갱년기 현상
받아들이는데 조금 시간이 걸린다
내 마음에 폭풍도 감당하기 어려운데 신체적 변화는 더 버겁게 느껴진다
살아가면서 인간관계가 제일 어렵다
나의 선의가 상대에게 불편함으로 다가갈 수 있다는 것
그 이야기를 내 면전에 던진 그 사람으로 인해 일 년이라는 시간 동안 내 마음은 지옥불이다.
사람의 생각이 다를 수 있기에 그 사람이 느꼈다는 불편함을 이해하려고 애썼다
그러나 마음은 참 간사하다
내 나이쯤이면 상대를 포용하는 마음이 더 넓어져야 하는데 그 사람의 말은 비수가 되어 내 심장에 꽂혀 빠질 생각을 하지 않는다
자존감의 부재다.
타인의 말에 휘둘리는 내가 답답하지만 그 비수는 나의 7년 시간을 송두리째 부정하고 흔들리게 만들었다
말을 줄여야 한다
상대에게 내 전부를 보여줄 필요는 없다
내가 그 사람에게 보여준 건 함께 해서 좋았던 내 기분을 전하고 싶었던 것인데 그 사람은 그것이 불편했단다.
아, 내 행동이 상대를 불편하게 했구나, 고쳐야지
그런데 그 이면에 올라오는 그 사람의 말과 태도에 상처를 받은 나.
삼 개월을 안 보면서 마음을 다독였는데 다시 보니 마음이 지옥에 떨어진다
내 입에 자물쇠를 채운다 위축된다
나이를 먹으면서 웃어넘기는 일이 줄어든다
돌이켜보면 웃고 넘겼던 일들에 날 선 반응이 나온다
마음에 독이 찬다
이제 나도 손해 보기 싫어진다
나이를 거꾸로 먹는 것 같다
몸은 늙어가는데 마음에는 고집과 욕심이 들어선다
급성 갱년기에 걸렸다
마음에 비수가 꽂힌 그 순간부터 몸에 노화가 더 빠르게 진행되는 것 같다
나이를 먹는다는 것은 좀 더 마음이 여유로워지는 것이라 상상했는데 내게는 그 반대인 듯하다
내 마음에 그 상처를 들여다보고 꺼내고 털어내는 연습을 하고 있다
너는 너의 인생을 나는 나의 인생을 즐겨야 한다
나이를 먹는다는 것은 내게는 손에 쥐고 있는 고집, 상처, 욕심을 내려놓는 것과 함께 가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