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비평 <캡틴 판타스틱>(2016)

구조의 안쪽과 바깥쪽 그 사이에서

by 유월

<캡틴 판타스틱>은 신자유주의의 사회구조를 벗어나 그들만의 사회를 만들어 그곳에서 자급자족하며 생존법과 지식교육을 받는 가족 공동체의 얘기다. 그곳을 이끌어 가는 아버지는 기존의 사회 기저에 자본에 의한 정치가 숨겨져 있다고 규정하며 촘스키를 비롯한 철학자, 이론가, 개혁가들의 이론을 통해 아이들이 기존 사회에 대해 비판적으로 바라보고 자신만의 생각을 펼칠 수 있도록 교육한다.


이 가족은 기존 사회 구조 바깥에 존재하며 이데올로기에 저항한다. 저항의 구체적인 방법은 그들이 길에서 경찰을 만났을 때 드러난다. 아이들은 신자유주의의 자본논리가 기독교를 통해 정당성을 갖게 된다고 교육받는다. 그래서 ‘경찰’이라는 사회구조의 산물이 그들에게 다가올 때 사회구조를 이끄는 핵심가치인 기독교를 이용하는데, 과장된 찬송을 부르며 경찰을 불편하게 만든다. 그 불편함은 기독교라는 도구에 의해 파생된 감정인 동시에 사회의 핵심가치다. 때문에, 이로 인해 사회 구성원이 느끼는 거부감은 역설적이게도 기독교로부터 나오는 것이다. 그것은 구조의 핵심 가치를 도구로 이용하여 구조를 해체하는 포스트구조주의적인 방법으로 볼 수 있다.


그런데 정말로 이들은 이데올로기로부터 자유로울까? 여기서의 이데올로기가 기존 사회의 그것이라면 답은 ‘그렇다.’이다. 그러나 이들이 교육받고 저항의 도구로 활용하는, 촘스키로 대표되는 이론가들의 생각은 인물들의 행동을 결정하는 이데올로기가 되기도 한다. 영화의 전반부에서 아버지가 아내를 찾아 나서기로 행동하는 것은 라캉이 말한 ‘욕망’에 비롯되었다. 자신의 욕망을 찾아 행동하는 ‘주체’인 것이다. 그러나 영화의 후반부에서 아내를 관에서 꺼내기로 행동하는 동기는 아들이 전한 촘스키의 말로 인해서다. 즉 행동의 동기가 내부가 아니라 외부에서 비롯된 것이다. 더불어, 기존 사회에 존재하는 가치를 찾지 못한다는 한계 또한 존재한다. 그래서 큰아들이 다른 가치를 찾아 사회 구조 안으로 들어가고, 나머지 아이들은 남는 절충적인 결말에 이른다. 기존의 사회 안에도 의미와 가치가 분명히 존재하기 때문에, 이를 생략할 수 없는 것이다.


이러한 교육방식, 양육방식의 양면성에 대해 아버지는 고민하고 갈등한다. 아이들을 살리는 길이면서 동시에 죽이는 길이기 때문이다. 미시적으로 보이는 아버지의 내면 갈등은 그러므로 구조와 구조 바깥에 대한 고민이다. 구조의 안쪽과 바깥쪽 사이에서 고민하다 절충적인 결말에 이를 때까지, 우리는 구조의 모순과 안정성, 구조 바깥의 정당성과 위험성이라는 각각의 양면적인 가치들을 놓고 함께 고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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