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는 달을 싣고 달린다.
도시가 달보다 밝아서
달을 훔칠 이유가 사라졌지만 그럼에도 달을 싣고 달린다.
어느 동화 나라의 공주는 달을 갖고 싶어 했어도
달과 똑같은 모양의 보석을 받고 만족하여
하늘의 달은 세상 사람들을 위해 내버려두었다는데,
달이 필요한 그 세상 사람들은 다들 어디로 갔는지.
저 하늘의 별도 달도 다 따다주겠다는
달콤한 약속들은 어느샌가 촌스러움에 파묻혀서
하늘을 올려다볼 때마다 달은 갈수록 흐려진다.
창문을 열면 늘 오른쪽 하늘 위
쨍하게 내 눈을 찌르는 달에 가만히 위로받았는데,
하필 딱 그 위치에 누가 그렇게 높은 아파트를 멋스럽게 지어놨는지.
누가 아무도 욕심내지 않던 내 달을 신나서 훔쳐갔는지.
달과 똑같은 모양의 보석도 아니고,
호수에 비친 만월도 아니고,
그냥 하늘에 매일 한 번쯤은 슬쩍 얼굴을 보이는
달이 갖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