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읽점#9[닮은 방들]
학업으로 바빠져서 이번 달은 단편부터 천천히 읽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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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집 주변에는 수많은 아파트들이 지어지고 있다. 무식하게 높고 넓은 건물들은 산과 강과 하늘을 가렸고 이제는 창문을 열면 무수한 사각형의 벌집만 볼 수 있다. 똑같이 생긴 창문들을 헤아리다 보면 멀미가 날듯 어지러워진다. 참 우스운 것은 그럼에도 아파트는 갖고 싶다.
닮은 방 속에 닮은 사람, 닮은 풍경, 닮은 삶이 있다. 소설을 보며 소름이 끼쳤던 부분은 그 닮음보다도 그 닮음에서 벗어나고 싶어 하는 주인공이었다. 남이 갖고 있는 것은 나도 가져야 하고 그럼에도 나는 남보다 앞서고 싶다. 그렇게 앞다투어 서로의 것을 탐하다 보니 결국 똑같은 사람들이 똑같이 살아가게 되었다. 남만큼 해온 삶은 '나'다운 삶이라고 할 수 있을까.
나는 이 소설이 "남들 다 하니까."를 관통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질문, 가장 최근에 "남들 다 하니까."라고 뱉어본 때는 언제인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