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읽점#11[도둑맞은 가난]
학업으로 바빠져서 이번 달은 단편부터 천천히 읽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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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난하지만 가난을 비웃는 사람, 가난해도 가난을 이겨내려는 사람, 가난을 뿌듯하게 여기는 사람. 부유하다는 이유로 가난을 무시하는 사람, 부유하지만 가난을 동경하는 사람. 경제적 위치와 가난에 대한 인식만으로 다양한 가치관의 사람들이 나타난다. 가난을 그냥 하나의 특성처럼 받아들이기에는 다른 그 어떤 특성들보다도 가난에 가해지는 제약들이 많다는 생각이 든다.
한때 나의 가난을 하나의 능력처럼 여겼던 적이 있다. '나는 가난해도 이만큼 해! 나는 가난하지만 고귀한 척은 안 해!' 당시 들었던 생각들은 소설 속 주인공에게 더 공감하게끔 만들었다. 당시의 나에게 누군가 '가난도 겪어볼 만하네.'라고 한다면, 그리고 그 누군가가 내가 사랑해 함께 할 미래를 그리던 사람이라면, 나는 아마 딱 주인공과 비슷한 감정을 느끼고 같은 선택을 했을 것이다.
지금의 나에게 누군가 '가난도 겪어볼 만하네.'라고 한다면... 한껏 그 누군가를 비웃고 싶은 마음이다. 가난 모조품을 도둑질한 바보 같은 사람.
누군가 당신의 약점을 체험해보고 싶다고 한다면 어떻게 반응하실 건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