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부모들은 너무나 버거울 때가 있다. 너무나 무해한 척 하면서 짓누를 때가 있다.
최악인 점은 어려서나 ‘어른’이 되서나 이 그늘에서 벗어나기가 어렵다는 점이다. 물리적 그리고 심리적 독립은 꽤나 어려운 일이다.
공통적으로 가스라이팅에 소질이 있다는 점은 신기하다. 부부가 같이 힘을 합하면 그 핼-로움은 당하는 사람을 무기력하게 하는 파워가 있다.
K-부모는 ‘사랑’ 하는 방식이 꽤나 단편적이다. 본인들이 받기 원하는 사랑에 대한 방정식이나 시나리오가 몇 개 있고 그것에 부합하지 않은 사랑은 null이 된다. 받은 사랑에 영을 곱해버린다. 그렇게 영이 되어 버린 사랑은 허공을 떠돈다.
K-부모는 해롭다.
K-부모는 자유롭게 폭력을 행사한다. 예전에는 물리적 폭력이 잦았지만 시대가 바뀐만큼 교묘하게 가스라이팅으로 가해를 한다. 어느새 문득 정신을 차리고 나면 내가 피해자인지 가해자인지 구분이 어렵다. 그 틈을 K-부모는 놓치지 않고 본인의 처절한 희생을 강조하며 피해자로 둔갑해버린다.
K-부모 앞에서 자식은 대부분 무기력해진다. 그들은 과거 시스템 안에서 본인들이 착취당하고 겪어야했던 사회적 그리고 구조적 폭력은 기억에서 삭제하고 그 아림을 온전히 자식을 향한 희생으로 덮어버린다. 폭력으로 만들어진 왜곡된 기억과 보상심리 앞에서 논리적 방패는 무용하다.
K-부모는 자식세대보다 비교적 덜 경쟁적인 환경에서 자랐지만 셈은 누구보다 빠르다.내 자식의 근황과 기분보다는 건너편 아무개 씨의 자식이 얼마나 버는지, 얼마나 회갑잔치를 화려하게 열어줬는지 등에 더 소식이 밝다. 그리고 묻지도 않은 그런 소식 전달도 빠르다. 안물안궁이 제일 어려운 세대.
K-부모들은 뭉치기를 잘 한다. 그래서 플랫폼 중에서도 뭉치기가 쉬운 ‘밴드’ 같은 곳을 선호한다. 동년배끼리 서로 서로의 비슷한 세계관을 공유하면서 재확인을 거치고 그 세계관을 답습하지 않은 자식은 어른이라도 문제아 취급을 하며 심지어 교정하려고 달려든다. 철근같이 공고한 그들의 세계관
K-부모들은 어디서 배웠는지 협박에 능통하다. 자식이 본인 세계관에 조금이라도 균열을 내려고 하면 “호적을 파겠다,” “죽어버리겠다” 등 KBS 아침드라마에 나올 말들을 쉽게 입에서 뿜어낸다. 목숨을 담보로 덤벼드는 K-부모 앞에서 한국 위계 정서에 너무 익숙한 자식들은 한없이 취약해진다.
K-부모의 거미줄에서 벗어나기에 대부분의 자식들은 정신적인 에너지와 물리적 자원이 한없이 부족하다. 첫번째로 부메랑같이 날라오는 가스라이팅과 여자라면 쉽게 당하는 몸매 지적과 슬럿 쉐이밍을 개인의 힘으로 온전히 막기에는 어렵기 때문에 심리 상담의 도움을 받아야 하는데 일단 비싸다.
K-부모의 거미줄은 넓게 쳐져 있어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그 주위 사람들까지 조금 멀리해야 한다. 일단 언제 초대받은지 기억이 나지않은 가족 단톡방 몇 개를 조용히 나와야 하지만 제기랄 카카오톡은 퇴장을 모두에게 공고하기 때문에 나올 수 있는 두꺼운 낮짝이 요구된다.
K-부모의 그늘에서 벗어나려면 자원이 필요한데 일단 주거공간 확립 때문에 대부분 탈출을 어려워 한다. 이것은 대부분 시스템 상 문제이기 때문에 해결이 막막하고 그래서 어떤 사람은 본인만의 네모난 공간인 침대 안으로 서서히 깊숙하게 빠져들곤 한다. 정신을 차려보면 질식할 정도로 깊게.
그렇게 K-부모를 피해 숨을 곳을 찾다보면 보통 깊고 낮은 곳으로 몸을 피하게 되는데 저절로 햇볕과 심리적 물리적으로 멀어지게 된다. 그때 자식은 에너지 레벨이 떨어져서 취약해 지는데 이때 조심해야 한다. 겉모습만 보고 쉽게 재단하는 k-부모는 아마 당신이 “게으르다”고 오해할 소지가 높다.
K-부모는 특정 시대를 살아내서인지 자유에 대해 예민하다. 정치적 자유를 부르짖지만 내 아이의 자유는 통제한다. 통금을 선사하며 시간과 물리적 자유를 제한하는데 거리낌이 없다. 외박은 선택지 밖이다. 문제는 이 비민주적이고 억압적인 통제에 가스라이팅 당한 개인이 맞서기 어렵다는 점이다
K-부모에게 느껴지는 감정은 대표로 연민과 애증이 있는데 수갑 왼쪽 오른쪽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그 둘의 영향은 자식을 옴짝달싹 못하게 하는데 (특히 여자에게) 그 수갑을 풀고 자유를 선사할 열쇠는 결혼 밖에 없다는 흔하디 흔한 인식이 대표 방정식이 되버린 까닭에 다른 선택지가 묘연하다.
K-부모는 보통 형제자매가 많은데 대부분 아픈손가락 한 두개는 가지고 있다. 이 콤플렉스는 ‘정상가족’ 지향이라는 명목 아래 쉬쉬되어지고 감춰지는데 본인의 문제가 몇십년간 곪아터져도 시간이 해결해주기를 기대하거나 그냥 외면한다. 문제는 자식에게 이 트라마가 전가될 때가 잦다는 점이다.
K-부모의 형제자매에 관한 트라마가 자식에게 전가될 때 과도하게 정상가족에 대한 집착이 되고 자식들이 이를 벗어나는 행동을 하게 될 때 (예를 들어 형제간의 다툼) 본인의 불안함은 폭팔한다. 자식들에게 마음을 서로 들여다보는 법을 가르치는 대신 무조건 싸우지 말라는 명령을 내린다.
K-부모는 자식의 몸도 소유하려고 한다. 특정 몸무개가 넘어가면 건강 상태 유무에 상관없이 사회가 정한 틀로 재단하고 그 선을 벗어나면 본인들이 부끄러워한다. 자식을 좋게 말하면 잘 가꾼 난초, 아니면 트로피 취급을 하기 때문에 다이어트를 요구하며 굶으라는 무시무시한 요구도 쉽게 뱉어낸다
K-부모는 두가지의 언어를 가지고 있는데 보통 집 안에서 사용하는 언어가 밖보다 훨씬 폭력적이고 raw하다. 또한 언어의 직접적 공격과 수동적 공격 사이를 자유롭게 왔다갔다 하는데 외부에서 모습과는 꽤 거리감이 있기 때문에 자식들은 이 괴리감을 타인에게 설명할 때 애를 먹는다.
K-부모의 밖과 집 안 모습의 괴리감은 자식에게 혼란스러움을 준다. 본인이 아는 부모의 얼굴이 어떤 모습인지 헷갈려 하며 셀프-가스라이팅을 하는 지점까지 도달하고 괴로워한다. 전문의의 도움을 받고 싶어도 아마 부모가 외부인 앞에서 보여줄 나긋나긋한 모습을 상상하며 쉽게 체념한다.
K-부모는 해결사이다. 모든지 ‘해결’을 하려는 속성을 가지고 있어서 우울증도 고쳐야 할 병으로 취급하고 취약해진 사람들에게 손을 잡는 대신, 조언을 하고 그 조언을 따르지 못하면 의지박약 취급을 한다. 하지만 본인의 취약성에 대해서 들여다본 적은 거의 없다. 그렇게 늙어간다.
K-부모는 행복을 미루는 습성을 가지고 있다. 자식이 “고등학교를 마치면, 대학교를 마치면, 취업을 하면, 결혼을 하면” 그 시점부터 본인의 삶이 시작될 것이라는 나이브한 희망을 가지고 사는데 그 각각의 종점마다 본인이 기대했던 마법같은 삶의 변화는 찾아오지 않는다. 그들은 계속 기다린다.
K-부모가 본인의 행복을 미루면 결국 그 책임은 자식에게 전가된다. 흐른 세월을 등 뒤에 두고 취미 활동 하나 없이 유튜브를 켰다 껐다 하는 부모 앞에서 자식은 뭐가 어디서부터 잘못되었는지 복기한다. 결국 책임은 부모의 세월과 희생으로 만들어진 본인이라는 생각에 자식은 죄책감을 느끼고만다.
K-부모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소위 ‘패션 진보’가 많다. 테레비에 나오는 금쪽이의 사연에 고개를 끄덕이고 차별금지와 공정함을 부르짖어도 내 자식의 파트너를 만나면 바로 호구조사가 튀어나온다. 타투나 동거? 내 자식만 아니면 된다. 이 이중성에 자식은 헷갈리고 또 좌절한다.
- written by 온전한 자유를 원하는 K-장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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