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에 가기 싫어지는 이유 - 첫째
교장이라는 완장을 찬 사람들은 자신들의 모습을 가감없이 보여주는 행동에 서슴치 않았다. 일반 교사가 눈에 보이겠는가? 내가 어떻게 하면서까지 이자리에 올라 왔는데! 하는 심리기제가 작동했을 터. 내가 겪은 바로는 교장이란 자신들이 가진 학교 권력을 정확하고 효율적으로 자기이익에 맞게 사용하는 사람들이라고 정의하고 싶다.
첫번째 교장, 변두리 학교에서 모든 학교 교사를 괴롭히던 장본인이었다. 승진을 앞둔 교무부장이 치를 떨 정도로 업무외의 생활 압박이 심해서 학교 등교 때 얼굴빛이 어두워져 다니는 모습이 안스러울 정도였다. 자신의 신체적 컴플렉스로 생긴 감정들을 학교 교사들에게 몰빵으로 투사한 것 아닌가? 생각할 정도로 모든 교사를 공평하게 갈궜다. 멀리서 교장이 타고 다녔던 경차의 바퀴색만 보아도 갑자기 학교 모임 분위기가 싸늘해진게 한 두 번이 아니었다. 집에서 동떨어져 관사에 생활하던 신규 교사들이 출근해서는 학교에서 그리고 퇴근 후까지 관사에서도 지속적으로 감시를 받는 기분을 느끼고 학교 생활이 힘들어도 '2년만 버티면 탈출이다' 라는 생각만 부여잡고 모두들 그렇게 도시로 가는 정거장 같은 시골학교를 떠났다. 그 고립무원의 공간 안에서 버틸 수 있게 한 건 동료교사들과의 끈끈한 관계이지 관리자는 아니었다. 신규교사인 내게 교육적 활용가치가 낮은 전자 기상판과 야외 설치 암석 덩어리들을 구입하라고 강요했을 때, 나는 반대했지만 며칠 지나고보니 현관 후문에 설치가 되어 있었다. 그 전자기상판 사용한 지 몇 달 후부터는 작동이 안되었다. 학생들 관심이 없었는지 알아서 수면모드로 자리만 차지했었다. 기상 자료를 업체가 자주 업데이트 하지 않으면 아무런 쓸모도 없는 장치들. 그렇게 구입한 교육 기자재들이 어디 한 둘이랴.
두번째 교장, 학교 교사는 공문도 잘 써야 한다는 입장을 가진 그는 두번째 같은 학교 교장이었다. 교사가 공문 잘 쓰러 학교에 오냐고 나는 반문했다. 결재시스템이 없던 시절에 결재권자 찾아다니녀 왔다갔다 하는 게 정말 싫었다. 띄어쓰기, 들여쓰기. 끝. 공문번호가 뭐 그리 대단하길래 점심도 못 먹고 공문작성하는 나 스스로가 한심하고 회의감이 깊이 들었다. 학생이 있는 교실은 안중에도 없이 공문결재 과정에 매몰되는 하루일과과 쓸데없는 에너지를 낭비하게 하는 것들 중의 하나였다. 지금은 전자결재 시스템이 있어 그나마 다행이지만 그래도 공문에 목매어 일일이 친절하게 고쳐서 가르쳐 주는 사람들이 많다. 그 친절한 금자씨 같은 사람들 없었으면 한다. 공문(公文)이 공문(空門)되지 않으려면 사소한 것에 매몰되지 않고 내용을 봐야 한다. 아무리 형식이 내용을 좌지우지한다 해도. 하루 일과에 필요한 교사의 적정 에너지 배터리는 한계가 있다. 쉬지 않고 백만스물하나, 스물둘, 팔굽혀펴기하는 건전지가 아니다. 너나 잘하세요.~~
세번째 교장, 모난 돌이 정 맞는다고 내 앞에서 바로 이야기하는 교장, 전혀 혁신학교에 어울리지 않는 퇴임 학교 교장은 정말로 가까이 하기 싫었다. 새로운 전근을 가서 아무도 맡지 않으려고 공석으로 비어놓은 혁신부장 자리에 눈치를 챘어야 했다. 교장이 던지는 말한마디에 메아리도 없는 침묵과 억지 웃음만 있던 회의실에 가고 싶지 않았다. 친목 동아리에 참석해서 함께 얼굴보며 운동하는 것도 꺼려졌다. 교사의 의견 제시가 자기 권위에 대한 도전으로 받아들이는 경직된 문화가 숨이 막힌다. 내가 기억나는 것이라곤 학교가 4년 내내 공사장 망치소리가 끊이질 않았다는 것이다. 보이는 것이 전부라는 콩크리트 건설 신화인 같은 마인드를 가진 사람과는 대화는 무의미하다고 생각이 되었다. 교장실 문은 아무것도 보이지 않게 했으면서, 교실문은 쪽창으로 보이게 해놓고 종이로 가리지 말라고 하는게 말이야 ? 방구야! 교사를 믿지 못하는 불신감은 아직도 현재형이다.
네번째 교장, 혁신학교에 공모 교장으로 온 그는 학교에 자기 말을 들어줄 사람이 많지 않을 걸 알고 교감시절 본인과 함께 근무했던 사람들을 알음알름 전보 내신 기간동안 모집(?)해서 데려온 사람이다. 학교 민원의 원성에 민감하여 정규교사, 전담교사가 억울한 민원에 힘겨워해도 절대 중립을 지키는 데 힘쓰는, 불필요 없무를 없애는 것이 아니라, 있는 없무에 더하기를 하고, 교사를 독려해 학교 홍보 사력을 다하는 모습에 기가찼다. 학교 졸업식 순서에 여당 국회의원 소개를 굳이 넣으려고 하는 행태가 볼썽사나웠다. 그런 사람이 굳이 혁신학교를 선택한 건 관리자로 더 많이 재임을 하겠다는 교장공모제 꼼수를 쓴 사람으로 밖에 보이지않는다.
혁신이라는 이름은 교육청으로 들어가는 순간 그냥 보통명사로 변질되어 정처없이 떠돌아 다니다가 이제는 '미래'로 '자율'로 이름만 고쳐져서 동네방네 학교마다 울려 퍼지고 있다. 그저 자기 자리만 보전되면 되는 교육청 출신 관리자들이 현장에세 학생들과 교사들에게 이제는 '자율'과'미래'를 외치고 있다. 보통 장학사가 되어서 슬로건 두 번 바뀔 동안 같이 손에 손잡고, 우리가 남이가 ! 소리 높여 외치다 보면 관리자 되더라. 영혼없는 공무원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