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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쓰는 오따따 Oct 08. 2020

기분 구린 날의 루틴


 기분이 구려. 재입대를 한다거나, 1등짜리 로또를 잃어버리지도 않았는데, 여자친구에게 차였거나, 아니 여자친구는 없는데 말이 그렇다는 거잖아. 그러니까  무슨 특별한 일이 있는  아닌데 그냥  그래. 그렇다구.

 기분이 좋지 않다는 나의 상태를 인지하는 순간이 있어. 이런 순간엔 무얼 하느냐면 말야, 곧장 찬물로 샤워를 . 그리고 옷장에 넣어둔, 맛있는 식당이나 인테리어가 예쁜 카페를  때나 꺼내는 옷들을 꺼내 입지. 그리고 비싼 향수를 뿌려대고 황급히 집을 나서버려. 집을 나서는 순간부터 기분이  나아지더라고. 그렇게 꾸미고 어딜 가고 누굴 만나느냐고?  이상하게 이런 순간에는 친구들을 찾지 않더라고. 목적지도 딱히 없어. 매일 가는 카페를 가거나, 그냥 걷지. 원래 연락이 쌓여있는  싫어서 바로바로 답장하는 편인데 말야. 연락도  쌓아버려. 혼자 걷다가 걷다가 카페에 들어가서 앉아있으면 기분이 구렸다는  잊어버려. 햇살이라도 환하게 들어오노라면  얼굴엔 은근한 미소도 지어진다니까.  시간  만에도 기분이 구리다고 했으면서.  바람이 살랑살랑 불면 말야 나한테서 좋은 향기가 코로  들어와. 그래서 기분이 좋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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