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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스토리플레이어 Feb 16. 2023

웹툰, 한 편만 보려다 정주행하는 이유

우리 시대의 이야기 3편 : 웹툰


오늘의 스토리 플레이리스트

1. [TEXT] 점점 더 ‘읽기 쉬운’ 웹툰
2. [VISUAL] 끝나지 않는 웹툰의 장면
3. [VISUAL] 웹툰의 트레일러가 영상화되는 요즘
4. [SOUND] 웹툰 위에 소리가 입혀지면
5. [정리] 웹툰은 오늘도 풍부해지는 중, 그럼 Next Level은?
+) 숨은 호박쟁구리를 찾아 질문의 자취를 따라가보세요 (위잉과 개굴로 표시되어 있답니다!)



웹툰 (Webtoon), 인터넷 웹 (web)과 만화를 뜻하는 카툰 (cartoon)의 합성어로 2000년대 초반부터 등장했죠. 웹툰의 각 구성 요소의 발전이 돋보입니다. 텍스트는 점차 더 읽기 쉬워졌고, 웹툰의 그림도 좀 더 다채로워졌습니다. 거기에 사운드까지 들어가면서 웹툰도 종합 예술이 되어가고 있습니다. 이번 회차에서 이 웹툰의 진화에 대해 다뤄보고자 합니다.

이제 웹툰도 눈과 귀가 즐겁다! (출처: 호박잰구리)



[TEXT] 점점 더 ‘읽기 쉬운’ 웹툰

10년 전과 달리 웹툰은 점점 더 읽기 쉬워지고 있습니다. 폰트가 더 정형화되고 크기가 커지면서 가독성이 눈에 띄게 나아졌습니다. 초등학교 시절 잘만 읽던 웹툰들도 다시 보려고 하면 어려운 게 바로 이 큰 폰트 크기에 익숙해졌기 때문이죠. 인쇄 매수가 정해진 출판 만화와 달리 웹툰은 보다 자유롭게 폰트 크기를 키우는 등 모바일에서 소비하기 쉽도록 변화하였습니다.



[VISUAL] 끝나지 않는 웹툰의 장면

영화에서 원테이크란 '영화의 시작부터 끝까지 중간에 끊기지 않고 한 번의 컷으로만 촬영하는 기법'을 말합니다 (개굴). 영화의 ‘원테이크’ 기법과 유사하게 만화에서도 이제 ‘롱테이크’가 가능해졌습니다! 출판 만화의 경우 페이지가 구분되어 있기 때문에 펼쳤을 때 두 페이지가 작가가 연결할 수 있는 최대 범위였습니다. 아래 그림처럼 페이지를 펼쳐 가로로 길게 보이는 방식이 최선이었던 거죠.

기존 만화에서 그림을 페이지 내 구성하는 방식 (출처: 호박잰구리)


하지만 웹툰에서는 진정한 로-옹 테이크가 가능해졌죠! 독자가 스크롤을 내리며 장면을 감상하기에 작가는 끊기지 않고 씬을 구성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세로형 스크롤 방식은 보통 세 가지 경우 적용됩니다. (1) 하늘부터 땅까지 세로로 긴 장면을 보여주는 경우, (2) 가로의 긴 장면을 90도로 돌려서 보여주는 경우, (3) 서로 다른 시점으로 그려진 이미지를 쭉 이어 하나로 연결된 듯한 느낌을 주는 경우가 있죠. 이렇게 시각적으로 끊기지 않는 구성은 이야기의 호흡이 이어지기 때문에 긴장감을 조성하는 프롤로그와 마지막 여운을 남기는 에필로그에 주로 활용되는 것 같습니다:). 물론 그 외에도 넓은 전경을 보여주기 위해서도 롱테이크가 활용되곤 하죠. 홍난지, 이종범 (2020)에 따르면 칸이 차지하는 공간이 클수록 독자의 시선이 머무는 시간도 길어진다고 합니다. 이런 롱테이크 장면에 효과음이 더해지면 극의 역동성이 강조된다고 하죠. 아래 롱테이크에 BGM을 더해 역동성을 높인 웹툰의 예시를 가져왔습니다.


바로 [로어 올림푸스]의 “살고 싶으면 도망쳐” 입니다.

로어 올림푸스 171화  resketch (출처: 호박잰구리)


먼저 왼쪽을 보시죠.



시작은 달리고 있는 여성 (다프네)의 모습을 독자가 하늘에서 바라보고 있는 느낌 (하이 앵글 - 피사체를 위에서 아래로 보는 방식) 입니다.



독자의 시선을 머리 위에 둔 채 다프네는 달리기 시작하죠.



스크롤을 내리며 독자는 뛰는 다프네의 모습을 연속적인 이미지로 확인할 수 있고,



끊김없이 이어지는 배경에 급박한 분위기의 흐름이 이어지죠.



거기에 텍스트는 말풍선에 담기지 않은 채 배경 위에 적혀져 독자가 이야기의 흐름을 따라가는 걸 방해하지 않죠.



오히려 “자매들아 사랑해” / “타나토스 정말 미안해” 로 라임(rhyme)을 맞춘 대사에서도 흐름이 이어지죠.





로어 올림푸스 171화  resketch (출처: 호박잰구리)



자, 이번엔 오른쪽을 보시죠.



하이라이트는 마지막 장면입니다.



아폴로로부터 벗어나는 급박한 상황에서 클라이맥스로 향할 때까지 웹툰의 이미지는 하나로 연결되어 있습니다.



이런 구성으로 독자들은 스토리와 감정선에 몰입하게 되죠.



스크롤의 끝에 다다르면 독자의 시선은 자연스레 멈춰진 다프네의 손끝을 따라갑니다. 그리고 그 끝엔 다프네의 마지막 대사 속 ‘타나토스’가 있죠.



이런 웹툰을 보면 단순한 만화가 아닌 ‘예술이다’라고 감탄하게 되죠.



관심 있으신 분들은 앞서 소개한 웹툰의 후반부에 있는 “그게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이야”부터 읽어보시면 됩니다.








이런 웹툰의 구성 방식이 줄 수 있는 감동에 대한 영상을 함께 소개하고 싶습니다. 바로 [차이나는 클라스]에서 소개하는 스크롤 연출법인데요. 긴 호흡으로 연출된 명장면 예시들을 10분 50초부터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차이나는 K-클라스] 웹툰편



[VISUAL] 웹툰의 트레일러가 영상화되는 요즘

웹툰의 시각화라고 하면 요즘 [신과 함께]나 [스위트홈]처럼 영화나 드라마가 되는 경우나 [신의 탑]이나 [여신강림]처럼 애니메이션이 나오는 경우가 떠오르실 겁니다. 다만 이는 웹툰의 일부라기 보다는 웹툰의 확장 혹은 OSMU (One Source Multi Use)에 해당하기에 본 글에서 다루지는 않습니다. (조만간 글로 가져올테니 기다려주세요!)


제가 이 파트에서 이야기하고 싶은 부분은 웹툰의 영상 ‘트레일러’입니다. 처음 영상을 보고, 그 다음 회차가 웹툰으로 이어지는 구조로 영상이 웹툰의 ‘일부’로 들어온 것이죠. 특히 인기 웹툰에서 트레일러 영상을 볼 수 있었는데요. 초반과 달리 영상의 퀄리티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움직임도 다채로워지고 성우가 활용되는 경우도 많아지고 있죠.


네이버 웹툰의 경우 영상 트레일러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진 않습니다. 다만 잘 만든 영상 트레일러가 인기를 끈 적이 있죠. 바로 네이버 웹툰 [전자오락수호대]의 트레일러인데요. 웹툰 작가이신 가스파드님이 직접 제작한 것으로 보입니다. 여타 웹툰 트레일러와 같은 광고가 아니라 영상 자체가 하나의 작품으로 웹툰의 세계관으로 인도하고 있죠. 특히 픽셀 게임의 톤과 중독성 있는 게임 BGM이 인상적인 영상입니다.


이렇게 직접 작가가 웹툰에 영상을 넣는 시도에 대해 댓글에서 호평이 이어지는 걸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이런 도전적인 시도들이 웹툰 작가님들 대한 존경으로 이어지면서 웹툰 산업을 키울 수 있었던 동력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네이버 TV [전자오락수호대] 트레일러 베스트 댓글 모음 (출처: 네이버 TV)


위 가스파드의 [전자오락수호대]와 같은 영상 트레일러도 있지만 가장 흔하게 볼 수 있는 것은 웹툰 PV입니다.  카카오가 라이브 2D의 영상 트레일러를 가장 많이 밀고 있죠. 로맨스 판타지 등 주요 인기 작품을 중심으로 광고 형태의 영상 트레일러가 만들어집니다. 흥미로운 점이 있다면 카카오 웹툰에서는 트레일러 영상을 별도의 회차로 등록되지 않는 것과 달리 카카오페이지에서는 1화로 영상이 등록되어 있는 경우도 찾아 볼 수 있습니다.



[SOUND] 웹툰 위에 소리가 입혀지면

마지막으로 웹툰의 새로운 구성인 ‘사운드’입니다. 출판 만화에서 사운드는 활용될 수 없었습니다. (본인이 이어폰 꽂고 만화를 읽지 않는다면 말이죠) 그러나 웹툰은 모바일 디바이스로 소비되고 웹툰 플랫폼에 연재되면서 여러 형태의 사운드가 입혀지게 되었습니다. 크게 웹툰 BGM과 웹툰 OST가 있습니다. 웹툰 OST의 경우 웹툰의 확장으로 볼 수 있기 때문에 본 글에서는 BGM에 집중하려고 합니다.


웹툰 BGM 켜놓고 읽으시는 분 계신가요? BGM의 경우 제공되어도 스낵 콘텐츠 특성 상 소리를 듣기 쉽지 않은 환경이면 끄고 보는 경우가 대다수죠. 또한 BGM이 제공되는 웹툰은 아직 많지 않습니다. 웹툰을 보더라도 꺼져 있는 상태로 넘어가는 경우도 많고, 스스로는 좋았다고 느꼈던 BGM이 다른 분들에게는 그렇게 느껴지지 않는 경우도 있습니다. 다만 [디펜스 게임의 폭군이 되었다] 21화에 나온 BGM이 본 글의 예시로 적합하여 가져오게 되었습니다.


[디펜스 게임의 폭군이 되었습니다] 21화의 경우 베스트 댓글에서 BGM에 대한 호평이 이어집니다. 베스트 댓글 중 3개가 BGM에 대한 이야기죠. 저 또한 위 웹툰을 읽을 때 BGM에 감탄했습니다 (위잉). 웹툰의 트레일러나 OST가 웹툰의 몰입도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친다는 사실은 연구를 통해서도 밝혀졌다고 해요 (유범가 · 최은영, 2022).

네이버 웹툰 [디펜스 게임의 폭군이 되었다] BGM이 짱인 이유. txt_1 (출처: 네이버웹툰)


특히 이 웹툰에서 BGM이 탁월하다고 느낀 이유는 크게 2가지 입니다. 먼저, 웹툰의 이미지 전환과 BGM의 분위기 전환이 잘 맞습니다. 평균적인 스크롤 속도에 맞춰 웹툰을 보면 웹툰에서 나오는 이미지와 BGM이 거의 정확하게 맞아 떨어집니다. 어두워지는 분위기에 맞춰 BGM의 분위기도 전환됩니다. 이미지와 BGM의 싱크가 맞아 독자가 웹툰에서 느끼는 몰입도가 상당히 올라가죠.

네이버 웹툰 [디펜스 게임의 폭군이 되었다] BGM이 짱인 이유. txt_2 (출처: 네이버웹툰)


두 번째는 웹툰 전반의 분위기입니다. 본 웹툰은 주인공이 서양 전통 디펜스 게임에 들어가 몬스터와 맞서 싸우는 내용입니다. 즉, 등장인물이 있는 공간 자체가 전통 디펜스 게임 안이라는 것이죠 (위잉). BGM을 들으며 독자는 각자 본인이 즐겨하던 게임 (위쳐, 젤다의 전설, 파랜드틴택스, INN, 마비노기, 페어리테일 등)을 떠올리며 향수에 젖습니다 (개굴). 본인이 직접 게임하던 그 시절이 떠올리면서 게임 안에 들어가버린 등장인물에 더 몰입했던 것 아닐까요?

네이버 웹툰 [디펜스 게임의 폭군이 되었다] BGM이 짱인 이유. txt_3 (출처: 네이버웹툰)


제가 개인적으로 뽑은 웹툰 스토리랑 BGM이 잘 어울리게 배치된 에피소드를 아래에 공유합니다. 흥미롭게도 [로어 올림푸스]의 국문판에는 사운드가 안 들어가 있네요. 라인 웹툰 (네이버 웹툰 북미판)의 로어 올림푸스 회차에서 BGM과 함께 감상이 가능합니다.

창백한 말 - 에필로그: 친애하는 어머니께 | 카카오웹툰  
Lore Olympus - (S2) Episode 171



[정리] 웹툰은 오늘도 풍부해지는 중, 그럼 Next Level은?

글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웹툰의 텍스트는 가독성이 좋아지고, 비주얼은 웹툰의 특성을 살려 더욱 나아지고 있는 요즘입니다. 거기에 기존에 없던 사운드까지 추가되어 웹툰을 더 풍부하게 만들어주고 있는데요. 텍스트, 비주얼, 사운드가 골고루 발전하면서 웹툰에 대한 독자의 몰입감도 점점 커지고 있습니다. 끊임없이 진화하고 있는 웹툰, 과연 그 NEXT LEVEL은 무엇일까요?

웹툰 Text, Visual, Sound 요약 (출처: 호박잰구리)



오늘 저희가 궁금했던 건요,

(위잉) 웹툰 볼 때 댓글도 꼭 챙겨보는 편입니다! 댓글을 보고 '나만 좋다고 느낀 게 아니구나!' 싶은 그 마음, 웹툰을 읽으시는 분들이라면 다들 아시죠?? [디펜스 게임의 폭군이 되었습니다]의 BGM을 듣자마다 저는 어렸을 적 자주 하던 마비노기가 떠오르더라구요! 마비노기 OST 함 듣고 오시죠!

(개굴) 웹툰을 보다 보면 '콘티가 따로 필요 없겠군' 이란 생각이 들어요! 로어올림푸스의 저 장면이 영상으로 구현되면 또 얼마나 멋질까요? 여러분도 '이건 영상화 해야 해!'하는 웹툰 속 장면 있으신가요? 아, 그리고 전설이 돌아옵니다.. [젤다의 전설 티어스 오브 더 킹덤].. 5월 12일 캘박하고 기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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