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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스토리플레이어 Feb 23. 2023

인소세대여, 웹소설의 시대가 왔다.txt

우리 시대의 이야기 4편 : 웹소설


오늘의 스토리 플레이리스트

1. 웹소설의 시작은 인소 아닐까?
    - 인터넷 얼짱으로 표현된 인소
    - 이모티콘으로 표정과 몸짓을 담다  ^_^)/*
2. 이제는 웹소설이 대세
    - 웹소설, 모든 걸 다 담고 있는 표지의 마법
    - 이제 더 이상 메모장이 아니라 그림까지 담는 웹소설
3. 겉촉속바 : 촉촉한 표지에 쌓인 바삭한 고전의 지혜
4. [정리] 인소 - 웹소설 - 그 다음은 있을까?
+) 숨은 호박쟁구리를 찾아 질문의 자취를 따라가보세요 (위잉과 개굴로 표시되어 있답니다!) 



웹툰과 더불어 웹소설의 인기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조아라와 문피아 등 웹소설 플랫폼부터 네이버 시리즈, 카카오 페이지에서도 웹소설의 인기는 점차 커지고 있죠. 웹소설도 ‘텍스트 중심’의 미디어죠. 하지만 점차 ‘시각적인 요소’가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습니다.

이제 웹소설도 이쁜 게 중요하다! (출처: 호박잰구리)



웹소설의 시작은 인소 아닐까?

웹소설의 시각화는 인터넷 소설 (인소)에서 찾아볼 수 있습니다. 2000년대 초, 인소는 주로 텍스트 파일 (소위 텍본)로 전자사전, 노트북, 핸드폰 등 디바이스에서 읽을 수 있었습니다. 80년대를 풍미했던 <영웅본색>과 같이 귀여니의 <내 남자친구에게>, <도레미파솔라시도>는 90년대 여성들의 10대를 추억할 수 있는 작품 아닐까 싶습니다. (80년대 대학생들이 영웅본색을 보고 이쑤시개를 씹었다면 2000년대 초 10대들은 침대 속에서 텍본을 읽은 추억이 있겠죠)


인소에서는 크게 두 시각화를 찾아볼 수 있습니다. 바로 인터넷 얼짱 이미지와 이모티콘이죠.

인소의 두 가지 시각화 방식: 가캐와 이모티콘! (출처: 호박잰구리)



인터넷 얼짱으로 표현된 인소

요즘 유튜브에 드라마 가상 캐스팅이 많습니다. 본인이 상상하는 배우와 캐릭터를 연결짓는 시도죠. 이런 가상캐스팅의 원조는 인소입니다.


인소에서 ‘가캐’는 가상캐스팅보다는 ‘가상 캐릭터’라는 의미로 사용되었습니다. 각 블로그에서 특정 인소를 소개할 때 남자 주인공와 여자 주인공을 당시 싸이월드와 얼짱시대를 중심으로 컸던 소위 ‘인터넷 얼짱’들의 이미지를 사용하여 소개했습니다. 당시 유행했던 인터넷 얼짱들 (유명한 인터넷 얼짱들로는 한아름송이, 도희지님 등이 계시죠) 이미지를 기반으로 인소 등장인물을 상상했던 것입니다. 인소에는 표지가 없으니 가캐는 인소의 표지 역할을 했습니다.



이모티콘으로 표정과 몸짓을 담다  ^_^)/*

또 다른 시각화는 인소의 파격적인 이모티콘 사용에 있습니다. 먼저 10대 여성들을 타겟으로, 둘째, 주로 핸드폰 혹은 컴퓨터의 메모장에서 읽혔기 때문에 이모티콘의 활용이 두드러집니다. 물론 인소는 클리셰로 가득한 구성과 낮은 문장력으로 많은 비판을 받았습니다. 특히 필력이 부족해 이모티콘에 의존했다는 시선도 있으나 당시 10대 여학생들 중심으로 그 인기를 고려했을 때 이러한 시각화는 그들에게 편했고, 트렌디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모티콘은 감정 (emotion)과 아이콘 (icon)를 결합한 것을 말합니다. 인소는 이모티콘을 활용하여 글의 흐름 속에서 표정을 삽입하였고, 이는 당시 10대들에게 유효한 전략이었던거죠.


물론 문장부호 기반의 이모티콘의 역사는 상당히 오래되었습니다. 아스키 아트 (ASCII art)는 초기 컴퓨터의 아스키 인코딩 시스템으로 정의되는 95개의 출력 가능한 문자로 구성된 이미지를 말합니다. 이제 :-)를 비롯한 표정 이모티콘과 ^_^와 같은 가오모지 (일본어 가오와 모지의 합성어로 얼굴 문자라는 의미)는 디지털 사회에서 언어이자 몸짓의 역할을 수행하게 되었습니다. 그런 문화가 소설이라는 형태에 녹아들게 되면서 단순히 소통을 넘어 소설 속 표정과 몸짓을 표현하게 된 것이죠. 어쩌면 저희는 소설 속 인물들과 시각적으로 소통하고 싶었던 것일 수도 있죠.


<인터넷 때문에>에서 그레천 매컬러는 “이모지가 성공한 이유는 언어이기 때문이 아니라 언어가 아니기 때문이다 … 단어와 경쟁하려 들기보다, 완전히 다른 층위의 의미를 나타내는 완전히 새로운 체계를 더했다”고 말합니다. 이모티콘을 ‘감정적 팔레트의 확장’이라고 볼 때 소설 내 이모티콘의 활용은 텍스트 내 시각적인 요소를 더하려는 시도로 볼 수 있습니다.



이제는 웹소설이 대세

그러나 요즘 유행하고 있는 웹소설은 인소라고 부르기 어렵습니다. 인소는 네이버 카페와 블로그를 중심으로 텍스트 파일이 불법적으로 공유되었다면 웹소설은 플랫폼을 중심으로 글이 연재되고 소비자가 유입되면서 성장하게 되었습니다. 인소의 시대가 가고 웹소설의 시대가 온 것이죠. 웹소설도 ‘소설’이지만 분명한 시각화가 있습니다. 바로 표지랑 삽화입니다.

웹소설의 두 가지 시각화 방식: 표지와 삽화! (출처: 호박잰구리)



웹소설, 모든 걸 다 담고 있는 표지의 마법

웹소설은 인소와 달리 이모티콘의 비중이 적습니다.  반면 표지 일러스트와 삽화의 활용을 통해 시각적인 요소가 더해지고 있습니다. 표이야기의 폭을 넓고 깊게 확장시켜주는 표지’의 힘은 기존 출판 업계에서도 매우 중요하죠. 다만 웹소설 표지는 소설의 전반적인 분위기, 등장인물, 등장인물 간의 관계가 전부 담긴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즉, 표지만 봐도 어떤 내용인지 감을 잡을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볼까요? 표지 속 복장을 통해서 무협, 로맨스 판타지, 게임 판타지인지 일차적으로 장르 구분이 됩니다. 이후, 등장인물의 수를 통해 하렘물 (한 명의 주인공을 중심으로 다수의 남자/여자가 로맨스를 위해 경쟁, 공존하는 연애물 장르)인지 아닌지 파악할 수 있죠. 그 다음 등장인물의 시선과 움직임을 통해 그 관계에 대해서도 일부 알아낼 수 있습니다. 즉, 제목 없이도 표지만으로 소설의 장르, 관계도, 성향이 파악이 된다는 것이죠.

왜 유중혁은 하얀색 코트를 입고 있는가? (출처: 문피아)

즉, 웹소설에서 표지는 이야기의 등장인물, 관계, 심지어 스토리까지 함축적으로 전달하여 독자들이 초기에 소설을 ‘클릭’하게 만드는 주요한 수단으로 활용됩니다. 여러 웹소설이 범람하는 요즘, 제목과 표지로 읽을지 말지를 결정하기 때문에 표지의 중요성은 더욱 강조되는 것이죠. 거기에 표지가 댓글 토론 주제로 떠오르기도 하죠. 


그 중 한 예시가 싱숑의 <전지적 독자 시점>입니다. 표지가 소위 ‘떡밥’으로 활용되는 경우로 등장인물의 바뀐 코트 색상으로 인해 갑론을박이 치열했습니다. 이러한 일련의 상황은 웹소설에서 시각적인 부분을 담당하는 표지가 제작자 입장에서나 소비자 입장에서나 얼마나 중요해지고 있는지를 나타냅니다.







이제 더 이상 메모장이 아니라 그림까지 담는 웹소설

삽화 또한 흥미로운 요소입니다. 텍본으로 공유되던 시절, 메모장에서 이미지 삽입이 불가능합니다. 그러나 플랫폼으로 넘어와 웹소설이 연재되면서 텍스트 중간에 삽화를 넣는 것이 가능해지게 되었죠.


인류 역사에서 ‘삽화’는 오랫동안 함께 했죠. 다만 금속 활자의 특성 상 글자가 그림에 비해 만들어내기가 훨씬 쉬웠으며 초기 컴퓨터는 글자와 글씨체 종류가 인쇄기보다 적었습니다.  인쇄 매체와 디지털 매체의 한계로 그림은 이야기의 중심이 되지 않았던 것이죠. 플랫폼과 디바이스의 발전으로 웹소설에서도 삽화를 넣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조아라와 문피아는 소설 내 삽화를 활용하고 있지 않으나 네이버 시리즈와 카카오페이지에서는 삽화를 볼 수 있습니다. 다만 각 회 차에 삽입되는 삽화의 경우 로맨스와 로맨스 판타지 장르에서 주로 보이는데 이는 해당 장르를 주로 소비하는 세대의 니즈를 반영한 것이라 보입니다. (위잉)


웹소설 속 삽화의 특징은 무엇일까 고민해보았습니다. 웹소설의 삽화는 해당 회차의 주요 상황이 그려지며 등장인물의 비주얼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시각적으로 아름다운 주인공들이 나오는 소설에서 삽화 속 주인공의 ‘아름다움’은 매우 중요한 것이죠. 인기 웹소설이고 웹툰으로도 연재되었던 <재혼황후>의 웹소설에서도 삽화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겉촉속바 : 촉촉한 표지에 쌓인 바삭한 고전의 지혜

(출처: 위즈덤하우스)


이러한 현상은 역으로 웹소설에서 고전소설로 나아갑니다. 위즈덤하우스가 실험적으로 진행한 비주얼 고전은 기존 고전문학이 가진 문법을 시각적으로 깨뜨린 사례로 볼 수 있습니다. 이 기획에 대해 커뮤니티에서 뜨거운 논쟁 (좋다 나쁘다)이 이어지는데 좋다 나쁘다를 가르기 이전에 참신한 기획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저만 해도 교보문고에 진열된 데미안을 보고 “이거 <창백한 말> 추혜연 작가님 그림체인데?”하면서 저 책을 잡았으니깐요.


왜 이런 책을 내놓았을까 알아보니 위즈덤하우스 출판사가 소설뿐만 아니라 단행본을 출판하고, 웹툰과 웹소설을 서비스하는 출판사였습니다. 이런 독특한 배경이 이런 독특한 책으로 이어진 것이었군요. (개굴)






[정리] 인소 - 웹소설 - 그 다음은 있을까?

최근 뜬 것 같지만 웹소설은 인소 등 여러 형태로 우리 곁에 함께 했습니다. 플랫폼과 함께 빠르게 성장하며 주요 콘텐츠 산업으로 자리 잡게 된 것이죠. 이용자는 좀 더 작품에 이입하고, 좀 더 작품의 캐릭터를 보고 싶어하는 욕구가 항상 있는 듯합니다. 이러한 욕구가 반영된 것이 바로 인소의 시각화, 웹소설의 시각화 아닐까요? 또 동시에 너무 많은 콘텐츠가 쏟아지게 되면서 즉각적으로 시선을 잡는 그림들이 더 중요해진 것 같고요.

웹소설 Text, Visual 요약 (출처: 호박잰구리)



오늘 저희가 궁금했던 건요,

(위잉) 이런 삽화는 흔히 남성향이라고 불리는 게임 소설, 무협 소설에서는 찾아보기 어려운 것 같습니다. 로맨스물을 보는 소비자는 삽화가 있는 것이 중요할까요?

(개굴) 고전을 읽는 소비자와 웹툰을 읽는 소비자는 다를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럼 과연 이 마케팅이 성공하였을까요? 이런 변화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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