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광(狂)이던 아이가
언제부터인가 소설책을 손에 잡지 않았다
주제, 구성, 문체
인물, 사건, 배경
해학과 풍자, 반어와 냉소
옴니버스 아니면 피카레스크
클릭 한 번이면 시점도 장르도 선택할 수 있지
희로애락을 품은 사진과 글
주례사 비평가와 날 선 전문가들은 제쳐두고
눈을 가늘게 뜨고 가만히 응시하면
조용히 걸린 액자 속에서
눈물 한 방울을 발견할 수도 있지
누구나 품고 있는 이야기 하나
누구나 위대한 스토리텔러
오늘도 피핑 톰(peeping tom)은
손바닥 위에 빛나는 창으로
타인의 생생한 하루를 훔쳐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