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학년 딸내미의 요청
딸아이는 학교에 혼자 다니는 것에 일찍 익숙해진 편이다. 초등 입학 후 한 달 만에 혼자 등하교를 하곤 했다.
아이에게 휴대전화를 사 주지 않았기 때문에 저학년 때는 하교할 때 데리러 가는 일이 제법 잦았던 것으로 기억한다. 이것도 곧 스스로 하게 되었고.
그랬던 아이가 중학년이 되면서는 엄마와 함께 등하교를 하는 또래들에 대한 부러움을 종종 내비치곤 했다. 정작 나는 수업이 늘어나면서 하교 시간에 아이를 데리러 갈 수 없는 처지가 되었다. 어쩌면 가능하지만 안 오는 엄마와 불가능해서 못 오는 엄마의 차이를 아이가 먼저 느낀 걸지도 모르겠다.(어느 쪽이 더 섭섭하게 느껴질지는 케바케일 수 있겠지만...)
아이 친구들 중에도 맞벌이 부모님들이 많고,
이젠 혼자 등하교하는 게 너무나 자연스러운 4학년인데,
어젯밤엔 아이가 침대에서 훌쩍이며 '엄마가 학교에 같이 가주었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여전히 조금 혼란스럽다.
이건 받아주어도 될 어리광인가,
다독이고 넘어가야 할 문제인가.
일단 오늘 아침에는 져 주었다.
하교는 몰라도 등교는 같이 해줄 수 있으니까.
이런 선택권이 있다는 것도 어쩌면 배부른 소리일 수 있겠고.
아이는 언제 자랄까.
혼자 못하던 것을 혼자 할 수 있을 때.
모르던 것을 알게 되었을 때.
어쩌면 퇴행 같기도 한 어리광이지만, 아침에 함께한 등굣길에 환하게 웃던 아이의 천진한 미소를 떠올리며
그래, 가끔은 솔직하게 어리광을 피우기도 하며ㅡ 엄마의 애정을 온전히 받기만도 하며ㅡ 그렇게도 자라나는 것이겠거니.
그렇게 생각하며 맘을 다독여본다.
설마, 만날 그러지는 않을 거지?